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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영명학교 김민종군, 전국장애학생 음악콩쿠르 금상

  • 입력 2015.11.09 00:00
  • 수정 2015.11.10 09:32
  • 기자명 권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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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노래를 부를 수 있어 좋아요”

▲ 안동 영명학교 김민종군

“좋아하는 노래를 평소 연습 때처럼 힘껏 불렀고,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들리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제8회 전국 장애학생 음악콩쿠르에서 발달장애 성악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한 경북 안동시 영명학교 3학년 김민종(18ㆍ사진)군은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김군이 출전한 콩쿠르는 TJB대전방송이 2008년부터 열고 있으며, 전국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통 음악경연대회로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이번 대회는 대전방송 공개홀과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등에서 3~5일까지 시각 발달 지체 3개 장애영역별로 서양(성악 피아노 관현악)과 한국(성악 기악)음악 부문에서 열띤 경연을 펼쳤다. 김군은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 가곡인 토스티의 기도를 호소력 깊은 목소리로 열창했다.

특히 김군은 국내에 2명밖에 없다는 ‘바텔연합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극복하고 무대에 올라 그 의의를 더해주고 있다. 바텔연합증후군은 보통 사산하거나 출생 직후 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생존하더라도 척추기형과 신체조직 괴사 등으로 고통 받게 된다. 7살 때 바텔연합증후군 진단을 받은 김군은 머리 삼각두 성형 수술을 비롯해 심장판막증 수술, 신장괴사절개술, 대장괴사 절개술, 항문폐쇄증 수술, 양쪽 하지 관절교정술, 후두 및 편도 수술, 턱관절 수술, 잇몸과 치아교정술 등 온갖 수술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김군은 훌륭한 성악가가 돼 방송 무대에서 힘껏 노래를 불러 보는 것이 소원이다. 지적장애 2급이어서 학습능력을 떨어지지만 노래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 부른다. 어머니 김윤순(40)씨는 “장애가 많아 암기가 어려운데 노래 가사 하나만큼은 완벽하게 외워 혼자 흥얼거린다”며 “노래는 민종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해 주는 생명 그 자체”라고 말했다. “여러 번 대수술로 중환자실에 입원 신음하다가도 노래 소리만 들리면 눈빛이 반짝거렸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방과후 특기적성 수업시간이나 매일 2, 3시간씩 전담교사의 개별지도를 통해 실력을 닦아왔다. 방과후 레슨을 하고 있는 황현숙 교사는 “민종이는 일반 수업시간에는 힘들어 하다가도 성악시간만 되면 저절로 힘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며 “턱관절 수술을 했을 때 일시적으로 노래를 할 수 없었던 것을 가장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군은 2013년에 열린 같은 대회에서도 금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는 점수제로 금상은상 동상을 정하고, 대상인 부문별 1위를 제외하면 해마다 출전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는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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