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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문화도시 꿈꾸는 고령군

2024년 세계유산 지정 1년 맞이 ‘세계유산축전’개최7개 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설치’주요 고분군 ‘중장기 발굴조사 계획 수립’

  • 입력 2024.01.18 17:38
  • 기자명 정인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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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철 고령군수. 고령군 제공
  이남철 고령군수. 고령군 제공

경북 고령군이 지난해 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품으면서 ‘세계 속의 문화도시 고령’이라는 원대한 꿈을 꾸며 희망찬 새해를 맞고 있다.

1,500년 전 찬란한 고대 문화를 꽃피웠던 대가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토기와 철기를 생산하고 가야금 문화를 탄생시켰다.

최근 학계에서 가야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가야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쾌거는 인구 3만 명의 작은 도시 고령군이 ‘세계의 문화 도시’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지난 9월 17일 제45차 세계문화유산위원회가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가야 고분군이 주변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공존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연맹 체계를 유지했던 독특한 동아시아 고대 문명에 대한 특출난 증거이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며 21개 참가 위원국의 만장일치로 등재를 확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6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외교부와 문화재청, 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 고령군을 비롯해 해당 10개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 등이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이후 10여 년간 펼쳐온 노력의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가야 고분군은 1~6세기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는 7개 고분군(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군,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구성된 연속 유산이다. 

가야연맹 내에는 7개 대등한 수준의 최상위 지배층 고분군이 독립된 분지 별로 분포한다.

고령군의 새해는 더욱 바빠졌다.

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이후 고분군 관리는 물론, 발굴조사와 주변 정비, 홍보, 콘텐츠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해 세계유산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로 연결시켜 ‘세계 속의 도시 고령군’으로 발전시킬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유산위원회는 ▲7개 고분군 내 민간 소유 부지를 확보해 유산을 보호하고 ▲유산과 완충구역, 특히 경남 창녕의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사이로 난 도로로 인한 영향 완화 ▲ 고분군 전 지역에 대한 홍보 전략 개발과 통합 점검(모니터링) 체계 구축, 지역공동체 참여 확대에 대한 사항을 권고한 바 있다.

‘M+한국’은 이남철 고령군수를 만나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이후 ‘세계 문화도시 고령군’ 추진을 위한 새해 주요 사업 계획을 미리 알아보았다. 다음은 이 군수와 일문일답. 

- 지난해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고령군이 지난 13년 동안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유산 등재까지 과정을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십시오.

‘가야고분군’이란 명칭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되기까지 꽤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처음 추진 당시에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 단독으로 등재 신청을 준비했는데 그때가 2011년이었고, 2년 후인 2013년에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습니다. 

당시 지산동 고분군(대가야왕릉) 외에도 김해 대성동 고분군(금관가야왕릉), 함안 말이산 고분군(아라가야왕릉)도 각각 잠정목록에 올랐고, 2015년 ‘가야고분군’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우선 등재 대상’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세 지자체가 힘을 모아 2017년 2월에는 ‘가야고분군세계유산등재추진단’이 발족되었습니다.

경남 창년 교동과 송학동 고분군.고령군 제공
경남 창년 교동과 송학동 고분군.고령군 제공

사실 가야고분군은 기존의 세 고분군 말고도 한반도 남부에 다수 분포하고 있어서 이중 각 ‘가야정치체’의 대표성을 띠고 있는 고분군을 포함하는 작업이 뒤따랐습니다. 

결국 총 7개의 가야고분군이 2020년 9월에 최종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되었고, 2023년에 우리나라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로 이제 고령이 ‘세계유산 보유 도시’라는 유명세를 치르게 됐습니다. 2024년 새해 어떤 후속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지요.

2024년은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 1년 차에 들어서는 해이면서, 이를 널리 알리고 향유할 수 있는 본격적인 시작이 되는 때입니다. 

우선 ‘2024 세계유산축전’과 ‘2024 문화유산야행’ 등 고분군을 주제로 한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선정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유산축전은 국내에서 세계유산을 활용한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는 것으로 가야 고분군 단독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어린이 해설사, 순회전시, 사진전,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유산도시 고령군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가야고분군은 7개의 개별 유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입니다. 

유네스코에서는 세계유산협약을 통해 연속유산의 통합관리체계 마련을 명시화하고 있습니다. 

가야고분군은 7개 가야고분군을 통합관리하기 위한 기구를 설치해 연속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잘 보존 관리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습니다. 

현재,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에서 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설립을 위한 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역사적 측면, 통합관리 측면, 균형발전 측면 등 총 3가지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고령은 520년간 가야 세력 중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했던 가야문화의 중심이라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고, 지산동 고분군은 가야고분군 중 45%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와 타 가야고분군 소재지 간 접근성 등 세계유산의 효율적인 통합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야사 연구복원에 대한 조명과 기관 건립의 지원이 경남지역에 편중되어 온 점, 최근 ‘열린 지방시대’를 천명하며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국정기조 등을 근거로 균형발전 측면에서 통합관리기구의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당위성을 설명할 계획입니다.

국회와 문화재청, 경북도를 자주 방문해 통합관리기구 고령 유치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며, 가야고분군 관광 및 홍보의 거점 공간이 될 세계유산 방문자센터 조성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국비 지원을 건의하는 등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 세계유산 홍보는 자연히 그 지역을 홍보하고 홍보가 잘 되면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령군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리기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가야고분군은 예전부터 왕릉으로 여겨지며, 신성한 공간임과 동시에 지역정체성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산동 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력해왔습니다. 

TV, 신문, 온라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와 열린음악회, 문화유산야행 및 세계유산축전 등 국민적 관심과 방문을 유도하는 행사 추진 등 다양한 홍보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시점부터 지산동 고분군과 고령군의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과 세계유산도시 고령군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방문하는 이들이 대가야문화를 올바르게 알고 즐거운 기억을 담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같은 맥락이지만 가야고분군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지산동 고분군의 가치를 올바르게 향유하면서 활용하기 위한 여러 고민들이 있습니다. 

세계유산 등재에 대비한 콘텐츠활용 연구용역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했고, 등재 결과가 발표됨과 동시에 등재 이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장기 사업을 개발하여 현재 순항 중에 있습니다.

세계유산이 더 이상 관리와 보존에 머무르지 않고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깊게 고민하고 유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면 최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하여, 유적이라는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세계유산 활용의 모범사례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 가야고분군을 국내외에 잘 알리고 이를 관광 상품화로 연결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고령의 역사, 문화와 자연 자원을 활용해 매력 만점의 문화관광도시를 만들 계획입니다.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폭제로 고령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 가야문화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재확인시킬 것입니다.

‘테마관광지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을 시작으로 빛과 자연이 어우러진 역사 힐링공간을 만들고, 폐교 및 유휴자원을 활용하여 문화예술 특화지구 조성 및 낙동강 줄기를 따라 은행나무숲 힐링단지, 수변테마파크, 낙동문화권 에코뮤지엄 등 자연친화적인 휴식 공간들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매년 4월 고령에서는 ‘고령 대가야축제’를 개최합니다. 

대가야축제는 이번 세계유산 등재에 발맞춰 더욱 화려하고 다채롭게 구성해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도록 준비하겠습니다. 

2024년에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주제로 한 세계유산축전이 개최될 것입니다. 세계유산 축전은 한달여간의 기간 동안 진행되며, 세계유산 등재1주년 기념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해서, 가야문화의 중심지로서의 고령군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그런데 이에 앞서 ‘가야역사 개발’이라든지 발굴조사가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야는 과거 한반도 남부 일대인 영호남지역에 넓게 분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가야사 연구복원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 경향이 있습니다. 일례로 7개 가야고분군의 발굴조사 현황을 살펴보면 봉토분 기준 지산동 고분군은 약 2%, 여타 고분군은 15~20% 정도가 발굴 조사되어 가야사복원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가야는 가야 정치체 중 후기가야를 주도하면서 가장 넓은 영역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최고지배층의 무덤인 지산동 고분군의 체계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대가야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가야사복원의 지역균형적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러한 것들이 선행돼야만 그 기반 위에서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는 콘텐츠가 개발될 수 있는 것입니다.

고령군은 주요 고분군에 대한 중장기 발굴조사계획을 수립했으며, 앞으로 대표 역사문화도시이자 세계유산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가야고분군을 더 잘 알리기 위한 관리와 홍보와 관광 상품화, 조사, 발굴 등에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수반돼야 합니다.

세계유산은 해당 지역뿐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민간 등 전 분야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가야고분군의 올바른 연구 복원과 국내외 방문객에게 가치 향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고령군에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대표 세계유산도시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정비를 추진하겠습니다. 

- 2024년 새해 가야 고분군 사업을 비롯해 고령군의 문화, 관광 활성화를 위한 주요 사업도 함께 소개해 주시죠.

2024년은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1년 차인 해입니다. 

가야고분군을 활용한 본격적인 사업을 시행할 때입니다.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 중에 있지만 그중에서도 2024 세계유산축전을 잘 준비해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한 세계유산도시 고령군을 널리 알리고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세계유산축전은 1년에 3개의 유산만을 대상으로 한 달에 걸친 유산향유 및 확산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입니다. 

송학동 고분군.
송학동 고분군.

고령군은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이해 10개의 가치향유 프로그램과 5개의 가치확산 프로그램 등 풍성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테마관광지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테마관광지와 문화의 거리 시설물 및 공간을 야간탐방로로 개발해 관광객 유입과 시장상권 활성화, 관광수익 확대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테마관광지 야간경과 명소화는 상반기 중에 준공 예정입니다. 

다산면 좌학리에 위치한 다산은행나무숲을 활용해 은행나무 숲 및 강변 산책로를 조성하고 초화원 및 피크닉장 등을 개발해 낙동강 자연자원을 활용한 인근 도시 관광객 유입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관광객 유입 증가로 사업대상지 주변 상가의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곡면 부례관광지 일원을 정비하는 대가야 휴문화 유수사업, 대가야역사문화클러스터사업 등 크고 작은 관광지 개발사업으로 고령군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 넘치는 문화관광 힐링도시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고령군의 대표축제인 2024년‘대가야축제’는 ‘대가야의 고분군’이라는 주제를 설정해 세계유산을 테마로 구상할 계획이며, 계절별 관광 프로그램과 올해 처음 개최한 ‘고령 락페스티벌’ 또한 지산동 고분군과 연계해 세계유산에 대한 관광객들의 관심도를 유도하겠습니다.

세계유산 활성화 프로젝트와 관광지 야간경관 조성사업 및 낙동강 생태관광 인프라 조성으로 역사, 문화, 생태가 조화되는 글로컬 관광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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