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하면 대도시를 떠올리지만 시골도 못잖습니다. 전국 최고 오지로 손꼽히는 경북 봉화군이라는 시골에서도 자살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합니다.”경북 봉화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김재섭(39) 경사는 관할 지역의 자살시도자와 고위험군을 발굴해 응급입원과 상담, 사회재활을 돕고 있다.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9월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경북도지사 표창을 수상했
“경주 남산의 소나무는 대부분 굽은 나무가 많은 이유를 아시나요?” 까닭을 알자면 불교가 번창했던 통일신라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숲 해설가 서기호(64)씨에 따르면 남산 일대에 150여개가 넘는 사찰이 건립되면서 곧은 소나 무는 사찰의 기둥 등 건축물의 부재(部材)로 사용되었다. 말하자면 ‘미스 소나무 선발대회’에서 떨어진 나무들만 남았던 셈이다. 그
“오밤중에 마차만 갖다 놓는다고 모두 같은 야시장은 아니죠.”안동시는 지난달 20일 오후 6시부터 경북 안동시 태화동 서부시장 일대에 ‘낭만포차’라는 이름으로 야시장을 열었다. 기획과 진행을 모두 상인들이 맡았다. 서부시장 야시장 기획자 김종진(63) 안동서부시장상인회 고문은 “서부시장은 정기시가 열리지 않은 지 수십 년이 지난 곳이어서 이름만 시장이라는
77인의 영웅은 사업선정부터 제작과정, 갈라쇼까지 전 부문에서 주목을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정부 성향과 배치되는 부분을 어떻게 넘을 것인지, 이런 것들을 뛰어넘었다 한들 과연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등 여러 면에서 ‘화제작’은 예고돼 있었다. 김천서 탄생한 뮤지컬 전국 진출 초읽기뮤지컬 ‘77인의 영웅’ 제작자 박경식
“밤새도록 걷는다고요? 그것도 쌀쌀한 늦가을에? 이건 관광도, 힐링도 아닙니다!”김광하(64, 전 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이사장이 20년 전 신라의 달밤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을 때 주변에서 보인 반응이었다. 누가 쌀쌀한 가을밤에 165리(66km)를 걷겠느냐는 것이었다.주변의 만류가 거셌지만 기획을 할수록 확신이 왔다. 수만 명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한 가지에 집중해서 경쟁력을 키웠더니 10년 동안 휘몰아친 중국의 집중포화에도 살아남았네요!”황보진예(51. 레마F 대표)씨는 가족과 주위로부터 ‘꿈을 좇는 사람, 이상만 좇는 사람’으로 통했다. 현실을 생각하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10여 년 넘게 해온 까닭이다.최근 10년 동안 극심한 변화가 있었다. 한국 패션시장의 판도가 바
커피보다 술이 먼저였다. 서울에서 공부하던 고등학교 시절에 벌써 술맛을 알았다. 본인 말마따나 “1년 365일 중에서 400일 동안” 술을 마셨다. 결국 20대 중반에 위에 구멍이 생겨 대구로 내려왔다. 얼마 후 부모님이 고급 레스토랑을 열었다. 여기서 커피를 만났다. “서빙 일을 하면서 커피를 배웠죠. 90년대 중반이라 아직은 초보 단계였어요. 그래서 더
“화장품 회사 직원부터 대표까지 맡았지만, 생각나는 건 공부한 기억밖에 없습니다.”신현오(49) 메디코스텍 대표는 20년 넘게 화장품 만드는 일을 했다. 8년 전 회사를 차렸고, 그 이전에는 14년 동안 화장품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화장품약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땄다. 회사 다니랴 공부하랴 말 그래도 눈코 뜰 새가 없는 시간을 보냈다. 회사
“어느 할머니가 딸이 신던 신발이라고 가져왔는데 남자신발이더군요.”38년째 구두 수선을 하고 있는 윤석경(60·수선업)씨는 “요즘 같은 불경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어디선가 기부받은 신발을 들고와서 수선을 부탁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돈을 떠나서 정성껏 수선해드리죠. 평생 고단한 걸음으로 살아오신 인생 선배들이신데, 신발이라도 마음 편히
“전 플랜B를 생각하지 않아요. 눈앞에 있는 목표만 보고 매진합니다.”외국계 보석판매회사에 근무하는 신미현(28)씨는 주변에서 ‘원더우먼’으로 통한다. 갤 가돗 못잖은 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똑 부러지는 결과를 내는 까닭이다. 지난 2월에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을 찾았다가 3달 만에 10kg을 감량 해버렸다. 매일 하루 4시간씩 운동에
“35년 축구인생,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경북 안동중이 전국대회에서 우승행보를 이어가며 축구명문으로 거듭나고 있다. 안동중 축구부는 지난 27일 막을 내린 제55회 추계 한국중등(U-15)축구연맹전에서 2학년과 3학년 선수들 연이어 우승하며 대회 역사를 새로 썼다. U-15연맹전 역사상 한 학교에서 2학년과 3학년이 줄지어 우승하기는 처음이다. 안동중 2
“과도한 경쟁과 실적위주 대신 가능성에 도전하고, 스스로 미래를 찾아가는 인재를 키울 경북교육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경북이 4차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교육도 창의ㆍ융합형 인재 양성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환골탈태하겠다고 피력했다. 임 교육감을 만나 경북교육발전 청사진을 들어보았다.변화와 혁신을 위한 경북 교육 정책 방향은.“선거
‘어리숙한 게 당수 8단’이라고 했다. 내가 그랬다. 1997년 라디오 피디(PD)로 TBC에 입사했을 때, 주눅부터 들었다. 피디든 작가든 ‘한 음악’을 했다. 특정 장르에서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었다. 그들에 비하면 나의 음악 내공은 턱없이 부족했다.교회를 다니면서 접한 성가 음악, 대학가에서 유행하던 민중가요, 학교를 오가면서 들었던 클래식과 대중가요가
“앞산이 나를 지켜줬습니다. 앞산이 없었다면 이미 몸이 망가졌을 겁니다. 앞산은 나를 이끌어주고 키워준 곳입니다. 나에게 앞산은 모든 것을 받아주는 어머니 품과 같습니다.”하태균(47)대표의 직함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에게 달린 꼬리표를 나열해보면,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홍보위원장, 민족통일대구시청년협의회 회장, 러시아 사할린주 사할린경제법률대학교
“얘들 왜 이래?”외국에 나가면 ‘상식’처럼 믿고 따르던 생각이 무너질 때가 있다. 2009년 여자멤버 둘과 유럽으로 연주여행을 떠났을 때도 그랬다. 40일의 연주 여행에서 무너진 ‘상식’은 미모순위였다. 멤버 A는 광대뼈와 가늘게 찢어진 눈을 가진 평범한 외모였다. 유럽에서는 열광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본
아들은 성장이 늦었다.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다. 의료, 교육, 음악, 미술 치료 등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고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집도 날리고 상가도 날렸다. 통장이 텅 비었다. 달세를 살아도 아들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포기할 수 없었다.아들은 3~4세 때 겨우 걷기 시작했다. 7~8세 때 바퀴 4개 달린 특수자전거를 제작해서 가르쳤다.
“아직도 고향 집에 가면 아버지가 마루에서 제 이름을 부르시면서 웃으실 것 같아요.”아버지는 2년 전 봄에 돌아가셨다. 8남매 모두 독립해서 가정을 꾸린 까닭에 평소엔 빈자리를 실감하지 못한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때는 명절이었다. 아버지 없는 추석과 설날을 2번씩 보냈다. 어머니가 살아계시기 때문에 아버지가 없는 것을 빼면 명절 풍경은 변함이 없었
민족의 대명절 추석. 시대와 생활양식이 변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변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떡이다. 최근에는 치킨이나 빵 과자 등으로 제사상에 올라가곤 하지만 떡은 항상 변하지 않고 명성을 잃지 않으려는 듯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사가 끝나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음복을 할 때에도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음식이 떡이다. 이처
달서구 도원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김승현)는 1년에 2번 음식 나누기 봉사를 한다. 회원들이 직접 반찬을 만들어서 이웃에 제공한다. 대구에 있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중에서 단 두 곳에서만 그렇게 하고 있다. 첫 번째 봉사는 지난 6월 19일에 있었다. 회원 17명이 월광수변공원에 있는 김승현 위원장의 집에 모여서 반찬을 만들어 서른다섯 가정에 반찬을 제
“이번 추석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과일을 선물할 거예요!”폭염이 한창이던 7월, 10여명의 어린이들이 대구 북구 읍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 센터에서는 어린 손님들을 위해 작은 현수막을 걸고 동장까지 마중을 나왔다. 이날 어린이들은 선풍기 10대를 기탁했다. 이 어린이들은 읍내동에 자리 잡은 움사랑어린이집의 원생들로 동에서 소문난 기부 부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