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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치료, 병원 무섬증만 없애도 절반 성공”

  • 입력 2017.12.28 00:00
  • 기자명 김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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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피규어로 진료실 가득 채워

어린이 환자로부터 ‘곰 선생’ 애칭

이태호 로즈마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이 피규어가 진열되어 있는 진열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로즈마리병원 소아과 진료실에는 3면이 피규어로 둘러싸여 있다. whitekmg@hankookilbo.com

 

병원 대기실에도 2개의 대형 유리관 속에 희귀한 피규어가 전시되어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어린이 치료, 병원 무섬증만 없애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구 북구 로즈마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태호(41ㆍ소아청소년과 전문의ㆍ사진) 원장의 말이다. 이 원장은 병원 의사이기 이전에 어린이환자와 보호자들로부터 ‘피규어’ 왕으로 더 유명하다.

그의 진료실엔 출입문을 제외한 3개 벽면이 모두 각종 피규어로 차 있다. 모두 1,000개가 넘는다. 피규어는 관절이 움직이는, 사람이나 동물 형상의 동작완구를 말한다.

이씨는 “아이들은 대개 병원을 겁내는 일이 많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을 좋아했고, 아이들의 병원 무섬증을 어떻게 하면 줄여볼까 생각하다가 그 동안 모아온 피규어로 장식하기 시작했다.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효과는 만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엄마 손을 잡고 겁에 질려 진료실에 들어서던 어린이도 피규어를 보면 금세 얼굴이 밝아진다.

그가 본격적인 피규어 수집에 나선 것은 15년 전 전공의 시절부터. 국내외 장난감가게나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주로 수집했다. 수년간 기다렸다가 경매를 통해 입수한 피규어만도 400점이 넘는다. 이렇게 수집한 게 3,000점을 넘었다. 그 중 3분의 1 정도가 그의 진료실 벽면을 차지한 셈이다.

그는 “어린이 환자들이 병원이 아니라 놀이방 정도로 생각한다. 보호자들로부터 ‘덕분에 병원 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간혹 아이가 실수로 어렵게 구한 피큐어를 떨어뜨려 망가뜨렸을 때는 속이 쓰리기도 했지만. 물론 내색할 수는 없었다”고 피규어 예찬론을 펼쳤다.

‘곰선생’으로도 잘 알려진 이 원장은 “아이들과 피규어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소통하는 게 즐겁기만하다’며 “언젠가는 어린이환자를 상대로 번개맨 복장을 하고 진료해 볼 생각”이라며 익살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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