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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30대 청년 된 포항공대 한국 미래과학교육 100년 준비’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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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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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과학한국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을 만들겠다는 신념 아래 1986년 출범한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POSTECH)가 지난달 3일 개교 30주년을 맞았다. 과학기술의 불모지에 가까웠던 우리나라의 이공계 대학 사회에서 포스텍은 우리나라 최초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포스코의 파격적인 지원에 따른 첨단 교육 연구시설과 우수한 교수진, 우수학생 선발로 기적 같은 발전을 이뤄냈다.

박태준 설립자의 제철보국에 이은 교육보국
포스텍은 지방에 세워진 신설대학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짧은 기간에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집중 현상, 명문대 선호사상의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서 지방에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포스텍의 성공은 지방에서도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사례를 보여 줌으로써 국내외 대학의 발전모델이 됐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 포스텍의 설립과 성장은 건전한 연구경쟁풍토를 조성해 우리나라 공과대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한편, 탁월한 연구성과로 일반 국민과 정부에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키고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포스텍의 성공은 국가 산업을 이끌 최고의 이공계대학을 만들겠다는 박태준 설립이사장의 교육보국(敎育報國) 철학과 이에 따른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스텍은 사립대학임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국가적 차원에서 21세기 산업을 이끌어 나갈 연구중심대학으로 설립됐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과 다른 특수성을 가진다.
포스텍 노벨동산 고 박태준 설립이사장의 조각상에는 ‘철강거인 교육위인’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세계적 거장으로 주목 받는 중국 조각가 우웨이산 교수가 ‘젊은이들이 박태준 설립이사장의 정신을 본받게 되기를 염원한다’는 뜻에서 새긴 것이다.
박태준 설립이사장은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이 고속 성장하면서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을 통한 산업의 고도화가 절실하고, 자주과학 자립기술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다. 과학기술의 대외의존 탈피와 국가간 두뇌 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과학과 첨단기술분야의 고급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강의 중심으로 진행되는 공대 교육의 비현실성을 깨닫게 된 박태준 설립이사장은 고급 두뇌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획기적인 인재확보 방안으로 대학설립을 구상했다.
그는 대학-산업체-연구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대학이 펜타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박 이사장은 당시 이론 위주의 이공계 교육, 지나치게 많은 교수 1인당 학생 수, 미흡한 산학협동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운영 방법을 쇄신해 대학의 규모와 학생 수가 적은 소수정예, 대학 산업체 연구소가 유기적으로 협동하는 연구중심대학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 포항공대와 LG전자간 산학협력식.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프라 보유
포스텍이 연구중심대학으로 설립되게 된 중심에는 박태준 설립이사장과 김호길 초대총장, 두 사람의 리더십이 있었다. 포스텍 설립이 추진되던 당시 연암공전 학장으로 있던 김호길 박사가 초대 총장 물망에 올랐다. 그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 의지, 추진력을 높이 산 설립이사장이 김호길 박사를 초대총장으로 선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CALTECH)을 모델로 소수정예 연구중심대학을 세우겠다는 박태준 설립이사장의 구상은 김호길 박사를 총장으로 내정하면서 더욱 구체적으로 실현됐다. 이들은 ‘학생 수는 적게, 교수는 많이 모집해 교수들의 강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연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자’는 연구중심대학의 원칙을 세웠다.
미국 칼텍CALTECH을 모델로 출발한 포스텍은 기초학문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 영향력이 큰 연구업적을 양산하기 위해 기초과학과 응용 학문이 혼합된 고유모델을 추진해왔다. 설립 당시부터 포스텍은 포스코-포항산업과학연구원으로 이어지는 산학연 체계를 구축했다.
김호길 초대총장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서 필요하다”며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제안했다. 그의 제안과 박태준 설립이사장의 빠른 결단으로 포스텍 설립 2년만(1988년)에 1,500억여 원의 가속기 공사가 착수됐으며, 1995년 세계에서 5번째로 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완공됐다. 2016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3번째로 완공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범국가적 대형 연구 인프라로서, 전 세계적으로도 방사광가속기 시설을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사례는 포스텍과 미국의 스탠포드대 뿐이다.
특히 1994년 세계 5번째로 구축된 국내 유일의 방사광 가속기 연구소는 설립 이래 학제간 연구와 국제 공동연구의 중심이 됐으며 지난 20년간 1만394건의 실험이 수행되고, 3만4,351명의 연구 인력이 이곳을 방문했다. 이 연구소를 통해 발표된 국내외 학술 논문은 4,774편, 국내외 학회에 발표된 성과가 3,811회에 달한다.
포스텍은 이러한 거대한 연구시설을 포함, 나노기술융합원, 생명공학연구소,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IBS(기초과학연구원) 캠퍼스연구단, C5(융합동)를 포함해 72개의 연구소를 운영, 활발한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김도연 포항공대 총장(왼쪽)이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개교 30주년 행사를 맞아 교내를 둘러보고 있다.

소수정예교육 통한 1만8,000여 글로벌 리더 배출
포스텍 대학설립본부는 1985년 8월 1일 김호길 박사를 초대총장으로 임용한 후 대학 설립 심의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교수 초빙 활동을 벌였다. 당시 대학 설립심의위원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과학자를 집중 초빙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성과로 포스텍은 개교 초기에 전원 박사학위를 소지한 석학 60여 명을 교수로 확보할 수 있었다. 1986년 당시만 해도 전원 박사학위를 소지한 교수를 초빙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한국인 석학을 유치하면서 포스텍은 중요한 발전 동력을 얻었을 뿐 아니라 주요 연구자들이 한국으로 귀국함에 따라 국내 과학계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또 포스텍은 설립 후 지금까지 매년 320명의 소수의 영재를 모아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김 호길 박사는 최초 학생 모집 시 입학생의 지원자격을 당시 학력고사 성적 280점(320점 만점)이상으로 제한하는 대모험을 감행했다.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입학하지 않는다면 학교의 문은 열고 교수들만으로 연구를 해 나겠다’는 뚝심과 배수진으로 우수학생을 성공적으로 모집했고, 설립 첫해부터 포스텍을 명문대 반열에 오르게 했다.
포스텍은 1991년(대학원은 90년) 첫 졸업식을 거행한 이래 지금까지 학사 6,819명, 석사 7,471명, 박사 3,319명, 총 1만7,627명의 졸업생을 배출해왔다. 이들은 국내외에서 명문대 교수나 기업 간부, 벤처기업 CEO, 연구원 등에서 글로벌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1986년 60여명의 교수진과 함께 출발한 포스텍은 2016년 현재 270명(비전임 포함 시 410명)의 교수진을 보유, 모두 각 분야에서 탁월한 교육?연구성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교수 한 명이 발표한 논문이 다른 교수 논문에서 인용된 비율이 세계 6위(국내 1위)에 이른다.
4년제 대학으로 101번째로 설립된 포스텍은 세계대학평가가 실시된 이래, 2010년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28위라는 높은 순위(더타임즈 실시 세계대학평가)에 올랐다. 이후 더타임즈가 실시한 설립 50년 이내 대학들만을 대상으로 한 세계대학평가에서도 3년 연속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잠재력이 가장 높은 대학으로 평가 받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연구중심대학’ 포스텍의 30년 여정은 모험과 도전의 역사였다. 연구중심대학부터 산학일체교수제 도입까지 우리나라 과학교육계에 관계된 파격적인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며 성장해왔다. 포스텍은 이러한 최초의 기록들에 그치지 않고, 설립의 바탕이 된 도전정신으로 미래 30년을 내다보고 있다.
포스텍 관계자는 "조상의 혈세라 할 수 있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세운 포스코, 그리고 그런 기업이 설립한 대학이라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을 만들기 위한 혁신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포스텍의 이러한 혁신은 곧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교육 100년을 위한 새로운 준비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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