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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높디높은 문턱… 구미지역 도서관

  • 입력 2016.06.12 00:00
  • 수정 2016.06.13 09:28
  • 기자명 추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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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확대 급급… 전용도서관 없고 편의시설 태부족

▲ 경북 구미시 6곳의 도서관 자료실 입구가 도난방지 시스템으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폭이 좁아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경북 구미 지역 공공도서관의 열람석과 장서 수 등 양적인 측면에선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은 낙제점이라는 지적이다.

구미시 등에 따르면 구미지역엔 도립구미도서관을 비롯, 구미시립중앙도서관과 인동 봉곡 선산 상모정수 등 6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한국문화산업진흥원의 2015년 전국문화시설총람에 따르면 구미지역 6개 도서관 열람석은 5,300여 석으로 보유중인 장서는 101만 9,000권이다.

이는 인구 40만 명 이상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인구대비 열람석은 전국 1위, 장서 보유 수는 전국 3위에 해당한다. 경북도내에선 열람석이나 장서보유 면에서 당연 1위다.

하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을 낙제점이나 마찬가지다. 6개 도서관 중 자료실 안에 시각장애인을 위해 별도의 서고를 마련한 곳은 경북도립, 구미시립중앙도서관 2곳뿐이다. 그나마 보유중인 점자서적은 20~30권으로 있으나마나 한 수준이다. 타 지역 일부 도서관에서 갖추고 있는 점자교육실이나 출력실, 녹음실 등은 언감생심 꿈조차 꾸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6개 공공도서관 모두 자료실 출입문에 도난방지시스템을 설치,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출입조차 못한다는 데 있다. 게다가 장애인용 화장실을 청소도구 보관 공간으로 쓰는 경우도 있어 화장실 이용에 불편을 겪게 하고 있다.

구미시가 2018년 준공 예정으로 올해 옥계동에 착공할 양포도서관도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5,343㎡에 이르고, 종합자료실, 어린이 자료실, 스터디룸, 주민공부방, 문화교실까지 있지만 장애인용 공간은 따로 없다.

시각장애인 자녀를 둔 김모(55)씨는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구미장애인복지관에 가서 점자 책을 읽게 하는 것 말고는 독서의 기회가 없다”며 “특수학교 졸업과 동시에 모든 문화서비스가 끊겨 집안에서만 생활하거나 장애인거주시설로 보낼 수밖에 없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시에 따르면 등록 장애인은 1만4,975명으로 전체 인구의 3.56%를 차지한다. 시각장애인이 1,540명, 중증장애인 6,030명 기타 7,405명이지만 장애인 전용 시설은 구미장애인복지관 단 한 곳뿐이다.

반면 비록 인구가 20여 만 명 많긴 하지만 전북 전주시엔 시각장애인 전용 도서관이 있고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방학기간에는 일반 시민들이 열람석을 다 차지, 장애인들은 어렵게 도서관을 찾았다가 발길을 되돌리기 일쑤다.

수시로 도서관을 찾는다는 한 지체장애인은 “도서관에 책은 많지만 편히 앉아 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며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도서관 시설이나 규모에 비해 인력이 부족,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에 한계가 있다”며 “예산이 닿는 한도 안에서 장애인편의시설을 최대한 확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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