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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영덕고속도, 경북동해안 관광지도 바꿨다

  • 입력 2017.01.05 00:00
  • 수정 2017.01.06 16:17
  • 기자명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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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10일… 영덕 대박 구룡포 긴장

영덕, 해맞이 관광객 사상 최다

강구항 횟집 평일에도 문전성시

대게 유통업자, 포항 원정경매

구룡포, 영덕 싹쓸이에 초긴장

 
▲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으로 영덕관광객이 급증한 가운데 지난 1일 영덕풍력발전단지 내 도로는 외지 관광객들이 몰고온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
▲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으로 영덕관광객이 급증한 가운데 지난 1일 영덕풍력발전단지 내 도로는 외지 관광객들이 몰고온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


지난달 26일 상주-영덕구간 개통으로 당진-영덕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서 영덕군이 대박을 맞았다.

반면 대게 어획량으로만 따지면 국내 최대 어항인 포항시 구룡포는 초긴장하는 등 희비의 쌍곡선이 그려지고 있다.

경기 화성시에 사는 김연행(70)씨는 지난달 28일 동네 주민 25명과 버스를 빌려 영덕군 강구항에 와 점심으로 대게찜 등을 먹고 귀가했다. 집에서 3시간30분만에 도착한 일행은 오전 일찍 출발한 탓인지 영덕 미식관광을 여유롭게 마치고도 해 떨어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으로 경부고속도로 등으로 돌아갈 때보다 1시간 이상 단축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게 가격이 생각보다 너무 비싸 실컷 먹진 못했지만 말로만 듣던 영덕 대게를 현지에서 맛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예전에는 오가는데 워낙 많은 시간이 걸려 엄두조차 못 냈지만 이젠 당일치기 관광코스로 그만”이라고 말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 이후 영덕은 외지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강구항 대게집은 물론 일반횟집과 북쪽 축산항까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기쁨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부 횟집은 개통 후 최근까지 억대의 매출을 올렸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항구뿐 아니라 영덕읍내도 관광객들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모(45ㆍ영덕읍)씨는 “고속도로 개통이 이렇게까지 효과가 클지 몰랐다”며 “강구항으로 몰리던 차량이 영덕읍으로 밀려와 영덕시장까지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과 2017년 1월1일 2일간 영덕IC 통과차량은 3만대가 넘고, 이 중 절반 이상이 대전지역에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 특히 충청과 수도권 관광객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에는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해 공식해맞이행사가 모두 취소됐지만 영덕 해맞이명소에는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렸다. 경북도에 따르면 강구면 삼사해상공원과 해맞이공원 등에는 25만 명이 넘는 외지 관광객이 찾았다. 지난해(10만 명) 2.5배에 이른다. 영덕군 관계자는 “AI로 축제가 취소돼 관광객이 줄 것으로 우려했는데 되레 급증했다”고 말했다.

반면 동해안 대게 잡이 어선의 70%가 정박하는 포항 구룡포 지역은 울상이다. 이전까지도 구룡포항을 통해 잡힌 대게가 영덕으로 넘어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팔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개통 후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구룡포지역 대게식당 매출은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 후 크게 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구룡포수협 위판장에는 영덕 횟집의 활어차 수십 대가 대게 물량 확보를 위해 주변에 진을 치고 있다.

구룡포어민 김모(57)씨는 “요즘 새벽 위판 때 영덕 상인들의 활어차가 40~50대씩 들어와 대게를 싹쓸이해 간다”며 “영덕대게가 유명한 것도 속상한데 고속도로 개통으로 손님을 뺏긴 것 같아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앞으로 관광ㆍ스포츠ㆍ농수산물 유통 분야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올 연말 동부중부선 철도가 개통하면 관광객이 더욱 몰릴 것으로 보고 강구해상대교, 고속도로 IC해안연결도로 건설, 연안유휴지 휴양시설 조성 등에 차질이 없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올해 20주년으로 3월에 열리는 영덕대게축제까지 영덕 사상 최대의 관광객이 찾을 전망”이라며 “교통편의 제공과 환경정비 등 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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