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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2015년 - 홍인열 ‘떡본가’ 대표

지난 9월에 문뜩 대통령상 받았어요

  • 입력 2015.12.01 00:00
  • 수정 2015.12.30 15:21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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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뜩 문뜩 생각나는 떡입니다.”
떡 브랜드가 ‘문떡’이다. 한번 맛보고 나면 산책하다가도, 차를 마시다가도, 심지어 자려고 누웠을 때도 문뜩 떡이 당긴다는 뜻이다. 떡집 주인이 만든 이름이 아니다. 손님들이 지어줬다. 홍인열(56) ‘떡본가’ 대표의 설명은 이렇다.
“떡이 감칠맛이 있어요. 단 맛이 강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잘 모르는데 나중에는 은근히 다시 먹고 싶어지는 거지요. 떡의 원재료인 쌀과 콩, 견과류의 맛을 잘 살린 덕분입니다.”

손님들 때문에 떡집 간판을 바꾼 사연

홍 대표는 손님이 이름지어주는 것도 ‘떡본가’의 전통이라고 덧붙였다.
“떡집이 처음 문을 연 건 40년 전입니다. 제 어머니가 시작했죠. 고령시외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지금도 장사를 하고 있어요. ‘떡본가’ 이전의 상호가 ‘소문난 떡집’인데 이 이름을 손님들이 지어줬어요. 어머니가 처음엔 ‘대원떡집’이라는 간판을 달았어요. 그런데 손님들이 하나같이 ‘여기가 그 소문난 떡집입니까?’하고 묻더랍니다. 나중엔 아예 ‘소문난 떡집’으로 간판을 바꿔달았어요.”

 



40년 이상 맛있는 소문을 이어가는 비결은 무엇일까. 홍 대표는 “떡만드는 기술은 거의 평준화 되어서 기술적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재료가 좀 다르다”고 밝혔다. 떡본가는 고령에서 나는 쌀(玉米)만 쓴다. 떡에 따라 가장 적합한 쌀을 쓰는 것도 비결이다. 보통 일반 떡집에서는 대개 쌀을 일반 쌀과 찹쌀로 나누지만, ‘떡본가’는 네 종류로 분류해 사용한다. 떡의 특징에 꼭 맞는 쌀을 쓰다보니 식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문뜩 문뜩’ 생각나는 떡이 탄생한 비결이다. 떡집 주인도 모르는 사이에 ‘문뜩’ 중국 진출 올해엔 중국으로도 진출했다. 홍 대표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우리 상표를 발견했습니다. 중국 대형 마트에 있는 어느 떡볶이집에서 문떡로고를 쓰고 있더군요. 누군가 우리 상호를 가져다 쓴 거죠.”
조만간 중국으로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홍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그는 한류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고, 떡도 불고기나 비빔밥 이상으로 매력적인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와 유럽에도 문떡이 통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구체적인 플랜도 짰다. ‘문떡 아카데미’를 열어서 외국인 떡쉐프를 양성해 그들에게 떡본가 체인을 맡길 생각이다. 이들을 잘 키우면 맥도널드를 위협하는 ‘떡 한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냥 떡만 수출하면 되지 왜 기술을 전수하려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어요. 그것도 맛 때문입니다. 떡본가는 유통기한이 하룹니다. 다음 날도 먹을 순 있지만 맛이 변합니다. 아무리 교통이 발달해도 하루 안에 중국, 유럽으로 배달할 수는 없습니다. 현지에 사람을 보내는 것이 문떡의 진짜 맛을 잃지 않는 유일한 길입니다.”

대통령상 수상 “떡 한류 허가증 받은 기분”

 

 

자신감은 120%다. 40년 전통에서 우러나오는 자부심에 더해 올해 9월에 큰 상을 받았다. 9월에 열린 ‘전국소상공인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홍 대표는 “떡 한류를 일으켜도 좋다는 허가증을 받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떡집은 떡만 맛있으면 됩니다. 그러면 모든 게 ‘떡하니’ 이루어질 겁니다. 어머니 혼자 시작한 떡집이 40년 동안 이어져 직원 24명을 거느린 큰 떡집으로 발전한 것도,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도 모두 떡맛 덕분 아니겠습니까. 입맛 예민하기로 유명한 한국 사람들을 40년 넘게 매혹시켰으니까 해외 진출도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켜봐주십시오!”
홍 대표는 “‘문떡’과 맥도널드가 용호상박으로 경쟁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면서 “그때가 되면 호사가들이 대한민국 정부에서 큰 상을 받은 2015년을 ‘문떡 세계화’의 원년으로 꼽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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