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소년 39명의 우렁찬 목소리가 독도일대에 울려 퍼진 지난달 9일, 경북 칠곡군 대교초 행복합창단의 박익성 지도교사는 “어떤 교육보다 독도를 체험하는 게 아이들 마음 속에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사실이 각인 될 것”이라며 “독도에서 공연을 펼친 아이들에게서 독도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보여 감동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대학 시절 교육학 수업 때 아이들은 ‘하얀 도화지’라고 들었다”라며 “어떤 색으로 어떤 모양으로 채워지는 지 매우 민감하다는 의미인데 독도에 대한 인상은 확실히 들어찬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사를 비롯한 합창단 소년 39명은 독도 방문이 처음이다 보니 무엇보다 직접 방문하는 게 확실한 교육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박 교사는 “독도를 지키는 국민의 일원이 됐다는 점에 뜻깊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수차례에 걸친 화음 연습의 결과가 독도에서 실현된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차원에서 직접 독도를 체험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독도를 가르치는 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노래로 세상을 치유하는 사람을 키우자’는 목표로 대교초에서 창단한 행복합창단은 이 학교 3~6학년 남학생들로 구성돼 매일 오전 8시부터 50분간 과학실에서, 토요일에는 오전 8시부터 3시간동안 발성과 호흡 등을 연습한다. 안무가도 초청해 손동작 등 합창에 필요한 안무도 연습하는 등 기량을 쌓고 있다.

 지금까지 굵직한 행사 여러 곳에서 뛰어난 하모니를 선보이는 동안 혁혁한 성과도 나타났다. 지난 5월 경북 포항시 북구 양덕동 경북도교육청문화원에서 열린 제42회 스승의 날 기념행사 축하공연의 무대에 올랐고 그 다음달인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 호국의 다리에서 열린 ‘2023년 서부권역 6·25전쟁 정전 70주년, 평화로·미래로 순례길 걷기 행사’에도 초청돼 기량을 양껏 뽐냈다. 그사이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열린 ‘제 23회 경상북도 119소방동요경연대회’에서는 경북도지사상인 최우수상을 받는 등 성과도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의 이면에는 박 교사의 전문성과 지도력, 열정적인 학교장의 지원과 특히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대학원에서 피아노까지 전공했으나 부족한 집중력과 부지런한 습관 등이 배지 않은 아이들을 지도하는 게 처음부터 평탄할 수 없었다. 박 교사는 “일찍 일어나야 하고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등 차이가 있었던 게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라며 “끊임없는 반복 숙달로 음치를 교정하고 아이들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경청하는 자세 등을 지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초반에는 기능적 측면을 많이 강조했으나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괄목할만하게 성장한 아이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박 교사는 “아이들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합창단으로 학교에 가는 동기가 부여되고 생활습관도 많이 바뀌었다는 말을 들을 때 마다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노래로 화합한 덕에 서로 챙겨주고 도와주는 자세를 갖게 되고 가사가 아름다운 노래를 매일 부른다”라며 “그 결과 심성도 선하게 변해 다툼보다 화합하는 모습을 발견한다”고 강조했다.

 합창단의 효과는 기대 그 이상이다. 박 교사는 “합창단을 매개로 학부모와 소통도 원활해 지고 사이도 돈독해지는 등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라며 “합창단을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어두운 부분을 밝히고, 사람들의 마음에 기쁨과 환희 희망을 주는 행복합창을 선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소년합창단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입소문을 탄 뒤 행복합 창단의 공연을 기다리는 지역 곳곳의 행사와 단체 등의 러브콜은 줄지어 있다. 합창단은 오늘도 노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