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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부스의 달걀 세우기에서 배우는 미래로 나아가는 법

발행인 칼럼

  • 입력 2020.08.19 00:00
  • 기자명 유명상 대구한국일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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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 앨런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도요타를 제치고 자동차업계에서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결과 발표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도요타가 1,000만대를 생산할 동안 테슬라는 50만대밖에 만들지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를 잘 못 만든다는 것이죠. 자동차를 조립하는데 서툴다는 지적이 많 습니다. 그럼에도 1등 성적표를 받아든 테슬라에 의아해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테슬라가 큰 점수를 받은 비결은 혁신적인 부분을 제일 먼저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세세한 부분을 뜯어보면 형편없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자동차의 미래를 선점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결국 대세는 테슬라가 될 것이라 고 확신하는 분위기가 시총의 성적을 냈다고 보여집니다.

아마존도 비슷한 예입니다. 아마존 매출은 월마트의 60~70% 수준밖에 되지 않 지만, 아마존의 시가 총액이 더 높습니다. 그뿐 아니라 월마트를 포함해 오프라인 9 개 기업의 시총을 합산해도 아마존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테슬라와 같 은 이유입니다. 아마존이 현재를 파괴하고 미래의 질서를 선점했기 때문에 얻은 성 과입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여서 그런지 개성이 강하고 동시에 저돌적인 측면이 강합니 다. 목숨을 걸고 대양을 건너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야 할지도 모르는 낯선 환경에 삶 을 던졌던 DNA가 있어서인지 과감하고 저돌적입니다. 2015년에 스티브 잡스의 전기 영화가 나왔습니다. 한 부하직원이 스티브 잡스에 게 물었습니다.

“엔지니어도 아니고 디자이너도 아니고... 당신은 대체 뭐하는 사람이오?”

영화에서는 제법 멋있는 대답을 했는데, 제가 보기엔 스티브 잡스는 “저지르는 사 람”입니다. 기술자나 디자이너처럼 부분에 집착하는 사람들과 달리 새로운 세계로 성큼 나아가는 데는 선수였습니다. 아마존, 앨런 머스크 모두 분야는 다르지만 기질 은 똑같습니다

저는 이민자들, 그리고 그 후손들의 기질을 가장 잘 드러낸 일화가 콜럼부스의 계 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콜럼부스가 계란을 세운 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 기가 와전된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콜럼부스가 그랬든 안 그랬든 오랜 세월 사 람들이 그의 이야기라고 믿었다는 사실입니다. 얼마나 그와 어울렸으면 원래 주인공 에게서 이 이야기를 빼앗아 와서까지 콜럼부스에게 갖다붙였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답이 쉽게 나오죠?

콜럼부스의 계란 세우기 이야기 속에는 창의성과 목적을 위해 저돌적으로 달려드 는 기질이 강렬하게 배어납니다. 이민자의 무모함과 절박함, 조금 더 나아가 개척자 정신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훌륭한 ‘전설’은 없습니다.

이런 무모하리만치 파격적인 행보가 적용된 사례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 백신입니다. 미국에서는 올여름이 끝날 무렵에 코로나 백신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공 언했고, 1년에 백신 1억개를 만들 수 있는 제조시설 구축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임상 에 완전히 성공한 것도 아닌데 공장부터 짓고 있습니다.

보통 백신 개발에는 5년에서 10년까지 걸린다고 합니다. 이 기간을 파격적으로 단 축하고 있습니다. 실제 효과가 있는지, 얼마나 지속되는지, 늦게라도 부작용이 생기 지 않는지 추적 관찰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대폭 줄였습니다. 예외적인 제도를 총동 원하고 있습니다.

온 세계가 백신에 몰두하고 있지만 특히 미국의 대처법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 는 이유는 콜럼부스와 스티브 잡스, 앨런 머스크를 탄생시킨 나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코로나 백신 개발은 신대륙을 찾아가거나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만큼 이나 파격적인 시도가 필요한 일입니다.

혁신과 변화에 성실성을 더하면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이 작은 땅에 존재하는 기 업 중에 미래의 가치에 투자하지 않고 지금껏 굳건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은 단 한 군데도 없을 것입니다.

대구한국일보는 언제나 미래에 투자하는 자세로 혁신과 변화를 꾀해왔습니다. 미 스코리아를 여성 인재발굴의 장으로, 지역축제로 자리 잡게 한 것도 과거에서 벗어나 물리적 시간보다 빨리 미래로 가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올해는 특별한 사정으 로 행사를 축소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스대구는 미스코리아 본선에 버금가는 위용을 자랑했습니다. 대구가 ‘미인의 도시’라는 오래된 브랜드를 발판 삼아 뷰티산 업도시로 성장하는데 미스대구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단순한 미인대회에 머물렀다면 꿈꾸지 못했을 ‘야망’일 것입니다.

효 정신을 앙양하겠다는 기치를 내건 효 콘서트와 독도바르게알고사랑하기 운동 모두 뻔하지만 뻔하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겉은 똑같아 보이더라도 그 안에 전 기 배터리와 자율주행 같은 ‘미래’를 장착한 테슬라가 되려고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올해는 특히 몇 배의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몇 달째 집안에서만 지내고 계신 부모님 들의 정서적 갈증을 해소하고 더불어 안전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방역에 각고의 노 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가장 안전한 행사를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국채보상운 동과 2.28 의거, 금모으기운동에서 보여준 빛나는 시민 정신과 하나된 마음의 결과라 고 생각합니다. 대구가 ‘일상’이라는 미래를 향해 누구보다 힘차게 나아간 도시로 기 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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