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독도, 공연은 잊지 못할 거예요”

  • 입력 2023.10.05 09:00
  • 수정 2023.10.20 10:39
  • 기자명 류수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보성·박승찬대교초 행복합창단 학생
서보성·박승찬대교초 행복합창단 학생

 지난달 9일 대한민국 영토 최동단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독도 동도 선착장에는 가장 한국적인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소리의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대교초등학교 행복합창단 39명.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소년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환상의 화음과 또렷한 목소리로 탐방객들의 폭발적인 박수갈채를 끌어냈다.

 독도바르게알기운동본부 등이 주최한 독도탐방일인 이날 행복합창단 학생들은 이들 탐방객 120여 명을 비롯해 독도를 찾은 탐방객 등 총 500여 명이 보는 앞에서 ‘아리랑’과 독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홀로아리랑’을 선보였다. 6분여간 공연이 끝나자 탐방객들 사이에서는 “앵콜”이 터져 나왔고 합창단은 ‘사랑과 축복’으로 답가했다. 특히 공연 마지막에 합창단은 탐방객과 부모 등에게 다가가 손을 잡는 등 퍼포먼스로 감동을 선사했다. 학부모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탐방객들 사이에서는 “장하다”, “멋지다” 등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독도경비대원들도 일제히 휴대전화를 들고 이들의 활약상을 담았다.

 합창단 소속 학생들은 독도에 다녀온 뒤 장래희망도 확고해졌다. 요리사를 꿈꾸던 서보성(11·대교초 5)군은 독도를 알리는 외교관으로, 성악가를 꿈꾸던 박승찬(11·대교초 5)군도 독도를 알리는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독도에 와서 합창까지 하니 왜 독도가 중요한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일본의 야욕으로부터 우리땅을 지켜야겠다는 의지가 솟는다”라고 말했다.

 이날은 독도에서 육안으로 울릉도를 볼 수 있었으나 그만큼 햇볕은 강했다. 뙤약볕 아래서 수차례에 걸쳐 정렬과 합창 등 연습을 거친 끝에 역대급 공연을 선사할 수 있었다. 독도에서 수많은 퍼포먼스가 펼쳐지나 소년들의 단체합창은 그 사례가 최초이다시피 한 것이다. 서군과 박군은 “한국의 새벽은 독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친구들에게 알려줄 것”이라며 “나중에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다시 꼭 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울릉군 저동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40여 분간 물살을 가르고 도착한 독도는 이들에게 생전 처음이었다. 이들은 “아무 것도 없는 섬이지만 우리나라 가장 끝에 왔다는 기분이 실감나지 않는다”라며 “말로만 듣고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독도를 직접 밟으니 무척 새로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군은 “텔레비전에서 애국가가 나올 때 배경에 독도가 나온 게 기억난다”며 “학교에서 배웠고 행사가 있다는 것으로만 봤다”라고 말했다. 박군도 “이번 독도 방문이 독도를 알고 친구들에게 알리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앞서 독도공연이 예정된 게 알려진 뒤 이들은 친구들의 부러움도 많이 샀다. 박군은 “독도에 간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했는데 이제 그 소감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여태까지 가장 멀리 가본 바다는 포항이 전부였는데 이제 친구들에게 좋은 경험을 많이 이야기해줄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합창단 소년들은 공연에 앞서 직접 독도 선착장을 비롯해 경북경찰청 독도경비대 초소와 한국령까지 방문하는 등 독도 곳곳을 탐방했고 독도경비대에 코끼리바위 등 장소와 자연물을 묻기도 했다. “밥은 어디서 먹어요”, “오줌은 어디서 싸요” 등 소년들의 짓궂은 질문에 검은색 선글라스와 복면 등으로 중무장한 독도경비대원의 삼엄한 경계근무도 녹아내렸다.

 이들은 합창단 소년들과 물병세우기 등 게임을 하는 등 순식간에 융화됐다. 박익성 대교초 행복합창단 지도교사는 “아이들이 합창으로 배려와 협동을 배운다”라며 “독도에 대한 깊은 인상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