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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항 새 주인 왔는데도 하늘길은 열리지 않고…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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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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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운항증명 인수 난항, 신ㆍ구 경영진 대립 등 걸림돌

경북 포항을 기반으로 한 지역항공사 에어포항 직원들이 최근 회사를 인수한 베스트에어라인에서 밀린 급여를 주지 않자 포항본사 사무실 입구에 지급을 촉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붙여놨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지난해 2월 비행을 시작한 경북 포항지역 기반 항공사 에어포항㈜의 재운항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에어포항은 휴대폰 부품 회사인 ㈜동화전자가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됐으나 임원진의 운영 미숙에 추가 자본조달마저 실패하면서 자본을 잠식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베스트에어라인이라는 새 주인을 만났으나 운행이 중단됐고, 직원들의 체불임금 등의 문제로 재취항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에어포항 운항이 안개 속에 빠지면서 포항시가 어렵게 문을 연 포항공항과 오는 2022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에어포항의 실태와 대책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에어포항 직원들이 지난달 중순 밀린 급여를 달라며 새 사업자인 베스트에어라인 임원들이 출근하는 포항본사 사무실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취항 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운항을 중단한 에어포항이 새 주인을 만나고도 하늘길이 열리지 않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다. 체불임금을 둘러싼 고발과 압류, 항공운항 사업면허인 운항증명(AOC) 인수 난항, 자산규모를 둘러싼 신ㆍ구 경영진의 대립 등이 재취항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에어포항의 주식 85%를 인수한 베스트에어라인사는 “구 경영진이 존재하지도 않는 24억원을 자산이라고 속여 매각했다”며 에어포항 전 대표이사 등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전 직원들의 체불임금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베스트에어라인은 지난해 12월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연말까지 밀린 급여 일부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직원들이 에어포항 소유 사무실과 관사 등의 임대보증금을 압류했다는 이유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강신빈 베스트에어라인 부사장은 “밀린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직원들이 3억원의 사무실 보증금을 압류해 사실상 회사 업무를 방해하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이라며 “(직원들과) 깊어진 감정의 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포항을 인수한 베스트에어라인의 강신빈(가운데) 부사장이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을 열고 체불임금 해결과 국제선 취항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이에대해 에어포항 직원들은 베스트에어라인사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에어포항 직원들에 따르면 압류한 사무실은 10곳, 보증금 2억5,800만원으로, 밀린 임금에 턱없이 부족한데다 남은 임대료를 정산하면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체임규모는 지난해 9, 10, 11, 12월 4개월치에 대한 직원 112명의 임금과 퇴직금, 4대 보험료를 합쳐 20억원 안팎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어포항의 한 직원은 “오랜 시간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해 생계마저 어려운 상황이다”며 “체불임금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데도 압류를 핑계로 주지 않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체불임금과 부채 해결이 미뤄지면서 베스트에어라인의 에어포항 AOC 인수도 순탄치 않다. 베스트에어라인은 지난해 11월 부산지방항공청에 에어포항의 AOC를 넘겨 받기 위해 양도양수신고를 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고 있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체불임금도 크게 보면 부채에 들어가고, 신규로 인수한 회사(베스트에어라인)가 밀린 급여를 책임져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답변을 받았다”며 “베스트에어라인 측에도 양도양수신고 수리 조건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해야 한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에어포항의 인수 과정을 놓고 신ㆍ구 경영진이 다툼을 벌이는 것도 재운항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베스트에어라인은 지난해 12월 12일 “구 경영진이 자산 규모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회사를 넘겼다”며 서울 서초경찰서에 에어포항 전 대표이사 등을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에어포항을 인수한 베스트에어라인이 공표한대로 올 3, 4월 재취항하는 것을 지켜본 뒤 지역항공사 설립 재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에어포항의 새 사업자가 지난달 중순 국제선 신규 취항 청사진을 포함해 올 4월까지 기존 포항-김포와 포항-제주 노선을 재운항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때까지 지켜본 뒤 지역항공사 설립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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