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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최상대의 ‘공간에서 산책하는 삶과 인생’ 29

학강미술관

  • 입력 2016.11.16 00:00
  • 수정 2016.11.28 15:31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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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강미술관 스케치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은 국민들에게는 특별한 미술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제 강점기에 간송 전형필선생이 사재를 털어 국보급 미술품들을 지켜온 유명한 일화들과 가치있는 고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최초의 사설미술관이다. 그리고 간송의 뜻을 이어서 전통미술 정신과 이론을 연구해온 사숙私塾이기도 하다. 소장 작품들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6부로 나누어서 3년 동안 전시하였고, 지난해 7월에는 대구에 간송미술관 분관 건립이 발표되었다.
지난 10월10일 대구 이천동 골목길 안에서는 학강미술관이 개관되었다.
고미술품을 수집하고 소장해온 한국화가 김진혁 관장은 40여년을 살아온 주택을 미술관으로 탈바꿈하였다. 개관 포스터 타이틀 <미치다-추사와 석재를 품다>에서 말하듯, 학강미술관은 건축의 근본을 중시하고 있다. 마태산 꼭대기에 앉은 작은 미술관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거상 ‘미치다’가 지은 적산가옥 별장이었다 하니 100여년이 다 되어가는 중요한 근대건축의 유산이다. 해방이후 1946에는 ‘봄나들이’ 동요작곡가 권태호의 ‘대구음악원’으로 사용되었고 1977년 김관장의 부친께서 소유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서쪽 길에서 대문을 들어서면 동향집의 뒤쪽이 현관이다. 동쪽 안마당으로 시가지 전경을 바라보지만 지금은 울창한 나무들에 가려지고 아파트 연립주택 등으로 주변 환경이 바뀌었지만 이 자리를 그대로 지켜왔음은 존경스런 일이다.
집의 특이함은 일본식 조각슬레이트 지붕, 홍송 마루바닥, 벚나무 목재기둥 콘크리트 옹벽 구조 등 오래된 것, 원형을 살리기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집주인은 고서화를 수집하고 보관해 왔듯, 오래된 집의 원형을 보존하고 아껴온 것이다. 남측 담벽 구조단면에는 세월의 변화 과정이 단층 겹겹이 쌓여있을 볼 수가 있다.
대지면적 140여 평에 본채(40평)와 창고(5평)의 집이다. 당연히 생활 집은 개조 증축도 되었지만 거의 사라진 근대 적산 가옥모습으로 복구가 되어 건축적 가치도 함께 전시될 수 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번 개관을 통해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추사화첩의 희귀성과 함께 100여년 세월의 적산가옥을 공개한다는 의미가 함께 있을 것이다.

▲ 최상대 / 한터건축문화대로 대표전 대구건축가협회회장전 대구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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