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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사 예산 확보 후 입장료 한껏 인상키로

  • 입력 2016.01.24 00:00
  • 수정 2016.01.26 09:59
  • 기자명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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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상하려다 포항시 요청으로 잠시 보류

경북 포항의 보경사가 매표소 입구에 요금 인상 공지를 게시하고 있다. 독자 제공.

올해 10억 원이 넘는 사찰 지원 예산을 확보한 경북 포항시 보경사가 최근 문화재관람료 최고 40%(1,000원)나 올리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말 포항시의회의 사찰지원 예산 심사 때 포항시민에 대해 할인했던 관람료도 2개월 만에 원상회복해 혈세지원을 노려 ‘성의’를 표시하는 시늉만하다가 막상 예산을 확보한 뒤 포항시의 뒤통수를 쳤다는 지적이다.

보경사 측은 현행 2,500원(일반 개인 기준)인 문화재관람료를 3,500원으로 1,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1,700원에서 2,000원으로 300원 올리기로 했다. 또 지난달 초 포항시민에 한해 2,000원으로 500원 할인해 주던 것을 다시 2,5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사찰 측은 21일부터 인상된 요금을 징수하려다가 포항시의 요청으로 일단 보류했다.

사찰 측은 경내에 보물 제1868호인 적광전 등이 있다는 이유로 국비 지원과는 별개로 포항시 등에 수억 원의 예산을 요구했으나 포항시의회가 문화재 관람료 문제를 지적하자 지난달 초부터 포항시민에게 500원을 할인키로 하고 매표소에서 신분증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경사는 올해 적광전 방재설비 2억4,000만원 등 국비 7억7,650만원을 합쳐 총 11억2,5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지만 이중 6억 원은 승려들의 수양공간인 ‘원응료’ 개축비로 문화재와 전혀 상관없는 시설이어서 논란을 빚었다. 포항시의원들은 예산 심사 직전에 보경사측으로부터 도자기 세트를 선물 받아 말썽을 빚기도 했다.

포항경실련 정휘 집행 위원장은 “보경사가 엄청난 세금을 지원받으면서 입장료를 대폭 인상키로 한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포항시와 의회가 예산을 퍼주더니 결국 보경사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보경사는 사찰을 방문하지 않는 내연산 등산객까지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입장료를 받아 논란을 빚고 있다.

보경사 관계자는 “오랫동안 입장료 인상을 하지 않아 종단의 승인을 받아 현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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