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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용태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

IT산업 개척자에서 인성교육 전도사로 탈바꿈

  • 입력 2015.11.08 00:00
  • 수정 2015.11.09 09:23
  • 기자명 권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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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로 컴퓨터를 생산해 컴퓨터 통신을 개통한 인물, 인터넷으로 세계 최고의 정부전산화를 완성한 IT산업의 개척자 이용태(82ㆍ사진) 박사가 인성교육 전도사로 변신했다. 삼보컴퓨터를 창업했던 그는 이제 인성교육을 위한 국민운동에 전력투구하는 자원봉사자가 된 것이다. 2005년 첫 인성강좌를 시작, 10년 동안 50만 명에 가까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했다. 초기에는 전국 24개 박약회 지회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나 100여 명의 퇴직 교장들이 동참하면서 전국 각지에 인성교육 추진단을 결성,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들어 그는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와 군인들에게도 새로운 생활문화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저녁 식사 후 한 시간씩 어르신들이 함께 운동을 하면서 눈에 띄게 활력을 되찾고 있고 군인들도 매일 30분씩 자율적으로 인성교육을 하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놀랍고도 조용한 혁명의 기수인 이용태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을 만났다.

_어쩌다 인성교육을 시작하게 됐나.

“손자가 10명이다. 내 80년 인생경험을 전하려 해도 쉽지 않다. 5분도 함께 대화하지 못하면서 ‘이래라 저래라’하는 교육은 불가능하다. 피아노를 말로만 가르친다고 교육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는 이치다. 착한 행동과 올바른 행동을 아무리 말로 가르쳐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착한 사람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행파인성교육법’을 고안, 손주들에게 실험을 했더니 결과가 좋았다. 그 후 학부형들을 모아 방법을 전수한 것이 시작이다.”

_행파인성교육, 설명해 주시라.

“세 가지 기본 원리가 있다. 첫째는 ‘훌륭한 사람이란 훌륭한 습관을 갖는 사람’이라는 원리다. 지식이 아니라 습관이 몸에 배이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둘째는 ‘1-3-10’ 방식으로 습관을 정해야 한다. 학교마다 도덕, 윤리 수업시간에는 새로운 교훈이 쏟아지지만 100가지를 잘하라고 하면 모두 잊고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하나를 가르쳐도 제대로 가르쳐야 하고(1), 습관 세 개를 제대로 가르치면 90점짜리 인격자가 되며(3), 100점짜리로 키우려면 열 가지 습관을 실천토록(10)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3-10 인생헌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선 시작 단계에서 두 가지 교훈을 선택해서 완전히 습관화하도록 해야 한다.”

_세 번째 원리는 무엇인가.

“습관화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바로 ‘1-1-6 원리’다.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은 악보를 보면 자연스럽게 손가락이 건반을 두들기게 된다. 많은 반복연습을 해야만 가능하다. 배운 교훈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나올 때 습관이 되고, 그렇게 되려면 피아노 연습하듯 되풀이해서 노력해야 한다. 하루에(1) 한번씩(1) 교훈을 읽고, 외우며, 소감을 발표하고, 반복하며, 실천과 점검을 하는 6단계를(6) 이행하는 것이다.”

_10년 간 인성교육의 성과는.

“퇴직 교장선생님들도 놀라고 있다. 이렇게 쉽고 재미있고 효과적인 방법을 몰랐던 과거가 후회스럽다고까지 말씀하신다. 어머니들은 집에서도 인성교육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군인들은 전우들과 엄청 친해졌다. 어르신들은 6개월 실천한 뒤 몸도 건강해지고 머리까지 맑아졌다며 표정이 여간 밝은 것이 아니다. 인성교육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우리나라는 밝고 반듯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_어린 시절 성장과정에서는 어떻게 인성교육을 받았나.

“대가족 사회였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세상사는 법을 습관화했다. 요즘 아이들은 그런 환경에서 자라지 못하니까 별도로 인성교육이라는 것을 해야한다.”

_인성교육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이해와 예산부족을 꼽을 수 있다. ‘인성교육은 별 볼일 없다’는 생각이 상식이 되어 버렸다. 학교에 인성교육을 가면 학부형 600명 중 가운데 100명 정도만 참석하고, 교사들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나 자신은 따로 강연료를 받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교통비도 받지 못하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 다행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GS그룹과 대덕전자, 삼보컴퓨터가 후원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

_인성교육을 하면서 보람된 일은.

“우리나라도 세계가 존경하는 반듯한 나라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_인성교육 청사진을 알려달라.

“60만 군인 모두가 매일 30분씩, 어르신들이 매일 한 시간씩 마을회관에서, 모든 학생들이 학습시간마다 2분씩 인성교육을 하게 되면 대한민국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정정하신데 건강 비결이 있나.

“몸 안의 당뇨병이 건강의 비결이다. 당뇨가 있기 때문에 먹는 것을 조심하고 매일 열심히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건강한 것 같다. 정신적으로는 세상을 위해서 봉사한다는 느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인성교육 하다보면 나 자신에게도 교육이 되면서 마음이 편하다.”

 

약력

서울대 문리과 졸업

미국 유타대학원 이학박사

이화여대 교수

학교법인 숙명학원 이사장

삼보컴퓨터 회장

(사)퇴계학연구원 이사장

(사)박약회 회장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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