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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대생들 “코리아 ‘발물레’ 원더풀”

프랑스 국립응용미술학교 교수·학생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 일환으로
문경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관 찾아
전통 발물레로 도자기 만들기 체험

  • 입력 2023.08.29 09:00
  • 수정 2023.08.29 09:10
  • 기자명 추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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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 문경시 문경국가무형문화재전수관 1층 전통 도자 제작 체험실에서 프랑스 대학생들의 도자기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최근 경북 문경시 문경국가무형문화재전수관 1층 전통 도자 제작 체험실에서 프랑스 대학생들의 도자기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손과 발을 제각각 움직여야 하니 너무 힘들어요.”

 지난달 30일 경북 문경시 문경국가무형문화재전수관 1층 전통도자기 제작 체험실. 피부와 눈동자, 머리카락이 각양 각색인 남녀 대학생들의 시선이 한국의 전통 발물레에 집중됐다.

 한 대학생이 김경식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전수조교의 시범을 따라 자신만만하게 발물레 앞에 앉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 전수조교의 도움 끝에 도자기 하나를 완성하자 지켜보던 학생들도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발물레를 체험한 클레몽(29)씨는 “영화 ‘사랑과 영혼’처럼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려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한국 전통 방식으로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2023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 ‘문경새재에서 사기장의 길을 걷다’에 참여한 프랑스 올리비에 드 쎄레스 국립응용미술학교 옻칠학과 전ㆍ현직 교수와 학생 등 20여 명이다. 체험행사는 백산헤리티지연구소가 진행했다.

 이 학교는 1856년에 설립된 프랑스의 명문 국립미술전문학교이다. 체험행사 참여자들은 옻칠 공예 전공자들 중 한국 전통도자기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다. 도자기체험 후 상주 지천옻칠연구소로 이동, 4일까지 한지와 한국 전통옻칠 관련 워크숍을 하고 이날 오전 서울로 향했다.

 문경국가무형문화재전수관은 9대 300년간 조선백자를 빚고 있는 영남요의 7대 도예명장이면서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인 백산 김정옥선생의 기능을 전수하는 교육체험시설이다.

 부친의 뒤를 이어 가업을 계승하고 있는 김경식 전수조교는 이날 3시간여 동안 영남요의 역사와 한국전통도자기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전통 제작법을 시연했다. 학생들도 발물레 체험에 이어 전통 망댕이 가마를 직접 두 눈으로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자멜 에메르크 교수는 “한국은 일찍부터 국가에서 무형문화재를 지정해 사람을 중심으로 전통문화를 전승시키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런 점이 늘 부러웠다”며 “잘 계승된 한국의 다양한 공예들을 연구해 프랑스의 예술에 접목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체험행사를 진행한 김남희 백산헤리티지연구소장은 “300여 년 동안 조선백자의 제작기법을 보존하고 전승해오고 있는 영남요 가문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에 우리 전통 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며 “이러한 작업은 문경지역이 전통 도자기 본향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백산헤리티지연구소는 2020년, 2022년 2차례에 걸쳐 지역문화재 활용 우수사업에 선정돼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했다.

 한편 백산 김정옥 사기장은 9월25일~10월1일 프랑스 파리의 체르누스키 박물관(Musee Cernuschi) 초청을 받아 한국 전통도자기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양국의 공예미술 전공자들의 교류를 확대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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