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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에 따라 변하는 미인도

  • 입력 2017.03.09 00:00
  • 수정 2017.03.10 17:48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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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포스킨피부과 민복기 원장

전통사회에서 한국인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온 얼굴은 쌍꺼풀 없는 작고 가는 눈에, 복스럽고 약간은 퍼진듯하지만 둥글둥글한 코, 보름달 같이 둥글고 흰 얼굴, 통통한 뺨, 앵두처럼 붉고 탐스러우며 작고 좁은 입술, 버들가지와 같이 가는 허리에 연적 같은 젖무덤, 푸짐한 엉덩이를 최고 미인의 조건으로 생각했다. 건강하고 풍만한 여성이 아름답다 생각한 것이다. 우리가 농업 사회였다는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일찍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던 옛날에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산이 필요했다. 또한 식량이 넉넉하지 못했으므로 건강과 풍만함은 미인의 필수 조건이었을 것이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서구형이 대세다. 팔과 다리가 길고 깡마른 체형에 또렷한 눈매, 오똑한 콧날, 빨간 입술, 반듯한 이마, 작은 얼굴 등이 현대 미인의 기준이다.
통계학적으로 동양인이 경우 30~40%정도만 쌍꺼풀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일상에서 보이는 쌍꺼풀 미인들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 보인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쌍꺼풀 수술을 하려고 했던 것일까? 쌍꺼풀이 있다고 무조건 아름답다고 할 수도 없고, 외꺼풀이라 하더라도 매력적인 눈이 있다. 쌍꺼풀이 없어도 눈 자체가 크고 눈두덩이 적당하고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긴 눈매를 갖추고 있다면 꽤 아름다운 눈에 속한다. 하지만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갖춘 외꺼풀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문헌을 보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쌍꺼풀 수술을 시행한 나라는 일본이다. 메이지 시대부터 행해 졌다고 한다. 초창기의 쌍꺼풀 수술은 속눈썹이 각막을 찌르는 것을 고치거나 눈꺼풀이 늘어져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안검하수증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졌다. 시대가 변해 서구적인 미인상을 선호하게 되면서 미용적인 성격이 점차 강해지게 되었다.
요즘 쌍꺼풀 수술했다는 말에 놀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쌍꺼풀 수술은 수술도 아니다’ 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쉬쉬하는 것도 이젠 옛말이 되었다.
수술을 하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은 쌍커풀을 만들기 위해 ‘아이참’같은 테이프를 붙이는 등 ‘쌍커풀이 있는 눈 = 예쁜 눈’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식도 존재했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미인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끈 드라마‘도깨비’의 여주인공 김고은과 같은 외꺼풀은 흔해진 쌍커풀 눈 사이에서 개성 있는 외모로 더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외에 배우 박보영, 박소담, 한예리, 원더걸스의 소희,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 등 동양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무쌍(쌍꺼풀이 없는)미인들이 주목 받고 있다. 갸름한 얼굴에 쌍꺼풀이 없는 몽환적인 눈매와 다부진 이목구비는 희소성 있는 매력을 담은 신비로운 마스크라는 평을 받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반응의 배경에는 성형 수술의 보편화와 ‘성형미인’이라는 신조어와 관련 있어 보인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신윤복의 미인도에 나오는 얇고 날렵한 눈의 미인이 점차 늘어나지는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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