3월5일 토요일 한국일보사랑산악회회원 10여 명이 앞산 야간 산행에 나섰다. 이날 회원들은 공룡공원에 주차를 하고 간단하게 속을 채운 뒤 용두산(186m) 용두토성전 망대까지 올랐다.입구부터 암흑천지. 바람도 세찼다.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를 들으며 마른산을 걸 었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한반 한발 옮기다보니 소나무 사이로 수성못의 야경이 나타났다. 잠시 후 용머리처럼 이어진 용두토성에 닿았다. 용두토성은 대구에서 청도로 가는 신천변의 길목에 위치한 산성으로 청도방향에서 침입하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서 축 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
50년 이내 가장 극심한 가뭄이 기승을 부리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2022년 3월4일 오전 11시20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한 야산,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이었다. 산 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소방차가 부리나케 달려왔을 때 는 이미 온 산이 화마에 뒤덮인 뒤였다. 지켜보던 사람들 역시 속수무책, 이들이 본 이 현장은 그날 저녁 텔레비전 뉴스에 그대로 송출됐다. 오후부터 긴급하게 주민대피령 이 떨어졌고 팔순이 훨씬 넘은 노년층은 옷가지만 겨우 걸친 채 울진읍내의 대피소 세 곳으로 뿔뿔이 흩어졌다.큰
대구 동구 신천동 청구네거리부터 수성못이 코앞인 수성구 두산동 들안로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들안로. 넓은 주차장에 중화요리부터 한정식까지 온갖 음식점이 즐비한 이곳에는 건물 수만큼이나 ‘사장님’도 많다. 이 가운데 한 ‘사장님’이 최근 자신의 40년 외식사업의 스토리를 서비스마케팅 지침서로 엮어 내놨다. 바로 장영진(65) 삼수장어 대표다.장 대표의 외식사업 이력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성업 중인 형님의 가게에서 주방 심부름 부터 음식배달까지 온갖 일을 거들었다. 어깨너머로 틈틈이 주방 등 가게를 살펴본 뒤 장 대표는
손바닥만한 살치살이 철판 위에서 자글자글 소리를 내며 익어가다가 이윽고 한입 크기로 변신해 불꽃샤워를 거쳤다. 새송이버섯과 껍질콩(그린빈)도 함께 철판 위에서 ‘불쇼’의 주인공이 됐다. 14일 매대 13개가 펼쳐진 대 구 북구 칠성동1가 칠성야시장에서 김태근(47) 스테이크69 대표가 스테이크를 굽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사람 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디움과 미디움웰던 사이 적정온도는 섭씨 69도, 정성을 양껏 투여한 이름이었지만 오히 려 김 대표는 초기에 엉뚱한 오해도 많이 샀다.칠성시장역 4번 출구, 경사길 따라 내려가면신종 코로나바
“스무 살 꽃봉오리 눈물로 물들이고 산수유 꽃이 필 때 떠난 그님. 금 성산에 단풍져도 왜 아니오나, 애타는 이 마음을 어이하라고, 오늘도 눈물짓는 의성 아가씨.”‘이것은 시인가 노래인가?’ 답을 하자면 의성 지역가수 김윤정(57)씨 의 대표곡 ‘의성 아가씨’의 노랫말이다. 한국 가요계는 요즘 늘씬한 키 에, 잘생긴 외모, 멋진 패션 감각을 뽐내는 젊은 가수들이 주름잡고 있 다. 이들은 TV 화면은 물론이고 인터넷 음원 사이트까지 장악중이다. 그러나 최근 경북 의성에서만은 지역 가수 한 사람이 조용한 반란을 일 으키고 있다. 바로
‘질풍노도 시기의 반항아’를 품에 안아주고 음악의 길을 걷게 해준 김천 예술고 서 수용(61) 교장은 성악가 출신 트롯 가수 김호중을 ‘청출어람(靑出於藍)’케 한 스승 이다. 그는 방황하던 고교생 김호중의 심신을 품어주었고 소질도 팽개치고 자포자기 에 빠져있던 반항아를 다시 음악의 길로 이끌었다. 김호중이 독특한 음색과 영역을 과시하며 인기 트롯 가수로 활동할 수 있게 된 뿌리는 서수용 교장의 보살핌이 절대 적이라 할 수 있다. 김호중에게 그는 학문만 가르친 교사를 넘어 인간이 되게 한 ‘참 스승’인 셈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호
대학이 대면수업을 확대하면서 방값을 걱정하는 청년들이 늘었다. 봄은 아직 느긋한데 대학생들이 봄 준비로 더 바쁜 모 양새다. 선진국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해제하거나 느슨하게 푸는 상황에서 대면 교육 확대는 적절한 조치겠지만, 방값에 걱 정하는 청년들의 사정 역시 외면하지 말아야 할 사회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방 구하기 전쟁은 대학이 생겨난 이래로 늘 있어왔던 ‘전쟁’이다. 대학의 역사, 그중에서도 서양 대학의 역사를 보면 확연 하게 드러나는 사실이다. 서구에서 대학은 1100년에서 1200년 사이에 탄생했다. 그때 대학이
광해군의 목숨을 구한 허준, 감염병 치료했다?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구암근린공원의 또 다른 이름 은 허준공원이다. 구암(龜巖)은 ‘동의보감’을 편찬한 조선 시대의 명의인 양평군(陽平君) 허준의 아호다. 동의보감은 세계 의학 서적중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 고 국보로 지정되기까지 했는데 이 책을 완성한 곳은 ‘허가바위’라는 동굴이다. 성인 20여명이 기거할 수 있는 이 동굴은 임진왜란 시에는 피난 처로 사용되었다. 동의보감은 임진왜란 당시인 1596년 허준이 선조의 명으로 의관들과 함께 우리나 라와 중국의 의서를 모아
지금의 모습이 아닌 앞으로 될 수 있는 모습글쓰기라는 조용한 행위 속에는 많은 움직임이 들어있다. 잠든 정신을 깨우고, 무딘 감각을 스트레칭 시킨다. 주변을 탐사하게 하고, 가만히 멈추어 응시하게 한다. 주의를 기울 이게 하고, 가볍고 미미한 순간까지도 지나치지 않게 한다. 보이는 것만 보지 않고, 더 많이 보게 하며, 눈여겨보게 한다. 무엇보다도 사색하게 한다. 글은 내 마음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일상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나의 얼굴 이기도 하고, 나조차도 미처 깨닫지 못한 나의 내면이기도 하다. 쓰기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세수는커녕 셔츠만 갈아입고 “씻었다”고 한 이유 예로부터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데에는 화장만큼이나 목 욕도 중시 여겨졌다. 이러한 목욕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됐 을까? 어떤 여성들은 화장을 하는 것만큼 씻고 클렌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현대에는 씻지 않고는 하루도 살 수가 없다. 우리는 매일 씻는 것이 청결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일 씻을 수 있게 된 기원에는 깨끗한 물을 원할 때 바로 사용 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땠을까? 이러한 목욕과 미용의 역사를 알아보고자 한다. ‘청결’이란
샤워기 앞에 서서 머리 감지 마세요같은 색깔의 천 조각이라도 질감에 따라 뿜어져 나오는 느 낌이 다르다. 얼굴도 마찬가지다. 얼굴의 모양 즉 윤곽이 예 쁘더라도 피부의 결이 깨끗하지 못하면 윤곽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의 빛이 발하기 힘들다. 반대로 결이 희고 곱다 하더라도 윤곽이 그렇지 못하다면 결의 아름다움이 온전히 느껴지지 않는다. “피부만 예쁘게 해주세요.”몸 전반적인 문제나 다른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관리만 요하는 이들이 많다. 관련성을 설명해주면 그저 고액 관리나 돈이나 벌려고 하는 것으로 치부한다. 피부만 잘 관리하
중국을 상징하는 건축물은 만리장성이다. 만리장성은 오랑캐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쌓았다고 하지만 그 반대 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국가의 재산이 되는 노동력, 즉 백성들이 중국 밖으로 도망가는 것을 막으려고 쌓았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후자의 해석이 옳다는 느낌이 든다. 중국은 겹겹이 만리장성이다. 중국 바깥에서는 쌩쌩하게 돌아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중국에만 들어 가면 먹통이다. 눈과 귀를 막는 이 인터넷 만리장성의 이름은 묘하게도 ‘만리방화벽’이다. 바깥과 소통이 힘들다 보니 만리장성 안에서는 보편적인
13일 팔공산 블루마운틴에서 2022년 임인년 대구한국일보 사랑산악회의 안전한 산행과 발전, 회원 가정과 직장의 안녕과 성공을 기원하는 시산제가 열렸다. 시산제 는 국민의례 산악인선서를 시작으로, 제례의식, 강신, 분향, 음복의 순서로 진행됐다. 시산제를 마치고 시산제 담당 회원들이 뒷마무리를 하는 동안 올해 첫 산행을 시 작했다. 코스는 블루마운틴 뒷산 팔공산 둘레길 16구간이었다. 팔공산 둘레길은 16 개 구간은 길이가 약108km에 이른다. 팔공산 자락길을 따라 천천히 오래 걷는 순환 형 탐방로다. 수령 400년된 부부 느티나
“세상에 이런 일이!”지난 1월, 최혜정(19)씨가 꿈에 그리던 의과대학 합격증을 받아든 날, 소식을 접한 아버지가 뱉은 첫 마디였다. 최씨는 아버지의 품에서 한참을 글썽였고, 오빠는 폴짝폴 짝 뛰면서 기쁨의 함성을 질러댔다. 최씨는 “처음 합격발표를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며 “얼른 훌륭한 안과의사가 되어 아버지의 병을 고쳐드리고 싶다”고 말했다.학업과 집안일 병행하다 시험 망친 적도최씨의 아버지는 최씨가 태어날 즈음,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으로 시각장 애인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아버지의 병을 치료할 수 없다고 했다.
윤국헌(73) ‘사진연구소 빛그림방’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해 열린 ‘그곳에 가면 대 구가 보인다’라는 타이틀의 사진전 전시장에서였다. 전시장에는 윤 대표와 그의 제 자 19명이 10년 동안 카메라에 담은 대구의 다양한 풍경이 전시됐다. 신천을 비롯해 대구 곳곳의 석조물, 길, 무형문화재, 다리, 서원, 고택, 공원, 유형문화재들이 관객들 에게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속에 묻어나는 우리네 삶의 의미를 말없이 묻고 있었다. 호응은 뜨거웠다. ‘좋은 순간을 역사로 남겨줘서 고맙습니다’ ‘흑백의 풍경에서 느껴 지는 안정감과 고독, 외로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던 2020년 3월 무렵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던 업무와 일상들이 갑자기 멈추거나 느 려지기 시작하던 때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내년이면 60세를 맞이하는 이정숙 작가의 깨어있는 질문 ‘이대로 괜찮은가?’에 대한 답으로 ‘624’라고 이름지은 모임이다.독서모임 624는 이정숙 작가를 중심으로 책 읽기를 즐기는 3명이 참여해 조촐한 4인조로 시작해 지금은 회원 100명을 넘은 큰 모임이 됐다. 3개월 전부터 주말에 모여왔던 책 미팅에 문패를 달고 마음을 단장해 줌 (Zoom) 방식으로 새로 출발했다. 4명으로 시작
우연히 유튜브에서 동영상 하나를 보게 됐다. 할아버지 한 분이 분식집에 들어와 자리에 앉자마자 김밥 가격을 보고는 당황한다. 주머니에 든 천원 지폐 몇 장을 꺼 내 확인해 보고는 더욱 난감해 한다. 김밥 가격이 할아버지 생각보다, 아니 할아버지 가 가진 돈 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분식집 주인에게 “제가 돈이 좀 부족 한데 (김밥) 반줄도 될까요(주문할 수 있을까요)”하고 묻는다. 주인은 “원래는 안되 는데 반 줄 해드릴게요”라고 했다. 김밥 반 줄은 금방 나왔다. 식사를 막 마친 무렵 전 화 한 통이 왔다.아들이었다. 할
가축분뇨에 포함된 녹조의 주요 원인 물질인 ‘인’의 하천 유입을 저감하는 물질이 함유된 친환경 퇴비가 국내 최초 개발됐다. 친환경 퇴비가 보편화할 경우 댐ㆍ저수지 녹조 발생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NPA스타’ ㈜풍산비 료가 K-water 안동권지사, 안동대, 안동시와 손잡고 공동으로 개발했다.이호동(32) ㈜풍산비료 대표에 따르면 NPA는 물 에 쉽게 녹는 인을 칼슘과 마그네슘 등으로 감싸 물 에 잘 녹지 못하도록 작용한다. 우천시 가축분 퇴비 가 하천에 유입되더라도 인이 남조류의 먹이가 되는 것을 막아
“종가음식은 향토음식이면서 종가 구성원의 삶이 담겨 있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 자 원입니다. 종가음식에는 종가의 정신문화와 품격 있는 식탁 문화와 격조 높은 조리 문 화가 모두 녹아들어 있죠.” 안동에는 모두 90여개의 종가가 밀집되어 있다. 각 종가마다 고유의 내림음식이 이 어져 내려오고 있다. 안동이 종가음식의 보물창고로 통하는 이유다. 박정남(53) 예미 정 종가음식 연구원장은 안동에서 종가음식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종 가음식 연구와 보급에 매진해온 박 원장은 최근 안동의 첫 조리기능장이라는 타이틀 도 얻었다. 조
임병헌(68) 무소속 당선자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주민들의 선택을 받고 "국민의힘에 복당하겠다"고 밝혔다.임 당선자는 10일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밖에 없었던 사유를 적극적으로 소명해 복당하겠다"며 "복당이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의 편에서 지역주민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인 중·남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정했고, 국민의힘 성향의 후보 4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임 당선자는 중앙인맥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치단체장 출신 의원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