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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면 성실 한국인,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요”

2017년 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 자격으로 대구대학교 진학
2023년 12월 교육부에서 학업성적 최우수상 수상
“한국인처럼 일하고 파나마인처럼 쉬면 만점 인생”

  • 입력 2024.03.07 11:21
  • 기자명 김광원 기자 최한이 대구한국일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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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게만 느껴졌던 고국 파나마가 천국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올해 2월 대구대학교 호텔관광학과를 졸업한 크리스티나(29)는 2017년 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GKS, Global Korea Scholarship)으로 한국에 왔다. 아이돌 그룹 엑소로 한국을 알게 되었고, 또 간절하게 오고 싶었지만 지금은 고국인 파나마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타국 생활을 하면서 고향의 매력을 발견한 까닭이다. 그렇다고 한국이 싫어진 건 아니다. 크리스티나는 엑소는 어느덧 옛사랑이 되었지만, 정 많은 사람들과 떡볶이, 참치김밥, 훌륭한 카페, 작고 예쁜 소품 등 한국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메인 요리 위주의 다른 나라와 달리 반찬을 무량으로 내주는 식당 분위기와 손님(외국인)에게 유달리 친절한 분위기도 한국 살이의 매력으로 꼽았다.

 

한국에 딱 한마디만 하라면 땡큐, 코리아!”

 크리스티나는 2023년에 한국을 제대로 즐겼다. 4학년이라 수업도 적었고, 한국어 소통에도 자신이 붙은 까닭이었다. 말 그대로 전국을 다녔다. 6년 동안 다닌 곳보다 지난해에 다녀온 곳이 더 많았다. 7년 동안 가까운 경주를 비롯해, 포항, 남해, 광주, 전주, 평창, 속초, 제주도까지 거의 전국을 여행했다. 그는 한국에서 장학 프로그램으로 공부도 하고 전국을 두루 여행할 기회까지 얻었다면서 한국에 대해 단 한마디 말만 하라고 한다면 땡큐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7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게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 놀랍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한국인들의 근면함이다. 크리스티나는 파나마 사람의 눈에 한국인들은 추석과 설날을 빼면 늘 일한다면서 그 덕분에 발전했겠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가 파나마를 다시 돌아보게 된 계기다.

 파나마는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다. 비행기로 꼬박 하루가 걸리는 거리다. 두 나라의 삶의 방식은 거리보다 더 멀다. 크리스티나에 따르면 항상 아등바등 살아가는 한국인과 비교해 무척이나 느긋한 편이다. 크리스티나는 그래서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나라가 파나마라고 말했다.

 “머리와 마음의 전원을 끄고 정말 풀이나 나무처럼 쉴 수 있는 곳이 파나마입니다. 한국인들이 부지런한 습관에 파나마식의 여유를 함께 가질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거예요.”

 

으로 쉬고 싶어 하는 한국인 많이 만나

 그녀는 파나마로 돌아가 전공을 살려 호텔관광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할 계획이다. 해당 분야에서 한국과 파나마를 잇는 역할을 하는 것이 꿈이다. 한국의 근면함과 파나마의 여유를 잇는 작업이다.

 “한 번만 와보면 누구든 파나마를 좋아할 거예요. 열대 지역 특유의 여유와 풍경이 한국인들을 매혹시킬 거라고 확신해요. 7년 동안 쉼을 갈망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났거든요. 한국처럼 일하고 파나마처럼 쉰다면 한국은 아마 지금보다 훨씬 강한 나라가 될 거예요. ‘기회의 땅한국에겐 제대로 쉴 줄 아는 사람들의 땅파나마가 꼭 필요해요. 파나마로 놀러 오세요!”

 크리스티나는 지난해 12월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이 개최한 '2023년 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 송년의 밤' 행사에서 학업성적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GKS 장학생 중 단 3명에게만 수여되는 상이었다. 2019년에도 GKS 장학생 중 학업성적 우수 사례로 국립국제교육원장상을 수상했다. 경북도교육청의 '세계이해교육', 유네스코대구협회의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CCAP)' 에서 세계 문화를 주제로 강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크리스티나는 한국에선 한국인처럼 공부하고, 1년에 한번 고향에 돌아가선 전형적인 파나마인처럼 쉬면서 마음을 비워낸 것이 성공적인 유학의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이원영 대구한국일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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