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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독서 습관 우리 국민들 책 좀 읽었으면”

10월 독서의 달, 대구경북 토종 서점들 어디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으로만 끝나지 않았는지
독서, ‘인간 삶의 진실한 모습, 올바른 삶의 방법’ 알려줘

  • 입력 2023.10.16 09:00
  • 수정 2023.10.20 10:38
  • 기자명 이종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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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박상욱 대구 한일서적 대표
| 인터뷰 | 박상욱 대구 한일서적 대표

박상욱 한일서적 대표는 대구경북 지역 토종기업으로써 2대째 책 도·소매업을 가업으로 이어 가고 있다. 박 대표는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에 이어 지금은 새마을문고중앙회 이사직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을 만큼 대구경북 지역 출판계 및 서점 관련 업종 종사자들에게는 비중 있는 인물이다.

선친의 요청으로 책 도·소매업에 몸을 담아 어느덧 28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며 지역 출판·서점업계의 변화와 위기를 고루 겪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선친의 가르침으로 IMF 등 수많은 경영난 속에서도 결코 직원들을 버리지 않을 만큼 의리도 넉넉하게 지녔다.

“책의 가치를 알고, 책을 읽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서점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입니다. 기성 어른 세대가 독서하는 문화가 사회 전체적으로 이루어지면 자녀와 젊은이들도 자연스럽게 독서의 길에 동참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지역 소매서점의 숫자 감소로 책 시장도 줄어들고, 덩달아 도매서점 업체들도 축소된 시장에서 업체 간 서로 출혈경쟁을 하다 보니 지금은 서점이 많이 사라진 상태라고” 지적한다.

“과거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대구시내엔 꽤 규모가 큰 토박이 지역서점이 여러 군데가 있었습니다. 교보나 영풍문고처럼 대형 서점 체인점은 그때 없었습니다. 언제 부터인가 학원서림, 하늘북, 본영당, 제일서적 등 대구 토박이 기업들이 이들 대형 체인서점에 밀려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온라인 서적 시장의 발달도 이러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의 말처럼 과거에는 독자들이 저마다 숨어 있는 베스트셀러 책자를 찾아 서점을 누볐으나 요즘은 책 내용보다 제목이나 표지, 저자의 이름값이 더 중요하게 다뤄지는 추세다. 대형서점이 영업 전략인 광고를 통해서 베스트셀러를 형성해 이익 창출에 나서고 있는 구조다. 알려지지 않은 무명ㆍ신인 작가의 책은 아무리 좋아도 잘 팔리기가 힘든 구조가 된 것이다.

박 대표는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서점을 살릴 수 있는 궁극적인 방안이라”며 “독서는 비용 대비 효과가 큰 문화생활이라는 것을 캠페인 등을 통해 적극 알리고, 국민들이 책을 사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동네서점도 살고, 지역 출판문화도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도 지역 서점 토종기업으로서의 자존심과 선친의 가르침에 기반을 두고 지역 주민에게 책읽기 문화를 보급하고 지역 학생들에게는 독서할 장소를 마련해 주고자 한일서적 3층에 231㎡(70평) 규모의 ‘디센트 스터디’란 아담한 북카페를 오픈해 새마을문고 독서연구회활동과 책을 좋아하는 시민들, 어린이집원장님들, 새마을문고회원들 등이 수시로 회의실과 세미나실을 운영하고 있다.이밖에도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 재임 시에는 ‘독서천국’이란 아침 독서모임을 이끌었고, 동성아트홀에서 문고 회원과 함께 독립영화를 관람하는 ‘영화야 반갑데이’ 행사 진행과 4월23일 ‘세계 책의 날’을 비롯해 책 관련 행사 때 대구 중구청에 10년째 매년 500권의 책 기증, 소년원 칠곡 읍내정보통신학교에 무료로 책을 기증해 매년 독후감 시상과 식사 및 상품권 등 제공을 곁들인 ‘나에게 다독다독’ 행사 주관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선행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고와 책에 대한 사랑이 천성으로 타고 난 사람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독서 마니아로 한 달 평균 10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며 “미국의 MS 최고경영자인 빌 게이츠는 ‘현재의 나를 만든 것은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다. 나에게 소중한 것은 하버드대학의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었다’는 말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비록 경영에서 다소 힘들더라도 종이책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부친의 당부를 잊지 않고 지역 대표 서점으로써 긍지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알뜰정보

한국 독서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한국 성인 년간 종합 독서율(교과서, 만화 수험서등을 제외한 일반도서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이 2019년보다 8.2% 포인트 감소한 47.5%, 연간 종합 독서량은 3권이 줄어든 4.5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7년 발표된 OECD 국가별 성인 1인당 월간독서량은 미국 6.6권, 일본 6.1권, 프랑스 5.9권에 이어 독일, 영국 등이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0.8권으로 세계 최하위권(166위)에 위치했다.

매년 9월~10월은 정부가 ‘독서문화진흥법’으로 지정한 ‘독서의 달’이다. 국민의 독서 의욕 고취, 독서의 생활화 등 독서문화 진흥에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ㆍ유도를 위해 지정ㆍ운영된다. 이에 맞춰 각급 기관 및 독서 관련 단체, 학교 등은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해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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