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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산림전문가 초선 군의원 “산림 가꾸기와 풀뿌리 정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규종 군위군의회 의원, 30년 동안 삼림분야 헌신
의원 역할을 알았으나 이렇게 일이 많을 줄을 몰라
“고향에 봉사하고 싶어 선거 출마,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

  • 입력 2023.07.12 09:00
  • 수정 2023.07.12 09:19
  • 기자명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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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종 대구시 군위군의회 의원
최규종 대구시 군위군의회 의원

“산을 가꾸는 일과 지역구를 돌보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규종(72) 대구시 군위군의회 의원은 산림 전문가다. 평생을 산을 가꾸는 일에 헌신했다. 1969년 공직에 들어온 경북 지역을 두루 다니면서 30여년간 산림분야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근무 중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해 산림자원학 석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후학들에게 강의를 하기도 했다. 2009년 명예퇴직을 한 후 2010년 2월에 군위산림조합장으로 취임해 지난해까지 고향의 산림을 위해 일했다.

 

산림조합장 시절, 공적인 역할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조합장 시절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첫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임야중개업’이었다. 산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는 마찬가지, 산 전문가들이 중개업을 맡겠다고 나선 것이었다. 최 의원은 “임야중개업 으로 이 분야의 질서를 잡고 기준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나무시장을 개설해 정직한 가격으로 묘목을 판매했다. 이 역시 묘목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숲가꾸기 사업으로 나온 목재를 장작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하나같이 공공기관의 공적인 역할에 충실하면서 수익도 창출 하는 사업들이었다.

군 의원은 평생을 해오던 일과 완전히 달랐다. 평소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주변의 권유도 있어 군 의원에 과감히 도전한 것이었지만, 의원직을 맡고 보니 밖에서 보던 것과 다른 점이 많았다.

 

의원 역할 잘 알고 있었으나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라

우선 생각보다 일이 많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일’은 대부분 주민들의 민원과 관련 된 것들이다. 작은 농로부터, 전봇대, 가로등같은 작은 것들까지 모두 군 의원이 챙겨 할 일들이었다. 두 번째는 생각보다 공부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법적으로 는 아무 문제가 없고 법으로 강제할 수도 없지만 주민들에게는 분명 문제거리로 남는 일들이다. 이를테면 돈사(돼지 우리)의 악취 문제가 그렇다. 이전에는 동네 주민이 돼지를 키웠던 까닭에 이웃끼리 참고 넘어갔으나, 같은 돈사를 외지인이 구매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어떻게든 악취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으로 국면이 전환 되어 버렸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돈사와 관련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고 있다.

이것 외에도 워낙 다양한 민원이 많아 법과 규정은 물론이고 법의 테두리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까지 파고들기 일쑤다. 최 의원은 “면장까지 해봤고 늘 의원들을 봐왔기에 그 역할을 잘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을 줄은 몰랐다” 고 고백했다.

 

지역구 돌보는 일도 산림 가꾸는 일과 다르지 않아

최 의원이 초선임에도 펄펄 날았던 분야는 당연하겠지만 산림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조례를 발의해 집의 담장이나 벽을 허물만큼 크게 자라는 나무 즉 ‘가옥피해목’ 제거와 관련된 조례를 발의했다.

공원에 심는 묘목이나 가로수 수종에 관해서도 해박한 지식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공원에는 크게 자라는 나무와 중간 키까지 성장하는 나무, 키 작은 관목과 화초 등 을 적절하게 심어야 하는데 작은 공원에 턱없이 자라는 나무를 심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 의원은 공원의 규모와 위치에 따라 가장 적절한 수종을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 의원은 “의원으로서 어렵고 복잡한 일이 많지만 산림을 가꾸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시간을 두고 순리를 따라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결국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가 젊은 시절에 산림 녹화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땐 정말 강산이 붉은 산 천 지였습니다. 밧줄에 몸을 묶고 산비탈에 나무를 심기도 했고, 심지어 고속도로 주변에 바위에 구멍을 뚫어 식목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인고의 시간을 거쳐 지금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산림강국이 되었습니다.”

 

매력적인 군위, 오고 싶은 군위가 되려면...

최 의원에 따르면 산림녹화사업은 몇 단계를 거쳐왔다. 붉은 산이 대부분이었던 시절에는 흙이 유실되지 않도록 일단 잘 자라는 나무를 심어 흙을 붙잡는 작업 을 했다. 아키시, 참사리, 오리나무, 관목 등을 심은 시기였다. 이후 숲이 형성되면 좋은 수종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고, 지금은 갑작스런 산사태 등을 막기 위해 골짜기에 작은 댐을 만드는 사방사업과 함께 숲에 숨통을 트기 위해 나무를 솎아내는 ‘숲가꾸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귀촌인구 증가 정책과 관련해 산림녹화 사업에 서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무턱대고 시골에 정착하도 록 권유할 것이 아니라 우선 ‘흙 붙잡기’ 사업처럼 농촌 을 자주 경험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말 농장도 좋고 빈집을 뜯어내지 말고 군에서 리모델링해서 도시 사람들에게 한번씩 다녀가는 별장으로 내주자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군에서는 사방사업처럼 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제 지역구인 의흥에 장이 하나 있는데, 예전에는 어마어마했습니다. 이 시장이 예전처럼 활기를 띠었으면 하는 마음에 흙 붙잡기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문계기를 만들어 시장에서 밥도 먹고 물건도 사고 공연도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시골과 친해지게 하는 것이죠. 아직 구상단계인데 큰 재정 투입 없이도 효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구 도심과 가까워지만 군위 이주민 더 많아질 것

최 의원은 대구시에 편입이 되고 도로와 철도가 깔리면 대구 도심과 더 가까워지는 만큼 인구 유입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 활성화와 인구 유입을 위해서는 군위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숲 가꾸기’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최 의원은 “리틀포레스트가 유명 관광지이기는 하지 만 볼 거리가 그리 많지 않은 만큼 영화 촬영이 이루어 진 마을을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작업촌으로 조성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큰 틀에서 무 얼 바꾸기보다는 작은 시도들이 큰 성과로 나올 수 있 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 양옆에 작 약을 심어 경관도 업그레이드 하고 가을에는 이를 수확 해 한약재 등으로 판매하면 일거양득이라는 생각이다.

“산림을 가꾸는 일과 시의원으로서 지역구를 돌보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헌신적인 마음이 제일 중 요할 것이고, 발전 단계에 따라 가장 적절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면 숲은 저절로 자랍니다. 사람 사는 마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이 찾아오고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활기가 넘치는 지역으로 충분히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붉은 산을 저렇게 아 름다운 삼림으로 바꾼 우리 민족 아닙니까. 그 저력이 지금도 우리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최 의원은 “봉사할 각오로 군의원에 뛰어든 만큼 몸은 힘들어도 마음을 하루 하루 새롭고 즐겁다”면서 “숲의 기적을 이룬 세대의 일원으로서 군위라는 이름의 숲을 노목과 어린 나무가 어우러져 아름답게 살아가는 곳으로 가꾸어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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