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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봉사상 가로채기 논란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이 독단적으로 가로챘다” 주장

  • 입력 2016.01.11 00:00
  • 수정 2016.01.12 09:41
  • 기자명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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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칠구 경북 포항시의회 의장(오른쪽)이 지난 5일 열린 포항시의회 신년교례회장에서 김우현 포항시의원에게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 명의의 ‘의정봉사상’을 전달하는 모습. 

그러나 이칠구 의장은 경북지역 기초의장들의 합의 없이 전국시군자치군의회 의장에 의정봉사상을 요구해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이 전국 226개 기초의회 의장들의 모임인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이하 전국의장협의회)’가 주는 의정봉사상을 가로챘다는 주장이 제기돼 말썽이다.

전국의장협의회 경북도회장인 이철우 울릉군의회 의장은 지난달 전국회장인 천만호 부산 동래구의회 의장으로부터 “얼마 전 의정봉사상 상패를 포항에 잘 전달했다”는 전화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경북지역 기초의회 의장들이 협의한 뒤 경북도회장인 자신의 추천을 통해 수상자를 결정하는데 그런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듣는 얘기”라는 이 의장의 답변에 천 의장이 심히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천 의장 등에 따르면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은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 오찬' 후 천 의장에게 “포항시의원 중에 의정봉사상 수상자가 있으니 상패를 보내달라”고 요구했고, 천 의장은 모든 절차를 거친 줄 알고 이에 응했다.

의정봉사상은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가 전국의 기초의회 의원들 중 의정발전에 헌신한 의원을 선정해 주는 상으로 매년 20명을 선발한다. 개인적으로 영광인데다 다음 선거에도 도움이 돼 전국 226개 기초의회 의원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은 상이다. 이 때문에 의장협의회는 관례적으로 시ㆍ도 대표회장의 추천을 받아 전국 16개 시ㆍ도마다 한 명 정도 돌아가도록 선발하고 있다. 시ㆍ도 대표회장 추천 이전에 시ㆍ군ㆍ구의회 의장들이 협의해 대상자를 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은 경북도 대표회장은 물론 다른 22개 시ㆍ군 의장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의정봉사상을 챙긴 셈이다. 천만호 전국회장은 “청와대 오찬장에서 이칠구 의장을 처음 만났는데 다짜고짜 의정봉사상 얘기를 꺼내 이철우 경북회장의 동의를 받아 요구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은 “이번에 의정봉사상을 받은 김우현 포항시의원이 부인이 뇌경색인데도 의정활동에 적극적이어서 천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의정봉사상에 추천했다”며 “의장이면 같은 의장이고 상하관계도 아닌데 왜 의정봉사상을 받는데 경북 대표회장에게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철우 울릉군의회 의장은 “3선이나 한 이칠구 의장이 이런 관례를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상을 가로챈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경북지역 다른 기초의원 전체를 무시한 일로 반드시 짚고 가겠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의회는 지난달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도 지방의회 청렴도 측정'에서 5.35점을 받아 조사 대상 기초의회 45곳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포항지역 한 사찰에 지원되는 예산 심사를 앞두고 해당 사찰로부터 도자기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 일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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