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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인사들이 구룡포에 모인 까닭은

  • 입력 2019.10.26 00:00
  • 기자명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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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갤러리, 옛 수산물 공장에 갤러리 열어…유진룡ㆍ이달곤 전 장관, 개관 축하로 방문

 

수산물 공장을 갤러리로 리모델링한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병포리 예술공장의 건물 입구 모습.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작은 어촌마을인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이 떴다.

한 방송사 연예프로그램에서 가수 이상민과 탁재훈이 구룡포읍 소재 음식점에서 홍게로 만든 짬뽕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간 뒤 해당 식당은 전국에서 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다. 가게 바로 옆 옛 일본인가옥거리는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 요 촬영지로, 드라마 주인공의 집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홍게 짬뽕을 파는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한 음식점 앞에 맛을 보려고 전국에서 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준영 포항시의원 제공

여기다 지난 22일에는 구룡포읍 병포리 한 수산물 공장 자리에 문을 연 갤러리 ‘예술공장’에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유명인사들이 몰려 들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얼굴들이 넘쳐났다.

구룡포는 서울에서 KTX를 타고 2시간40분이 걸려 포항역에 도착한 뒤 다시 자동차를 타고 1시간을 달려야 올 수 있어 포항에서도 오지로 꼽힌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 바쁜 일정에도 작은 어촌마을까지 찾은 건 갤러리의 주인이 국내서 손꼽히는 화랑인 금산갤러리의 황달성 대표라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2002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창설을 이끌었고, 2008년에는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를 처음 열어 호텔에서 미술작품을 구입하는 문화를 국내 도입해 크게 주목 받았다.

한 시민이 23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병포리 ‘예술공장’에서 중국 작가 류단화의 작품 ‘푸시핀(Pushpins)’을 감상하고 있다. 수산물 공장을 화랑으로 리모델링한 이곳은 그동안 구룡포 앞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영하 45℃로 급속냉동했다. 지금도 작품과 함께 당시 설비를 볼 수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구룡포 예술공장은 황 대표와 건물주인 수산물 유통업체 ㈜프런티어가 의기투합해 만든 전시공간이다. 40년 넘게 수산물 냉동창고 등으로 사용됐던 곳으로, 오ㆍ폐수와 악취로 주민들과 갈등을 겪었고 장기간 가동이 중단됐다. 황 대표는 구룡포 지역에 문화시설이 전무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런티어와 함께 이곳을 갤러리로 변신시켰다. 프런티어측에 따르면 전시실로 완벽하게 바꾸지 못했는데도 이미 공사비로 2억 원 넘게 썼다.

구룡포 예술공장 옥상에 설치된 작품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황달성 대표는 예술공장을 기존 화랑들처럼 미술 작품 판매보다는 문화시설이 전무한 구룡포 지역의 여건을 고려해 전시 위주로 끌어 갈 예정이다. 개관과 동시에 금산갤러리 소장 작품 10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 ‘예상치 못한 조합’이 진행 중으로, 내년 1월 말 마무리된다.

수산물 공장을 갤러리로 리모델링한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병포리 예술공장의 건물 외관.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그는 예술공장을 지역민은 물론 한국 작가와 세계의 작가들에게 주목 받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젊은 예술가들에게 일정 기간 작업실과 전시공간 등 창작공간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사업도 준비 중이다. 어둡고 낡은 수산물 공장을 예술공장으로 변신시켰듯 쇠퇴하는 어촌마을 구룡포를 젊은 예술인들로 활력 넘치는 마을이 되도록 바꿔 보겠다는 각오다.

황달성 대표는 “최근 미술계에서 주목 받는 AR과 VR을 중심으로 하는 뉴미디어의 베이스캠프가 되도록 꾸며보려 한다”며 “예술공장으로 일자리 창출과 창업을 이끌어 내 젊은 구룡포로 변화시키는데 앞장서 보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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