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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복은 삶의 의미를 찾는데서 온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입력 2023.09.06 09:00
  • 수정 2023.09.13 09:05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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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대구 한일서적 대표
박상욱 대구 한일서적 대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에서는 저자가 실제 수용소에서의 3년간 체험을 자세하게 기술해 놓았다. 이는 큰 수용소나 이름 있는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라 대량 학살이 실제로 자행됐던 소규모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위대한 영웅이나 순교자의 고난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저명인사의 시련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름도 기록도 없이 죽어간 수많은 보통 수감자 이야기라고 저자는 서두에서 소개한다. 145쪽에 달하는 수용소에서의 체험들은 저자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같은 수감자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알 수 있다. 억울한 죽음, 살기 위해 버티는 모습, 수감자로서의 적응하는 모습 등을 통해 그는 희망이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날 수 있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제2부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기록한 제1부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에서 도출할 수 있는 교훈을 책의 뒷부분에 저자가 첨가했던 이론적은 내용이다. 로고테라피(Logotherapy)의 로고스(Logos)는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다.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물론, 그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인간 의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다. 저자는 갈등을 겪는다고 해서 다 신경 질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어느 정도의 갈등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고통 역시 모두 다 병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통이 실존적 좌절 때문에 생긴 경우에는 그것을 신경 질환 증세라기보다는 인간적인 성취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내면의 긴장은 정신 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딘다’라는 니체의 말에는 이런 예지가 담겨 있다. 저자는 사람은 어느 정도 긴장 상태에 있을 때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강조하였다. 그 긴장이란 이미 성취해 놓은 것과 앞으로 성취해야 할 것 사이의 긴장, 현재의 나와 앞으로 되어야 할 나 사이에 놓여 있는 간극 사이의 긴장이다. 이런 긴장은 인간에게 본래부터 있는 것이고, 정신적으로 잘 존재하기(well-being)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마음의 안정 혹은 생물학에서 말하는 항상성 (homeo-stasis), 즉 긴장이 없는 상태라고 흔히 말한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역동성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삶의 의미란 사람에 따라, 시기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포괄적인 삶의 의미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한 개인의 삶이 갖는 고유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삶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고 만족감, 행복감 또한 그 기준점이 다르다. 로고테라피에서는 책임감을 강조하는 데 이는 로코테라피의 다음과 같은 행동 강령에 잘 나타나 있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로고테라피에 의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 다.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함으로써,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마다 다 다른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데 우리가 어떻게 감히 인간 행동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방식처럼 우리도 각자의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거나 내게 주어진 일을 즐겁게 함으로써 또한,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는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람에게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시련이 닥치게 될 것인데 이때 내가 어떻게 이를 대응하고 헤쳐 나가는 지가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제3부 비극 속에서의 낙관은 1983년 6월, 서독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열린 제3회 로고테라피 세계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세 개의 비극적인 요소는 인간의 삶을 제한하는 ‘고통, 죄, 죽음’을 의미한다. 이 모든 비극적인 요소에도 어떻게 삶이 그 자신의 잠재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 가지의 요소 또한 인간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비극이 아닌가. 하지만 이를 대하는 자세, 이 비극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내 삶의 의미를 찾아 살아가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우리는 이 비극을 비록 알고 있지만 내 삶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행복을 얻으려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 했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행복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이유를 찾으면 인간은 저절로 행복해진다. 저자는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말한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집단적 신경증후군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이는 우울증, 공격성, 약물 중독을 들 수 있다. 이 세 가지 단면은 우리 사회에 나타나 있는 문제점인데 이러한 것들을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는 로고 테라피에서 말하는 실존적 공허감, 곧 허무하고 무의미하다는 생각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들은 무수하게 많기 때문이다.

가정양육에서, 학교 교육에서, 또한 사람들과의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가 찾는 인간의 행복은 바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는 데서 온다.

 

■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신경학자이며 심리학자. 홀로코스 트의 생존자로, 정신요법 제3학파인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수 용소에서 자살하거나, 자포자기하지않고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심 리치료법을 개발한 심리학자다. 위키백과.
■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신경학자이며 심리학자. 홀로코스 트의 생존자로, 정신요법 제3학파인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수 용소에서 자살하거나, 자포자기하지않고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심 리치료법을 개발한 심리학자다.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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