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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필로티 무상 수리 막은 포항시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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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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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 다른 원룸 주인들도

 

똑같은 요구할 것” 이유들어 난색

 

대기업 보수 지원 결국 물거품

 

경북 포항지진으로 포항 북구 장량동 C원룸 건물의 콘크리트 기둥이 주저앉아 붕괴위험에 처하자 임시 방편으로 철근 기둥이 세워져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최근 건축관련 전문가단체는 한 대기업을 찾아 포항지진으로 필로티 기둥이 부서진 경북 포항시 C원룸의 건물 무료 보강 작업을 제안, 성사단계에 까지 갔다.

하지만 이 제안은 포항시의 난색으로 무산됐다. 유명기업 도움으로 건물을 보수한 사례가 알려지면 지진으로 망가진 주변 다른 원룸 주인들도 요구한다는 게 포항시의 입장이었다.

주민들은 “시가 나서 건물을 고쳐주지는 못할망정 외부 도움을 외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지진으로 건물 파손 등의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고통을 딛고 일어서기도 전에 외지 투기꾼과 행정기관의 소극적 대응, 지나친 상술 등으로 또 한 번 멍들고 있다.

C원룸은 포항강진으로 건물을 떠 받치던 콘크리트 기둥 3개가 주저앉았고 휘어진 철근이 밖으로 드러날 정도로 부서져 화제가 된 건물이다. 대피소에 있던 원룸 주인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공한 임대아파트로 거처를 옮겼지만 붕괴 위험에 사다리차를 올리지 못해 생필품 하나 빼오지 못했다. 더구나 주인은 불과 6개월 전 건물을 구입해 수억원의 대출금도 갚지 못한 상황이다.

건축관련 전문가단체는 원룸 주인의 딱한 사정에 1,500만원 상당의 기술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대기업을 설득해 4,000만원 상당의 보강 자재를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포항시의 부정적 입장에 대기업이 지원을 포기, 결국 물거품이 됐다.

도움에 나섰던 건축관련 전문가단체 관계자는 “이 정도 파손된 건물도 국내 건축 기술로 충분히 보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실의에 빠진 포항시민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며 “많은 기대를 했던 원룸 주인에 또 다시 실망과 상처를 준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재난 앞에 제 잇속 챙기는 사람들

소송 부추기며 광고하는 로펌

분양권 노린 외지 투기꾼 등

실의 빠진 포항 시민 두번 울려

포항지진 후 부동산과 관련한 크고 작은 분쟁이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 등지의 대형 로펌이 소송을 유도하는 대대적 광고를 펼쳐 공분을 사고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약 일주일간 접수된 법률지원 신청 43건 중 22건(52%)이 주택 등 건물 파손에 따른 계약해지와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가능여부 문의였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서울 지역 일부 법률사무소는 “매매계약하고 계약금까지 지불했지만 지진으로 ‘과연 집을 사도 괜찮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안타까운 분들을 위해 최소한의 수임료만 받고 소송을 진행한다”며 광고하고 있다.

포항시민 이모(45ㆍ여)씨는 “지진 이후 집을 산 사람이나 판 사람 모두 다 같은 피해자라 서로 사정을 이해하고 양보해 좋게 해결할 수 있는데도 외지 법률사무소들이 밀어닥쳐 소송을 부추기고 있다”며 “남의 고통을 자신들의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붕괴 위험으로 재개발이 거론되는 포항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등에는 분양권을 노린 외지 투기꾼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아파트 주변에는 분양권 차익을 노리는 떳다방들이 현장 감독에 나간 공무원에게 명함을 건네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포항 흥해읍 한 공인중개사는 “재개발 사업은 기존 집값이 올라가면 그만큼 조합원들의 기대 욕구가 높아져 사업 진행이 어렵게 된다”며 “결국 돈만 벌겠다는 외지 투기꾼들이 지진으로 아픔을 겪는 포항시민의 손을 잡아 주기는커녕 뒤통수만 치는 셈이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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