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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잊을 수 없는 여행] 장욱현 영주시장가족 손잡고 함께 걸으면, 먼 길도 꿈결이어라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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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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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긴 병 딛고 3대가 함께한 특별한 울진여행
삶의 의미를 찾는 것,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 일상으로 찌든 마음을 치유하는 것. 사람마다 여행의 정의가 다르겠지만,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울림과 설렘은 누구에게나 크다.
특히 바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여행은 최고의 선물이자 휴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나와 가족에게 주는 의미가 컸다. 보통 때라면 어디로 갈까를 먼저 고민했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보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가족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정정했던 장인어른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해 유언을 남기실 정도로 많이 편찮으셨던 것이다. 다행히 가족들의 정성으로 회복돼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하셨지만 어쩌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초조해졌다.
장인어른 연세 90세, 장모님 87세. 앞으로 여행할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장인․장모님과 우리 아이들, 손자 등 3대가 함께하는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은 부모님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손자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줘 그들의 증조부모님을 좀 더 오래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나와 아내의 학업․일로 인해 할머니 손에서 자란 딸들은 주말마다 서울과 영주를 오가며 부모의 집이 아닌 할아버지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정도로 조부모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것은 딸들과 항상 동행해 온 손자 손녀들도 마찬가지다. 조심스레 여행 이야기를 꺼냈을 때 딸들은 물론 손자 손녀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해 내심 기뻤다.

   
 


과거와 미래가 길 위에 펼쳐진다
여행지는 장인•장모님이 무리하시지 않을 곳을 선택했다. 여행을 좋아하고 바다를 좋아하는 장인어른을 위해 따뜻한 온천과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울진군 덕구온천으로 향했다. 울진은 아름다운 자연과 바다온천이 있어 가족여행지로는 단연 최고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덕구온천에서 3박4일간 머물며 오롯이 가족이 서로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즐겼다. 덕구온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연적으로 나오는 온천수를 쓰는 자연용출 온천으로 장인․장모님의 휴양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다. 장인․장모은 온천에서, 손자 손녀들은 스파랜드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3대가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장인․장모님은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손주들의 재롱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시는 듯 했다.
다음날 날이 밝자 덕구온천 인근에 자리한 울진 구수곡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전날 온천에서의 물놀이가 성에 차지 않았는지 연신 물장구를 치며 깔깔댔고, 아내와 함께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말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하지만 그보다 우리를 더 행복하게 했던 건 주변 자연이 너무 좋다며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산책하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뒷모습이었다. 아름다운 두 분의 뒷모습과 그들을 닮아가며 성장할 증손자들을 보고 있노라니 과거와 미래가 한꺼번에 길 위에 펼쳐지는 기분이었다.

 

   
 


같이 가자. 어디든 내 손 잡아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오랜 진리를 다시금 느끼게 됐다. 오래 걸으려면 무엇보다 동행이 중요하다. 인생도 하나의 여행이라서 평탄한 길도 숨이 차오르는 오르막길도 묵묵히 함께 걸어가는 동행자, 바로 가족이다. 가족이 손잡고 걷노라면 모든 풍경이 꿈결처럼 아름답게 지나가리라.
내가 보아온 장인•장모님은 항상 함께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여행에서도 산길을 걸을 때도 바다를 볼 때도 손을 잡고 한곳을 바라보셨다. 그 모습을 보며 나와 내 아내 도, 나의 딸과 그들의 배우자도 어린 손자들도 함께 손을 맞잡고 인생이라는 여행을 아름답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작고도 큰 소망을 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기억에 남은 수많은 여행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3대가 함께한 그 여름휴가가 가장 큰 의미로 가슴에 남을 것 같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고 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가족이 서로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

여행의 진짜 의미
언제부터인가 힐링(healing)이 웰빙을 제치고 사회 문화 코드로 급부상했다.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의 검색 건수가 연간 6만 건을 넘어섰다. 힐링, 마음 치유와 관련된 서적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얼마나 지칠 대로 지쳤는지를 방증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행여나 경쟁에 뒤처질까 혹은 적응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며 정신없이 바쁜 생활을 영위하다 가족과 함께하는 법을, 그리고 쉬는 법을 잊었다. 그래서 주목받게 된 단어가 바로 힐링이다. 하지만 힐링을 찾는 것이 또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여겨진다면 오히려 또 다른 스트레스일 뿐이다. 힐링은 보다 가까이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이루어져야 한다. 얼마나 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쉬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늘 피곤한 이유는 휴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휴식의 방법이 틀려서다. 프랑스 파리, 그리스 산토리니, 인도네시아 발리, 세계에 좋다는 여행지가 많지만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목적지에 닿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행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지난번 여행지인 울진,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영주처럼 자연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편안하고 순수한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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