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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체육회 가맹 경기단체 왜 이러나

  • 입력 2018.11.02 00:00
  • 기자명 권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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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팀, 체전 나간다며 구입한 경기정 창고에 방치

경북체육회 소속 조정팀이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구입한 경기정을 안동댐 조정훈련센터에 방치한 채 대회에 참가해 제보자가 낮잠을 자고 있는 경기정을 가르치고 있다.

경북체육회 조정팀이 전국체전 출전을 명분으로 거액을 들여 경기정을 구입해 놓고 정작 체전에는 기존 경기정을 들고 출전했던 것으로 드러나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다른 일부 가맹단체들도 불투명한 회계 등 각종 의혹이 일고 있어 근본적인 쇄신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높다.

경북체육회 조정팀은 최근 수년간 2006년 창단 구입한 노후 경기정을 폐기하고 2014년부터 8대를 새로 구입했다. 특히 이 중 4대는 10월 12~18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전을 대비해서 올해 새로 구입한 것이다. 1인승(싱글스컬)용으로, 1대에 2,4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업팀인 경북체육회 소속 조정팀 선수는 모두 7명이다.

문제는 전국체전에 대비한다며 거액을 들여 경기정을 구입해 놓고는 정작 체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경기정 평균 수명은 6, 7년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장기간 보관하면 성능을 보장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체전기간 기자가 조정팀 훈련거점인 안동댐 카누ㆍ조정훈련센터에서 포장도 뜯지 않은 새 경기정 2대와 사용흔적이 있는 5대 등 모두 7대가 보관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체전대비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경북체육회 측은 정확한 보유 경기정 수마저 오락가락했다. 조정팀 감독은 처음엔 “8대 중에 3대는 체전용으로 들고 갔고, 5대는 안동 훈련센터에 두었다”며 “남은 새 경기정 2대는 경북도내 다른 조정팀 소유로, 훈련을 위해 두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북체육회 감독이 지목한 다른 조정팀 측은 “우리는 모두 5대의 경기정이 있는데, 이번 체전에 3대를 들고 가고 나머지 2대는 포항의 보관창고에 두었다”며 “안동에 우리 경기정이 있다는데 영문을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명색이 소속팀 감독인데, 팀이 보유한 핵심 경기장비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체육인 김모(45)씨는 “경북체육회 소속 조정팀은 국내 최고의 훈련환경을 갖춘 안동댐 훈련센터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체전용이라며 구입한 배를 놔 두고 헌 배를 들고가는 것이나, 여건이 더 나쁜 타지역으로 멀리 전지훈련을 가는 것이나 이해할 수 없다”며 “전형적인 예산낭비는 물론 이 과정의 예산처리 과정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동댐 카누조정훈련센터에는 안동호라는 천혜의 수면은 물론 탈의실 샤워장에 체력훈련을 할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실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경북체육회 산하 한 가맹단체 회장은 폭력배 출신으로, 회장 분담금도 내지 않으면서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보조금을 횡령하는 등 전횡을 보이고 있고, 모 실업팀에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는 전국체전에서 수년간 노골드 수모를 당하면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해 경북도 차원의 감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권정식기자kwonjs57@hankookilbo.com 류수현기자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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