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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서 화가까지 그의 삶은 ‘강력 멀티플렉스’

[문화를 산다]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 대표원장

  • 입력 2015.11.01 00:00
  • 수정 2015.11.06 16:14
  • 기자명 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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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기(48) 올포스킨피부과 대표원장은 ‘닥터 엑스(doctor X)’다. 엑스(X)는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영역이나 특성을 가리킨다. 그의 활동 영역을 뭉뚱그려 딱히 부를 한 마디는 우리말 어디에 숨었는지. ‘멀티플레이어’라는 말은 어딘지 아마추어 냄새가 풍겨서 맞지 않고, ‘아티스트(artist)’가 어울리지만 그의 본업은 흰 가운 차림에 메스를 든 의사다. 의료, 문화예술, 기획, 학술, 경영, 행정까지 그의 활동 반경은한참 넓다.

그의 병원부터 문화복합 공간이다. 그의 병원은 병원이자 갤러리다. 병원 구색 갖추기 용 갤러리가 아니다. ‘올포스킨갤러리’는 대구 도심 ‘비싼 땅’ 330여 평에 문을 열었다. 2013년 10월 병원을 확장 이전하면서 오픈했다. 넓기만 해서 갤러리가 빛나지는 않는다. 갤러리는 컨텐츠의 수준을 채워야 빛난다. 2013년 김중식(재불화가협회 시차조명전 회장) 화백의 ‘이중주의 하모니전’을 시작으로 석재현(제27차 금복문화상 수상) 교수의 인도 사진전, 권유미 화백전, 안남숙 화백전, 민복기.이용재 공동조소전, 세계청년비엔날레 초대전, 백미혜(대가대 미대) 교수 개인전 등을 열었다. 비중 있고 수준 높은 전시였다는 평을 들었다. 병원 내방객포함 수만 명의 관람객들이 ‘문화예술의 도시’ 대구 도심의 전시공간에 매번 30~70여점의 작품을 감상했다. 병원이 진료뿐만 아니라 문화휴식공간으로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를 올포스킨이 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여덟 번째 전시회는 ‘황금빛 향연-고전 황금 템페라 전’. 이 가을에 어울리는 황금빛 초대이다. 송중덕(대가대 회화과) 교수 연구실의 석.박사를 비롯한 졸업생, 작가들로 구성된 ‘황금템페라 연구팀’의 첫 전시회다. 황금 템페라 기법은 중세 가톨릭 제단화 제작기법의 대표적 흐름이다. ‘금’을 활용한 까다로운 공정으로 제작되며, 금박으로 제작된 황금배경에 계란 난황과 안료를 혼합해 채색하는 중세 유럽의 전통 회화기법이다. 배경에 사용되는 금은 공기나 물에 의해 변하지 않는 금속으로 영원불변의 의미를 내포한다. 황금의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은 인간이 근접하기 어려운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오로지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템페라 물감은 화학적 매재(미디움)를 사용하지 않기에 온습도, 굴절 등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물감의 발색력 또한 금의 배경에 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하다. 이번 전시는 수없이 많은 재료와 기법이 등장하는 현대 미술 안에서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중세부터 동시대까지 아우르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11월 21일까지. 

민 원장은 현역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말 대구문화예술회관 세계청년비엔날레, 올해 울산문화예술회관 세계청년비엔날레, 달서문화재단 출범 1주년 기념 ‘미술의 숲’ 특별전(4.23.~5.21.), 웃는얼굴 아트센터 두류갤러리 ‘메디시티 미’ 시리즈 초대전, 웃는얼굴 아트센터의 두류갤러리 개관 2주년 기념 ‘기억을 그리다’전(7.21.~8.2.) 등에 초대 전시를 했다. 작품세계는 구상부터 재료까지 직업의 연장선상에서 독창성과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14년 동안 아름다움과 항노화 치료를 위해 사용했던 필러, 보툴리눔 톡신 등을 담았던 빈병을 오브제로 사용하여 30여 점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새 생명을 부여한 것. 대표작인 밀러의 비너스를 원형 그대로 본떠서, 지금까지 모아온 폐기물을 오브제로 사용해 내면을 채웠다. 더많은 사람들의 미적 만족감을 채워주기 위한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 일정한 공간 안의 오브제를 이용하여 형이상학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추상화도 있다. 인체의 아름다움을 보완하기 위해 쓰였던 약제 물방울의 모습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후 치료용 레이저를 사용해 물방울을 퍼지게 함으로써 자연스러운 미로 형상화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해부학 노트는 완벽한 인체의 표현을 위한 필수조건이었음을 되새기게 한다.

민 원장은 올해도 정신없이 바빴다. 메르스 대책회의 등 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로서 많은 공무를 해냈다. 또한 각 피부과학회 주무이사로서 학술대회 개최, 강연 등의 일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유달리 풍성한 가을을 맞고 있다. 중국 귀주성 올포스킨피부과 1호점이 오픈했고, 서안국립대학교 협력사업이 결실을 보았다. 10여 년 동안 많은 난관과 시행착오, 실패가 있었던 탓에 감회 또한 남다르다. 국가보건산업진흥원 ‘K-뷰티메디컬센터’ 해외 의료기술력 수출 사업 프로젝트의 첫 번째 관문이기 때문이다. 올포스킨피부과 대구본원은 한해 200명 이상의 국내외 의료진들이 참관이나 파견을 오는 메디시티 대구 선도의료기관으로서 베트남 하노이, 중국 서안.귀주.심천 등에 분원이 있다. 올포스킨피부과 대구본원은 한해에 50개국 이상 2,000명이 넘는 외국인 환자들이 방문하고 있는 글로벌 그룹 피부과이다. “의료관광도시, 의료산업도시, 의료교육도시 메디시티 대구를 더욱 발전시키고 글로벌 대한민국이 경쟁력 있는 의료산업으로 세계를 주도해나가는 경제문화대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용조용 말하는 그의 꿈은 크고 힘차다. 큰 꿈을 이뤄낼 햇덩이 하나가 그의 속에 있다.

강은주 기자
tracy114@d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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