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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떨어지자 출연금 5천만원 회수한 前 경북도체육회장

김하영 前 회장 재선 앞두고 미 납입금 냈다가 ‘낙선 후 5천만 원 되받아’
민선1기 경북도체육회 이사회 ‘불감 도덕성 문제’ 제기
회장 낙선 후 이사회서 ‘출연금 반환 서면 결의’ 속전속결

  • 입력 2023.08.04 10:05
  • 수정 2023.12.12 09:23
  • 기자명 이종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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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체육회 전경. 이종팔 기자
경상북도체육회 전경. 이종팔 기자

 

경상북도체육회 김하영 前 회장이 재선에 실패하자 도체육회에 냈던 출연금을 다시 되돌려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체육계 및 지역민들의 비난과 질책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 시‧도 체육회는 2020년부터 민선 선출직으로 바뀐 이후 재정적으로 넉넉지 못한 형편이다. 이에 각 지역 체육회는 회장단 및 임원진, 체육회 산하 회원종목단체 회장단의 기부금 성격의 지원금(임원회비)을 매해 일정액 각출해 이사회 회의·간담회비, 대회·행사 지원 및 격려금, 홍보물 제작 등에 사용한다.

경상북도체육회 김하영 전 회장(민선 1기)의 임기는 2020년 1월 16일 시작되어 그해 6월 제2차 이사회(‘임원회비 및 납부의 건 의결’)에서 임원 출연금으로 부회장 1천만 원, 이사 300만 원 지원금을 내기로 각각 결의했으나 정작 회장의 출연금 액수는 이때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이사회 관계자 등을 통해서 매년 5천만 원씩 내겠다고 밝혔으나, 2020년 11월 16일 제3차 이사회(‘임원회비 세입·세출 예산 의결’) 개최를 15여 일 앞둔 시점에서야 비로소 그해 출연금의 60%(3천만원)만 납부했다. 임기 개시일로부터 무려 10개월이 지났다.

이어 2021년도에도 김 전 회장은 5천만 원 출연금 약속을 어기고 3천만 원을 냄으로써 임기 시작후 2년간 매년 2천만 원씩 덜 냈다.

그러다가 2022년 민선 2기 경북도체육회장 선거(12월 15일)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지역 체육계 일각에서 이를 두고 비판이 일어났다.

김 전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그해 10월 5일에 2020년, 2021년 미 입금액 4천만 원을 각 1천만 원씩 나눠서 내고 이어 약 일주일 뒤인 10월 13일에는 그해 미납금 2천만 원도 함께 입금했다. 이때까지 임원 다수도 2022년 출연금 등을 내지 않아 체육계 내부에서는 도덕성 문제로 비화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여건 가운데 김하영 회장 체제 민선 1기 경북도체육회 이사회는 체육회 관련 행사비 등으로 지출되어야 할 출연금으로 2021년에 임원진(45명) 골프웨어 구입비 1천7백7십5만여 원을 행사복으로 지출하는가 하면, 그해에 ‘경상북체육 100년사’ 기념책자(1,000권) 발간에 1억 원(9천9백5십만 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하고서는 발행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체 발행부수의 40%에 이르는 379권을 창고에 잠재워 비난을 사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출연금 논란의 불씨는 그가 재선에 실패한 뒤인 작년 12월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날 이사회는 정족수가 부족해 간담회 형식으로 열렸으나 회의에서 2022년 출연금을 납부하지 않고 이미 납입한 출연금은 반환하기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어 28~30일 진행된 21차 이사회는 이사회 총인원 63명 중 40명이 제출, 23명은 미제출로 속전속결 서면 결의로 처리해 버렸다. 이로 인하여 김 前 회장은 임기 종료일인 2023년 2월 23일 5천만 원을 되돌려 받아갔으며 2022년 출연금을 내지 않은 임원들도 결국 출연금을 내지 않는 형국이 됐다. 경북도 체육 발전을 도모하는 최고 기관인 도체육회이사회가 자신들이 1년간 기부했던 돈을 다시 가져간 꼴이다.

결국 경북도체육회 이사회 소속 이사진들은 2022년 1년 동안 경북도 체육발전을 위해 자율 출연키로 지역민에게 약정한 출연금 한 푼 내지 않고 회장, 부회장, 이사직 명함을 거머쥐고 있었다.

이를 두고 경북도 체육계 한 관계자는 “재선에 낙선되어서도 경북도체육회의 장래를 염려하는 마음이 앞섰어야 했으나 선거 낙선으로 자신이 이끌었던 조직을 나 몰라라 내팽개치는 이러한 행태는 안하무인(眼下無人)식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봉사·희생정신으로 임해야 할 민선 선출직에 이러한 형식적‧가식적인 인사가 더 이상 민선선거에 나서지 않도록 지역민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 체육인은 “김 전 회장 및 민선 1기 경북도체육회 이사회가 보인 ‘이사회 출연금을 안 내어도 된다’는 식의 이러한 행태는 앞으로 경북도체육회에서 있어서도 안 되고 전례가 되어서도 안 된다.”며 “이사회 안건 채택 여부는 회장 직권으로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처리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낸 돈에 대한 욕심과 낙선에 따른 불만에서 야기된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前 회장은 “이사회가 일괄적으로 의결한 데다 예외를 두면 다른 임원도 출연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이번에 돌려받은 출연금은 향후 체육발전 및 장학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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