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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최상대의 ‘공간에서 산책하는 삶과 인생’ 24

  • 입력 2016.05.04 00:00
  • 수정 2016.06.02 10:46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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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미술관 전경 스케치

5년의 시간에 생각하는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은 2011년 5월에 개관하여 5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벌써 3대 관장 임기에 들어섰으니 초창기라 하기에는 어느 듯 한창 성숙되어 가는 기간이다.

5년 전만 하더라도 대구는 시립박물관(국립박물관이 있을 뿐)도 시립미술관도 갖추지 못한 도시였다. 미술관 건립은 도시 위상을 나타내는 과제였기에 지역의 문화 예술계 뿐 아니라 시민들의 열망으로 기획 13년 만에 비로소 탄생하게 되었다. 개관당시의 우려에 비추어서 작금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발전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개관 당시에는 여러 비난의 여론들과 언론보도들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지적들이 만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도심 외곽지에 위치하는 미술관의 입지(월드컵로, 삼덕동)와 교통편의 문제에 대한 지적과 시민 여론은 매우 따가웠다. 당시 필자는 어느 매체에 아래 같이 글을 썼던 적이 있었다. ‘대구미술관은 여유의 미학이 존재하는 문화공간이다.

타 도시형 미술관에 비교해서 자연 속에 위치하여 여유있는 미술관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교통편의성, 접근성 문제와 다소 상충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그러나 교통의 문제점은 도시의 확장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기획 당시부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처럼의 고립성을 지적했지만 불가피성은 다른 장점으로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전주 도립미술관, 포항 시립미술관들의 입지들도 차이는 있겠지만 도시 외곽지에 위치한다. 도심지 높은 땅값은 공공시설 하나 건립하기에 쉽지 않기에 유휴공간의 활용은 불가피하며 야외조각공원 등의 외부공간의 확보에는오히려 큰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건립당시, 미술관 주변은 포도밭뿐인 벌판이었다. 인근의 대구스타디움과 ‘칼라스퀘어’에는 쇼핑몰 할인마트 멀티플렉스가 있다. ‘육상진흥센터’ ‘삼성 라이온즈 파크’가 완공되었고 ‘수성알파시티’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지금은 도시 외곽지라고 치부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개관이 늦아진 원인이기도 했던 부속시설 컨벤션센터는 민간투자방식에 따른 예식장 기능의 수익사업의 일환이다. 다목적 공간 활용에 걸맞기도 하며 시민들에게 서비스되는 주차장 넓고 공기 좋은 여유로운 시민편의 장소라 생각된다. 주말 예식장 시민들 발걸음이 미술관 관람도 겸한다는 긍정적 기능이 있는 것이다.

3층 미술정보센터는 국내외 관련 자료가 가득하지만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정숙함은 오히려 전문가들의 전용 활용공간일 것이다.

당장 필요한 공간은 아트샆 카페테리아 어린이공간이다. 관람객 수요(수익성)가 많으면 당연히 확보될 공간들이지만 복합 공간으로 필요한 시대적 문화적 기본적 공간이다. 외국이나 서울에서도 박물관 미술관등 공공시설의 평일 낮 어린을 동반한 주부 관람객에 대한 배려와 활용의 실체를 흔히 경험할 수 있다. 낮시간 젊은 엄마들이 어린이와 함께 관람 교육 친교의 공간 활용으로 일상의 낮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기획해보자.

최근 대구미술관에 관련한 몇 가지 이슈들이 문화계와 언론에 부각되었다.

지난해 지역의 인사가 평생 수집한 작품 600여점을 대구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기증 작품 가운데 이인성의 `연못` 에 대한 진위 논란이 제기되었다. 천경자 이우환 작품 위작 논란으로 미술계가 어수선한 와중이었다. 공공미술관에서 작품에 대한 심도 깊은 진위 평가과정이 있었느냐?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작품을 작가 이름으로 공개할 수 있느냐? 이에 미술관 측은 긴급 기자회견까지 가져다.

또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금액 대의 작품 기증자에 대한 예우로서 미술관 ‘어미홀’ 명칭을 기증자 이름으로의 개명 추진 또한 구설수에 올랐다. 재정이 열악한 초기 미술관의 소장 작품이 없다는 여론과 비난, 그리고 모처럼의 대규모 기증 작품들에서의 시끄러운 논란,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느 누가 쉽사리 미술품 기증을 하겠는가의 문제이다. 급기야 관장은 임기 전 사표를 던졌다.

지역의 문화 발전 위상을 위해서는 미래적 지향적 지적은 필요하며 문화적 담론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한 문제의 제기가 음해성 동기로 촉발되어서는 안 되며 미술관을 사랑하는 시민정신으로 ‘과유불급’도 생각해 보자.

▲ 최상대/ 한터건축대표, 전 대구건축가협회회장, 전 대구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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