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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기 박사의 조곤조곤 미스코리아 이야기(8)

아름다움의 철학적 의미

  • 입력 2016.10.01 00:00
  • 수정 2016.10.13 17:39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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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포스킨피부과 민복기 원장

영문학자이자 연극번역가인 오화섭(吳華燮1916~1979)선생은 여성의 미의 개념은 불가분의 인과관계에 놓여 있다고 했다. 여성은 자신이 미를 추구함으로써 영원한 매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그것은 곧 여성의 생활이고 자기보호의 자연법칙이요, 나아가서는 남성과의 공동생존을 위한 상대적인 에너지의 발산이란 것이다.
신일철(申一澈, 1931~2006) 전 고려대교수는 미적 불감증은 여성의 자살이라 표현했다. 진리가 마음이라면 그것이 밖으로 나타나 보이는 것이 ‘미’라며 미와 매력을 창조하는 데는 불로소득이란 없는 법이라 했다.
여류 수필가 박현서(朴賢緖1924~1990)선생은 미술작품인 조각이 음영의 미묘한 교차에 의하여 훌륭한 작품이 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아름다움도 본연의 미와 매력에 인공이 보태어 이루어지는 꾸밈이나 화장으로 인하여 한결 빛나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이요식(李堯植) 전 한일여성친선협회 회장은 아름다운 외모가 완전한 미를 갖추는 데 충분한 조건이 될 수는 없으며, 또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마음씨만으로도 충분한 조건을 이루기는 어렵다 했다. 우리는 언제나 이 양자를 겸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소설가 박경리(朴景利1926~2008)선생은 아름다운 표정이 미모보다 더욱 사람의 마음을 끈다고 했다. 이는 테두리보다 담겨진 내용을 취하는 현대인의 지성 때문이라 여겼다.
이렇듯 미인의 조건은 굳이 아름다운 자태를 갖기보다는 품위와 교양과 아름다운 마음씨를 소유하는 것이며, 자기의 세계가 뚜렷한 여성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피부과 전문의들은 미인에는 특별한 조건을 두지 않더라도, 깨끗한 피부는 뺄 수 없는 미인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 말한다. 건강한 피부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는 2004년 대한피부과의사회 상임이사들이 미스코리아 노메이크업 심사기준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철학적, 문학적 깊이 있는 사고 역시 주관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얀마의 한 부족은 목에 링을 여러 개로 칭칭 감고 목을 새처럼 길게 만들어서 미인이라고 한다. 목에 상처가 나고 녹이 나서 피부가 벗겨져도 어려서부터 그것을 이기고 결국엔 평생을 그 링과 함께 살고 있다. 이렇게 해야만 미인이기 때문이다. 미얀마 부족은 여자들의 온몸에 문신을 하기 위해 칼로 상처를 내서 일부러 치료하지 않고 덧나게 만들고 그 흉터가 많을수록 아름다운 여자라 한다. 서태평양의 섬나라에서 미인은 가장 뚱뚱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 섬은 해일이 자주 일어나는데, 한번 해일이 일어나면 일 년씩은 굶기를 밥 먹듯 해야 한다고 한다. 수확기에 접어들었을 때 해일이 한 번 더 일어나면 이년을 굶을 수도 있다. 남자들의 눈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란 일차적으로 종족을 유지시킬 수 있는 여자이다. 그렇다면 2년을 굶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여자, 즉 뚱뚱한 여자다. 그래서 이 부족의 미인은 뚱뚱한 여자이다.
진정한 미인의 얼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외형적인 미를 중시하는 사회적 풍조와 사람들의 편견 때문이다. 사실 우리 주위에 아주 흔하게 보이지만 알아채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유교윤리에 입각한 ‘현모양처’를 여성이 삶을 통해 이뤄야 하는 아름다움으로 생각했다.
현대에는 미의 기준이 산업사회의 특성에 맞게 많이 달라졌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모든 분야에서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하고 일을 사랑하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여성들이 새로운 형태의 미인으로 떠올랐다. 우리 사회를 주도해 나가고 있으며 세상을 밝혀 나갈 많은 여성 리더들은 더욱 아름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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