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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풍기인삼으로 글로벌시장 공략”

초대석 권헌준 풍기인삼농협조합장

  • 입력 2016.02.21 00:00
  • 수정 2016.02.22 15:12
  • 기자명 이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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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재배농민 출신 조합장

포화상태 국내 인삼시장,‘황풍정’ 브랜드로 돌파구

▲ 권헌준 풍기인삼농협조합장

우리나라 인삼재배의 발상지인 경북 영주시 풍기가 만들어 낸 인삼브랜드 ‘황풍정’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풍기는 조선 중종 때인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이 진상품인 산삼채취를 위해 민초들이 고통 받는 것을 보고 산삼씨앗을 채취해 심으면서 인삼재배가 시작된 곳이다. 유서 깊은 이곳에서 풍기인삼농협은 국내인삼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베트남 대도시 곳곳에 대리점을 개설하고 인삼분야에서는 최초로 이슬람 국가 현지에서 할랄 인증을 받는 등 ‘세계제일 풍기인삼’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권헌준(59ㆍ사진) 풍기인삼농협 조합장은 풍기인삼르네상스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풍기는 인삼재배의 원조이지만 대기업의 내수시장을 장악하는 판국에 다른 지역 인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높다는 약효 하나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불투명한 인삼시장 때문에 6년근 인삼재배를 꺼리는 등 인삼재배가 주춤한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해외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황풍정 브랜드를 들고 해외시장 개척의 선봉에 선 권 조합장을 만나 풍기인삼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_한국산 인삼은 다 고려인삼 아닌가. 풍기인삼을 세계제일이라고 하는데 근거가 있나.

“풍기인삼은 삼국사기에 신라시대(서기 734년) 당 현제에게 풍기 소백산 일대에서 채취한 산삼을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중종 때 신재 주세붕선생이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하면서 산삼종자를 채취해 재배한 것이 우리나라 인삼재배의 시초였다. 지금도 풍기에서는 주세붕 선생을 인삼재배의 원조로 받들어 모시고 있다. 풍기인삼이 다른 지역에 비해 사포닌 함량이 높고 조직이 치밀하며 단단하다. 그것은 풍기가 소백산맥 자락의 분지형으로 해발 250m, 연평균 20도 이하의 선선한 날씨가 유지된다. 유기물이 풍부한 양질의 토양과 배수가 잘되는 토질 특성으로 인삼생육에 가장 적합한 땅이다. 햇빛을 차단해야 하는 인삼재배 특성상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생육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데, 소백산 죽령을 넘어오는 바람이 이런 문제를 막아준다. 수확시기도 다른 지역보다 한 달 가량 늦은 10월 중순에 캔다. 그 만큼 단단하고 향이 풍부하다. 가공용 원료삼으로서 최고로 평가 받는다.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 1년근 묘삼을 옮겨 심는 이식재배를 고집하고 있다. 비용은 더 들어도 약효는 최고다.”

_해마다 열고 있는 풍기인삼축제 때 정작 풍기인삼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풍기가 인삼재배의 원조이지만, 정작 인삼재배가 본격화한 것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 재난이 없는 십승지지(十勝之地)를 찾아 이주한 개성 출신들이 대거 정착하면서부터다. 이들은 고집이 세서 전통 재배방식을 고수하려 한다. 다른 지역에선 판매에 유리한 추석에 맞춰 수확시기를 유연하게 가져가는데, 이들은 약효가 가장 높은 10월 이후를 고집하고 있다. 축제는 인삼 캐기를 시작하는 10월 초순에 열리다 보니 물량이 부족한 편이다. 기온 때문에 축제시기를 무작정 늦추는 것도 어려움이 있지만 축제시기 조정도 고민 중이다.”

_풍기인삼, 어느 정도 수출하고 있다.

“중국 수교를 전후한 1990년대부터 수출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수출규모는 연간 2억∼3억 원 정도였는데, 예부터 전해져 온 고려인삼의 명성 때문에 다른 농산물보다 빨리 수출할 수 있었다. 2010년 100만 달러, 2014년 630만 달러(75억 원)를 달성했고 지난해 12월 제52회 무역의 날에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중국에는 2014년 웨이하이시, 2015년 상하이에 전문판매점을 열었고 베이징도 상담 중이다. 풍기인삼조합 연간매출 250억 원 중 수출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홍콩 미국 일본 호주 베트남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_최근 베트남에 대리점을 개설했다는데 현지 반응은 어떤가.

“1년 전부터 시작해 지난해 12월 현지 동포사업가와 총판 계약을 맺고 최근까지 호찌민시에 5개의 매장을 열었다. 하노이 하이퐁 등 올 연말까지 모두 15개의 전문판매장을 개설하는 것이 목표다. 베트남에서 내년 매출 목표는 10억 원이다. 황풍정 홍삼엑기스와 6년근 봉밀홍삼절편 홍삼차 등 30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추석 설 등 명절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고 화려한 제품포장을 선호하는 특성이 있다. 5월 이전에는 베트남 공영방송에 미스베트남 출신을 모델로 미인과 홍삼의 연관성을 홍보하는 광고도 할 계획이다”

_인삼을 할랄 인증 받은 계기와 앞으로 계획은.

“황풍정은 물론 다른 몇몇 회사 제품도 수년 전부터 국내의 할랄인증 대행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아 일부 이슬람국가로 수출을 해 왔지만 한계가 있어 정식 인증을 받게 됐다. 인증대상 제품은 홍삼제품으로 인삼분야에선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우리의 식약처에 해당하는 아랍에미리트(UAE) 표준측량청으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제품만 쓴다는 것이다. 인증기관에서 조사요원을 풍기로 보내 인삼재배 과정이나 홍삼제품에 동물성 재료 사용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갔다. 1년 전부터 두바이로 수출 중인데, 이번 할랄 인증을 계기로 중동 수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할랄 박람회와 8월 서울 코엑스의 할랄 엑스포에 참가해 황풍정의 이슬람 국가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_앞으로 한국 인삼산업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삼 소비부진과 가격하락으로 생산농민들의 어려움이 크다. 내수시장 활성화와 수출증대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꾸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인삼농가들도 세계인삼과 경쟁에서 우리 인삼이 우위를 지키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힘들더라도 친환경재배를 통한 고품질 인삼 생산을 늘려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도 안전한 건강식품으로 인삼을 선호하고 소비를 늘려 나갈 것이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약력

인삼경작 10년

풍기인삼농협 대의원 및 이사

제35대 풍기인삼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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