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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이색 후보... ‘6개 외국어’ 구사에 마을 정자에서 밤새며 ‘자전거 타고’ 선거 운동

  • 입력 2024.03.05 14:50
  • 기자명 이종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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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오늘 영천에서 사극 촬영하나?”

경북 영천 출신의 이정호 씨(60세)는 한복에 양반 갓을 쓰고 영천 시내를 누비고 있다. 올해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영천⸱청도 지역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활동 중이다. 독특한 차림으로 가는 곳마다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천 청통 보성리 출신인 그는 생육신 경은 이맹전(벽진 이씨)의 18대손 하양향교장의를 역임했다. 청통 초⸱중학교와 대구상고졸업(83년), 계명대회계학과(법학 부전공) 졸업, 백골부대 병장전역, 전 성균관청년유도회경북임원, 전 영천시장 선거 후보를 비롯해 6개 외국어(영어, 일어, 불어, 중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기본회화 구사 등 이력도 다양하다.

특히 그는 다년간 사법시험 수험생활에서 얻은 하반신 마비 및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걸음걸이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지난해 봄부터는 한복에 선비 갓을 쓰고 자전거와 대중교통편을 이용해 영천에서 청도군을 오가며 얼마의 유명세에 올랐다. 다음은 이씨와의 일문일답.

- 선거 출마를 결심한 계기를 밝혀달라.

영천시장 선거(2022. 6월) 출마에 이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바르고 정직한 사고와 국민의 삶 제고를 위한 미래지향적 정책 제시로 무장한 소신 있는 정치인이 대접받는 대한민국 정치미래 발전을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선조이신 생육신 경은 선생이 비굴하게 굴종하는 신하의 길을 단념하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학문연구를 통해 만고의 훌륭한 후예들을 배출한 올곧은 스승의 삶이 나에게도 큰 영향을 주셨기에 불의와 일부 특권층의 정치 장악이라는 작금의 세태에 맞서 국민 삶의 제고와 부패 척결로 우리나라 정치발전에 일조하고자 한자. 

-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면서 ‘한복 입고 갓 쓴’ 까닭은?

선진국일수록 자신들의 전통과 과거 민족문화를 중시한다. 일본에는 매년 여름 마을축제를 여는데 800년 전 의상과 모습을 재현한다. 영국 왕실행사도 1,300년 전의 왕실 전통과 모습을 지금까지 지키며 보여주고 있다. 문화는 그 민족의 얼이 맺혀 있는 그 자체라고 생각하기에 이를 이어간다는 신념으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국회에서도 착용을 이어갈 생각이다. 선비 갓을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모습이 이 시대 최고의 한류라고 생각한다. 한복을 입고 영천청도 지역민들에게 인사를 다니는 최근 7여개월 동안 한복과 갓 덕분에 가장 단시일에 이정호 라는 이름이 알려지는 소득을 얻었다. 복장이 어울린다는 격려도 많이 받았다. 한복착용과 갓 쓰는 것을 선거 이후에도 지켜 나갈 생각이다.

- 자전거 타고 선거 운동을 한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대중교통인 시외버스와 자전거를 겸해서 지역 곳곳을 누비다가 해가 지거나 마을버스가 끊기면 마을 정자에서 잠자리를 갖기도 했다.

- 6개 외국어 구사한다는 소문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잘한다는 칭찬을 참 많이 받았다. 그 덕분에 프랑스어와 중국어를 배웠고, 수출업 관련 사업을 하면서 일본어, 불어와 스페인어, 러시아어도 점차적으로 익혔다. 한 종류의 외국어를 깊이 공부하는 것은 언어학자들의 몫이지만, 초급 수준의 여러 나라말도 익혀 놓으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이 생긴다는 것을 실제 경험에서 느꼈다.

-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의 바닥 민심은 기존 정치인들의 무능에 대한 환멸이 크다. 작금의 우리나라 경제를 살릴 후보가 누구인지 꼼꼼히 살펴서 후보자의 소신과 정책을 보고 투표하는 정치 선진 문화가 이번 선거를 통해서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종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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