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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방류 첫 날...주민들 몸으로 막았다

  • 입력 2020.10.15 00:00
  • 기자명 이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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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지역 주민들이 15일 영주댐 근처에서 댐 방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영주시 제공

 

환경부가 15일 경북 영주댐 물을 방류키로 했으나 지역 주민들이 본댐 하류 하천에 천막을 치고 시위에 나섰다. 이에따라 별다른 합의가 없는 한 방류는 어려울 전망이다.

영주댐수호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 영주댐 하부 주차장에서 영주댐 방류저지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고우현 경북도의장을 비롯해 영주 안동 예천 봉화 4개 단체장과 지역주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댐 하류 500여m 하천에 천막 7개, 텐트 3개를 설치하고 트랙터 7대를 진입시켜 방류를 막고 있다.

이상근 영주시의원과 금광리 이장 등은 방류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했다. 주민들 항의시위로 이날 오후까지 댐 방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추진위원회는 영주댐 주변에는 일주순환도로, 수변공간을 활용한 공원 캠핑장 폭포 등 다양한 관광시설 사업이 진행 중이고, 댐 물은 농업용수로 활용하는데 물을 빼면 댐은 흉물로 남는다는 주장이다.

강성국 영주댐수호추진위원장은 "영주시민의 동의가 없는 방류는 절대로 안된다"며 "방류결정을 영주댐협의체에 넘기고 책임을 회피하는 환경부장관은 물러나고 협의체는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댐 방류 결정을 철회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시위에 나설 뜻도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방류 반대 여론에 힘을 실었다. 이 지사는 "도에서는 하루빨리 댐 운영이 조기에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로 방류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며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주댐은 2016년 10월 공사 준공 이후 3년 동안 담수를 하지 못하다가 올해부터 시험담수에 들어가 현재 댐 수위의 61%, 1억1,000만톤의 물을 가두어 두고 있다. 최근 영주댐협의체와 환경부가 시험담수 종료를 선언하고 이날 오전부터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에 따르면 영주댐은 이날부터 2, 3개월 동안 방류에 들어가 현재 해발 156m인 댐 수위를 자연하천 수위인 125m까지 낮출 계획이다.

댐 해체를 주장하는 지역 환경단체도 댐 물 방류에는 반대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12월부터 2년간 '내성천 자연성 회복 방안 마련을 위한 조사ㆍ평가'로 댐 안전성과 수질ㆍ생태조사 중인 상황에서 갑자기 방류를 결정한 것은 안전상의 문제를 감추려는 행위로 의심하고 있다.

내성천보존회와 전국댐피해극복협의회는 "정부는 총리 직속 '영주댐 미준공 원인규명 처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영주댐을 해체하고 내성천을 자연상태로 돌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영주권지사 관계자는 "댐 방류 계획에는 아직 변함이 없어 시위가 끝나는대로 물을 빼낼 예정이다"고 말해 주민들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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