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늦깎이 신인 가수 흥행 폭풍전야 “제2의 ‘안동역에서’ 기대해봅니다”

색소폰동호회 활동하다 가수로 전향2021년 발표한 ‘인연의 끈’ 흥행 조짐

  • 입력 2024.03.04 09:17
  • 기자명 김광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황’ 나훈아의 ‘영영’은 8년 만에 떴다. 트롯 곡은 5년은 묵혀야 흥행 여부를 알 수 있다. 가황 나훈아의 지론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대구 지역에서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는 곡이 등장했다. 2021년에 데뷔한 황진영 씨가 부른 ‘인연의 끈’이 바로 그 곡이다. 패턴이 ‘안동역에서’와 비슷하다. ‘안동역에서’는 안동시에서 안동을 주제로 한 노래를 모아 음반을 제작할 때 들어간 곡이었다. 공공기관에서 나온 주인 없는 곡이었다. 발매 이후 여러 가수들이 이 노래를 탐냈다. 흥행 가능성을 예감한 작곡자가 편곡을 거쳐 새롭게 녹음해 지금의 ‘안동역에서’를 탄생시켰다. 

‘인연의 끈’ 역시 가수들이 탐을 내는 분위기다. 자기만의 색깔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속속 온라인에 올리고 있다. 노래 교실에서도 초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사이 지역의 노래 교실을 거의 다 돌았을 정도다. 

황 씨는 “‘안동역에서’만큼 뜰지는 모르겠으나 분위기가 너무 좋은 건 확실하다”면서 “들어본 사람은 모두 멜로디와 가사가 좋다는 반응이다”고 말했다.

사업 스트레스… “앞산 덕에 살았죠”

황 씨는 직원 수가 250여 명에 이르는 중소기업을 이끌고 있다. 수십 년째 한 우물을 파고 있다. 노래를 시작한 계기도 사업과 연관이 있다. 완벽주의 성격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다. 심적으로 쫓길 때마다 긴장을 해소할 ‘탈출구’가 필요했다. 그는 “나를 살린 건 산과 음악”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산이었다. 집이 앞산 자락이 있어 우울감이 깃들 때마다 등산을 할 수 있었다. 날 좋은 주말에 산을 올랐다는 뜻이 아니다. 새벽 1~2시에도 기분이 처진다 싶으면 산을 탔다. 수십 년 동안 그렇게 산을 올랐다.

“새벽에 울적한 기분이 들면 술밖에 해결책이 없습니다. 술은 우울감을 더 깊어지게 해요. 의사들이 절대 술로 기분을 못 풀게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앞선 덕분에 살았습니다.”

새로운 얼굴 봇물, 노래는 모두 옛 노래

5년 전 거래처 대표에게 색소폰을 권유받았다. 음악을 접해보니 신세계가 열렸다. 색소폰에 심취할 때면 일상이 먼 옛일처럼 아득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색소폰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가수 박우철 씨를 만났다. 그의 권유로 ‘가수’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불과 반 년도 안 돼 음반을 냈다. 그렇게 ‘인연의 끈’이 세상에 나왔다. 2021년의 일이었다.

가요 평론가 남강일 씨는 “미스터 트롯이 트롯 열풍을 불러일으킨 이후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으나 근년에 등장한 새로운 노래는 ‘안동역에서’를 비롯해 몇 곡 되지 않는다”면서 “가수는 세대교체가 되었으나 노래는 아직 옛 시절에 머물고 있는 만큼 ‘인연의 끈’같은 노래가 많이 나와 트롯 분야의 레퍼토리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국민 애창하는 ‘대구 노래’ 탄생시킬 것

황 씨는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만큼 가수가 아닌 제작자로서 포부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럭키서울’이나 ‘부산 갈매기’처럼 대구를 대표하는 노래가 없다는 것이 늘 아쉬웠다”면서 “대구 노래 탄생에 일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생각하는 히트곡의 조건은 좋은 가사와 그 가사에 잘 어울리는 멋진 멜로디, 여기에 훌륭한 가수다. 황 씨는 명곡 탄생의 첫 단추인 ‘가사’부터 공모를 시작해 전 국민이 부르는 대구 노래를 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렇게 노랫말을 확보한 다음, 같은 방식으로 멜로디와 가수를 공모하겠다는 복안이다.

황 씨는 “2024년에는 공중파에서 반응이 올 가능성이 높아 더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면서 “가수로서 흥행과 함께 전 국민이 애창하는 ‘대구 노래’제작에도 성공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내고 싶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