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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승민 지역구에선 찬반 격돌

  • 입력 2016.03.24 00:00
  • 수정 2016.03.24 09:47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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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망덕한 유승민” vs “간신만 살아남는 새누리당”

젊은 층은 유승민, 장노년층은 반 유승민 많아

여론조사로 선거결과 예측 불가능… 투표율 영향 클 듯

▲ 지난달 2일 대구 동구 공산동 팔공새마을금고 앞에서 유승민 위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총회에 참석한 유권자들에게 앞다퉈 인사하고 있다.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배은망덕이다, 누구 덕에 국회의원 배지 달았는데….” “바른 말하면 잘라내는 새누리당은 간신 집합소다.”

23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무공천과 탈당 여부로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은 온 종일 들끓었다.

주민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승민 공천사태를 놓고 갑론을박 했다. 지역구를 포함, 보수 텃밭인 대구 전역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최고 가치로 치는 맹목적 새누리당 지지파와, 새누리당의 치졸한 공천 행태를 성토하는 유승민 동정론자들이 얼굴을 붉혔다.

대구 동구 지묘동 백모(50ㆍ회사원)씨는 “유승민을 누가 키워줬나. 자신을 키워준 대통령에게 맞서 제 목소리만 낸 것은 순전히 인기관리 차원”이라며 “4년 전에는 유승민을 찍어줬지만 이번에는 절대로 지지할 수 없다”고 유 의원을 배신자로 낙인했다. 장노년의 다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유 의원의 총선 구도를 박 대통령과 배신자의 대결로 보고 있었다. 동구 방촌동 이모(76) 할머니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될 일”이라며 “남자가 무슨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혀를 찼다. 배모(53ㆍ자영업)씨도 “그래도 대구 사람이 의리를 지켜야지”라며 “주변에도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무래도 장년층 이상은 ‘그래도 1번’이라는 사람이 많다”며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를 다녀간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공천 행태에 실망한 유권자들은 일찌감치 유 의원 동정론으로 돌아섰다. 방촌동 전모(57ㆍ회사원)씨는 “새누리당 당원인 유승민에게 ‘네가 결정해라’고 등 떠미는 정당이 우리나라 제1 정당의 현주소”라며 “박해 받는 유승민을 위해 가족들에게도 ‘유 의원을 찍어야 한다’고 다짐을 받았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생각도 유 의원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다. 같은 동네의 김모(32ㆍ자영업)씨는 “오만방자한 새누리당이 유 의원 한 명을 쳐내기 위해 유권자를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완장을 차고 공천을 주무르고 있는 꼴도 신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대구의 다른 선거구에서도 격론이 벌어졌다. 유승민 동정론자들은 “‘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라는 유 의원의 말이 틀린 게 뭐가 있냐”며 “입바른 소리 한다고 쳐내면 새누리당에는 간신배만 남게 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반대자들은 “당원으로서 박 대통령의 복지정책에 의문이 들면 내부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든지, 그것도 안되면 새누리당을 떠나는 것이 맞다”며 “자신만 옳은 인물로 남으려는 속셈이 너무 뻔히 들여다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천 행태가 유승민 의원을 거물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동시에 지금까지 여론조사로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것도 ‘넌센스’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본선에선 유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높지만 투표율이 낮은 젊은 층들의 행태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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