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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미인의 도시’로 급부상한 뜻밖의 이유

민복기 박사의 미스코리아 이야기

  • 입력 2023.08.30 09:00
  • 수정 2023.08.30 09:01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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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기 박사
민복기 박사

✽부산미인 = 현대에 들어서 한국인의 미모관은 크게 변화하였다. 1950년대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 점점 남방계형 쪽을 미인관이 기울어갔던 것이다. 이마의 세로가 낮은 대신 가로가 넓고, 모발이 굵고 진하며, 끝이 치켜 올라간 눈썹에 눈이 크고 코도 높고 입도 크고 두텁되 뺨은 홀쭉한 남방계형 얼굴을 미인으로 보게 된 것이다. 물론 미국 문화의 영향으로 젋은이들 중심으로 표정이 풍부하고 활달해 보이는 서구형 미인관이 우리의 뇌 속에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20여년간은 미인의 평가에 있어서 얼굴 외에 몸매도 중시하는 풍조가 생겨서 북방계형의 굵은 다리보다 홀쪽하고 긴 다리를 선호함에 따라 남방계형이 미인이 되는데 더 유리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 남방계형의 인구비가 가장 많은 곳은 서남해안 지역이지만, 남방계형 특징이 강한 지역은 낙동강 이동의 경남 바닷가 지역이다. 김해 등 섬진강을 중심으로 한 예전의 가야지역에는 북방계형이 많으나 경남의 동남해안 지역에는 남방계형이 많다. 특히, 눈썹이 진하고 이목구비가 큰 얼굴이 이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이에 따라 현대의 새로운 미인 산지는 부산이 되었다. 역대 미스코리아에 부산 출신이 많은 것이 이 때문이다.

✽북한미인 = 그러나 본래 우리나라의 북방계형이 많은 지역이다. 비록 머릿속에서 희구하는 미인상은 남방계형이지만, 자주 대하는 친근한 얼굴은 북방계형이기 때문에 항상 이런 괴리감이 잠재해 있다. 그러나 남남북녀의 북녀형이 지금의 북한 응원단 같은 얼굴은 아니다. 지금의 북한 미녀 응원단은 전통적인 한국인의 얼굴이 아직 남아 있어서 최근 20~30년 만에 급격히 변하여 낮설게 된 남한 여자들의 얼굴에 비해 전통적인 얼굴에 대한 향수를 일깨우는 얼굴이다. 북한 사람들은 우리보다 얼굴이 덜 변화하였다. 이에 따라 북한인들의 얼굴을 우리가 볼 때,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미모관에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북한 응원단이 왔을 때 한국남자들이 열광했던 까닭도, 북한 미녀들이 얼굴이 납작하고 이목구비가 잡아도 우리의 체질적 미인관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대구미인 = 현재 대구는 뷰티, 메디시티 대구이다. 이 역시 더욱 더 세련되고 걸출한 미인들이 많이 나오기에 도움이 되는 대구, 경북의 인프라가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중국에 미인이 많기로 소문난 상해 근처의 소주, 항주를 가보면, 기후, 자연환경 등 미인이 많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절로 드는 도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대구 지역의 미인은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대구, 경북지방은 남방계형과 북방계형이 5:5로 분포하는 중간 지역이다. 경상북도는 남방계형이 거주하는 바다보다는 북방계형이 거주하는 내륙과 산지가 더 많이 분포되어 있어 위도에 비해 북방계형 주민이 많다. 대구 지역은 남북 중간형이 나오기 좋은 조건이라서 키가 크고 늘씬하며, 피부가 희고, 콧날이 좁고 길며, 입술은 얇으나 입은 약간 크고, 이마가 높고 검은 긴 생머리의 북방계인자에 눈이 크고 쌍꺼풀이 있는 남방계형 인자가 잘 조합되어 고상하고 품위 있고, 피부가 희면서 품위가 있으며, 눈이 크면서 여성스러운 얼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구미인이 미인형으로 등장한 것은 근대에 들어서이다. 조선시대에는 눈이 큰 형이 표정이 드러나므로 좋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대구미인보다 눈이 작은 얼굴, 즉 북방계형으로 된 얼굴인 평양미인이나 강계미인을 더 미인으로 보았다. 조선시대 미인의 산지인 평양과 강계는 한반도에서 북방계형 주민이 가장 많은 곳이다. 남녘에 미남이 많고 북녘에 미인이 많다는 남남북녀라는 말도 북방계형을 미인으로 보던 그 시대에 의미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남남북녀의 미인관 시대에도 남방계형 미인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진주미인은 경남 바닷가형의 남방계형 미인을 의미하며, 강릉미인도 이마의 가로 너비가 크고 눈이 큰 남방계형 미인에 속한다. 경기도의 안성(安城)도 조선 시대에는 미인의 산지였는데, 북방계형 미인이라도 얼굴이 약간 짧고 이마가 도드라진 둥근 얼굴의 앳된 북방계형이 많았다. 조선후기 및 말기에 미인으로 여기던 얼굴형이다. 근대에 들어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이 증대되고, 서양문화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미인상인 요조 숙녀상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서양 문화의 영향으로 표정이 풍부하고 활달해 보이는 서구형 미인관이 우리의 뇌 속에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20여년간은 미인의 평가에 있어서 얼굴 외에 몸매도 중시하는 풍조가 생겨서 북방계형의 굵은 다리보다 홀쭉하고 긴 다리를 선호함에 따라 남방계형이 미인이 되는데 더 유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얼굴의 대부분이 북방계형인데 눈만 남방계형인 대구형 미인이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대구에도 남방계형이 있지만 이런 얼굴과 몸매가 눈에 띄어 인상에 남으므로 대구미인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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