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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최상대의 ‘공간에서 산책하는 삶과 인생’ 31

청와대

  • 입력 2017.01.06 00:00
  • 수정 2017.01.09 16:19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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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대 / 산터건축, 문화대로 대표, 전 대구예총회장

대통령의 탄핵 문제로 나라가 심각한 상황이다. 나라가 어수선할 때마다 대통령의 집 청와대의 터와 건축이 거론된다. 청와대는 북악산 경복궁 광화문에 이르는 한양도성 궁궐과 연결되어 풍수지리에 의해 계획되었고 나라의 큰일들을 풍수에 관련짓는 역사성 국민성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청와대 터는 일제시대 경복궁을 내려다보는 총독 관저 건물의 자리이다. 이승만 대통령 때 총독 관저를 ‘경무대’로 이름만 바꿔 사용했고, 윤보선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로 개명했다. 노태우 정권 때 지금의 청와대 본관, 관전, 춘추관 등을 콘크리트 한옥으로 신축했다.
청와대는 국가적 상징성과 건축적 기능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시대적으로 상징성 기능성은 시대에 따라서 비중과 역할이 달라진다. 절대왕권 독재시대에는 절대자의 공간과 집은 은폐되고 단절되고 거대해진다. 미국 워싱턴DC 공원의 백악관이나,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런던 다우닝가 10번가 영국총리관저는 건물 전체가 드러나 보이도록 개방적이다. 북악산아래 청와대는 무장공비 침투를 방어하는 듯 철저히 은폐되어서 도시와 국민과는 철저히 단절하고 있다.
민주화의 급물살 속에 사회현상과 함께 건축의 상징 기능도 달라졌다. 평화롭고 좋은 세상이었다면 북악산 아래 청와대는 ‘경복궁 경회루의 전통건축미와 함께 우아한 한국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블루 스캔들로 어지러운 지금에는 ‘콘크리트 한옥으로 지어진 짝퉁 건축, 소통불능의 구중궁궐’로 비하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본관은 업무동 춘추관에서 500m 떨어져있고 대통령사제 관전에서는 300m 떨어져있다. 경내에서도 차를 타야하고 10분 이상씩 걸어 다녀야 한다. 마치 산속의 전통사찰 배치처럼 한적하여 대통령과의 소통은커녕 회의시간이 아니면 각료들은 대면보고 한번 어려운 시스템이었다.
백악관은 집무실 보좌관 사저가 모두 한 건물에 있어 마치 업무용빌딩과 다름없이 풀가동되고 있다. 그래서 인턴직원과의 은밀한 프라이버시(?)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대통령의 나라인 것이다.
국민들은 하루빨리 개헌과 함께 기대하는 국정운영이 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청와대의 업무 집무 공간을 통합하여 24시간 풀가동이 준비된 ‘국가중심공간 청와대’로 거듭나길 바란다. 또한 일부 외부공간은 경복궁과 연계하여 시민공원으로의 개방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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