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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과학기술원 '혁신'교육 눈길

  • 입력 2016.10.31 00:00
  • 수정 2016.11.03 17:38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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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과 단일학부제 기반 문제해결역량 함양

▲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야경. DGIST 제공

무학과 단일학부제 등 이공계교육 혁신의 아이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재학생들이 졸업 후 적응성을 높여 주기 위한 학부 그룹연구 프로그램(UGRP, 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gram)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혁신적 교육프로그램으로 교육만족도를 높이는 등 무학과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DGIST에 따르면 2017년도 학부 신입생 수시 모집 경쟁률은 210명 모집에 2,332명이 지원, 11.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8.6대1 보다 훨씬 높아진 수치다.

이는 학부전담 교수제와 자체개발한 전자교재, 문제해결형 UGRP 등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한 이공계 혁신 교육이 정착단계에 들었음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학부전담 교수제로 알찬 교육

학부전담 교수제는 보다 좋은 이공계 학부교육을 위한 것으로, 교육이 연구의 하위개념이 전혀 아니라는 교육철학에서 비롯된다. 연구 보다는 강의와 전자교재 개발 등에 주력한다. 연구중심대학에서 논문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치명적일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하는 인재를 교수로 선발했고 이에 걸맞은 대우를 해 주고 있다. 교원평가시 일반 교수와 다른 평가잣대를 적용하고, 1단계 전자교재 개발이 완료되면 근무시간의 50% 범위 내에서 연구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신성철 총장은 "논문을 쓰지 않는다고 논문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되레 연구 중심 교수보다 더 열심히 논문을 읽어야 최신 기술동향에 뒤떨어지지 않고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UGRP프로그램에 참가한 3학년생들이 지도교수와 함께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고 있다. DGIST제공
▲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UGRP프로그램에 참가한 3학년생들이 지도교수와 함께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고 있다. DGIST제공

문제해결 역량 강화 연구프로그램 눈길

특히 UGRP는 최근 기업이나 공직사회 등 우리 사회에서 단순히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보다 문제해결능력을 중시하는 추세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학부생들은 3학년 때부터 1, 2학년 때 배운 기초과학, 공학 지식 등을 토대로 DGIST 대학원 교수나 연구원, 각 분야 전문가의 지도 속에 특정 주제를 해결하면서 이에 필요한 지식과 팀워크를 기반으로 한 협업, 리더십, 창의성 등을 배우게 된다.

10월 현재 135명의 3학년생들이 5명 내외씩 그룹을 지어 ▦기초과학간 융복합연구인 프렌시스크릭 ▦기초과학과 공학간 융복합 연구인 장영실 ▦기초과학과 인문사회학간 융복합연구인 정약용 ▦산업체 협력 및 과학 벤처 등을 주로 연구하는 빌게이츠 코스 등 4개 코스 29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을 지원하는 전문가그룹엔 DGIST교수와 연구원, 변리사 등의 외부전문가를 포함해 모두 45명이나 된다.

프로젝트 주제는 학생들이 내거나 교수 등의 제안으로 이뤄지며, 4학년 때부터는 일종의 산학협력 형태로 지역 산업계가 직면한 애로기술 등을 해결하는 과제도 추가할 예정이다. 학부교육으로 유명한 미국의 하비머드공대, 올린공대 등에서는 산업체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학생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해결하는 연구를 진행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급변하는 지식사회 부응한 전자교재

전자교재도 다른 대학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급변하는 기술과 지식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도입했다. 무엇보다 일반 종이 책은 개정판을 내기 전까지는 바뀐 내용을 반영하기 어렵지만, 전자책은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총 41종을 개발했으며 2020년까지 64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부분 수업은 전자교재로 이뤄진다. 일부 대학원교수가 담당하는 수업이나 실험 등 종이책은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운동선수도 기초체력 튼튼해야 좋은 성적 낼 수 있어

무학과 단일학부제 교육이 역설적으로 졸업 후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인력을 양산할지 모른다는 지적에 대해 신성철 총장은 기우라고 못박았다. 신 총장은 "융복합 인재는 졸업 후 어떤 분야에 진출해도 잘 적응할 수 있는, 기초지식이 탄탄한 인재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큰 힘이 들것 같지 않아 보이는 사격이나 양궁 같은 종목도 기초체력이 성적을 좌우하지 않냐. 기초가 탄탄해야 학부 졸업 후 취직을 하든 진학을 하든 잘 할 수 있다. 무학과 단일학부제라는 것, 국내 대학 처음으로 시도하는 제도로 그 누구도 가 본 적이 없어 위험부담도 컸다. 이런 중차대한 결정을 혼자만의 생각으로 했겠나. 국내외 기업 CEO등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았고 대부분이 무학과 단일학부제를 통한 융복합형 인재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생명과학이나 반도체 등 응용과학기술은 1학년 때 배운 내용이 졸업할 때 즈음이면 쓸모 없게 되는 일도 허다하다"며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 기업은 현장에서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인력을 원했지만 지금은 확장성이 좋은 인재로 선호도가 변했다"고 덧붙였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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