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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작품에서 생활도자기로, 문경 찻사발의 이미지 변신”

  • 입력 2023.06.09 09:00
  • 수정 2023.06.22 18:11
  • 기자명 추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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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식 문경전통찻사발축제 추진위원장
김선식 문경전통찻사발축제 추진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문화관광축제 2023 문경찻사발축제 

찻사발 축제 전통문화 계승과 문화 브랜드 가치를 상승 

김선식 사기장 사비 들여 우리나라 최초 한국다완박물관 개장

 

“문경의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축제로 기획하고 준비했습니다. 찻사발의 본향인 문경에서 전통 도자기의 모든 것을 소개했다고 자부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문화관광축제인 ‘2023 문경찻사발축제’가 지난달 29일 문경새재에서 ‘찻사발에 담긴 천년의 불꽃’이라는 타이틀로 개막해 7일까지 성황리에 행사를 진행했다.

김선식 축제추진위원장은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문경 지역민과 관람객이 축제의 주체가 되어 함께 공감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이 가장 특별했던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경 찻사발이 값비싼 도자기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생활도자기로 변화되는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축제를 기획했다”면서 “찻사발이 지닌 생활자기에 본질적 가치를 담아 새롭게, 재밌게, 멋진 축제로 관람객에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이 축제의 주체가 되어 함께 공감한 축제

축제 기간 동안 문경 도예 명장의 작품과 한·중·일 도예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행사는 물론, 문경찻사발축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찻사발 체험행사도 알차게 진행했다. 실제 황금을 이용해 만든 황금 찻사발 이벤트, 사전예약 1만 5,000원으로 5만원 상당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찻사발 원픽 패스권’, 문경 찻사발의 이색적인 재미를 표현하는 광화문 글로벌 스타 월담 스토리, 찻 퀴즈 온더블록, 명품 및 생활자기 경매, 한복 패션쇼, 이은결 매직 판타지 여행 등 관람객의 세대별·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강화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은 문경전통찻사발축제의 특별한 경험과 행복한 추억과 생활의 여유로움을 충분히 느꼈을 것이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대면 행사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관람객의 건강과 위생을 축제 기간 내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 안전하고 건강한 축제로 진행하는 데 만전을 기했습니다. 내년에는 관람객이 축제의 주체가 되어 함께 공감하는 축제의 장이 되었노라고 자부합니다.”

김 위원장은 “축제를 위한 축제가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명예 문화관광축제에 걸맞은 축제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문경의 문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관광객이 함께 즐기며 참여하는 축제의 진면목을 보여준 행사로 기억에 남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촌평했다.

 

세계 도자기 전문가들 참가한 문경국제도자심포지엄

지난 4일 문경전통찻사발축제 기간 중에 세계 유명 도자기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문경국제도자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문경시가 주최하고 단국도예연구소에서 주관했다. 이 행사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명예문화관광축제인 문경찻사발축제와 함께 성장해온 문경도자산업의 현황을 분석하고, 국제 도자 문화의 흐름 속에 문경 도자 산업의 활성화와 육성방안을 모색하고자 한․중․일․대만․이탈리아의 도자산업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토론을 가졌다.

올해가 첫해인 문경국제도자심포지엄은 중국공예미술대사 호문봉, 일본 무가이 야스오, 대만 조밍선, 이탈리아 카린 푸쉬 글라씨 등 세계 각국의 도자 전문가가 참석했다. 이들은 국제 도자시장의 최신 트렌드 소개와 성공사례 분석을 통해 문경 도자산업의 외연 확장과 생활도자 산업으로의 변화에 대한 방향성을 모색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찻사발 전문 박물관 개장

이번 문경전통찻사발축제에서 드러난 도자기 도시로서의 역량과 미래 비전은 김선식 위원장의 평소 신념과 역량, 리더십에 기댄 바가 크다. 김 위원장은 2018년 사비를 들여 우리나라 최초의 찻사발 전문 박물관인 한국다완박물관을 개장한 인물이다. 많은 사람에게 한국 찻사발의 우수성을 알리고, 다완 문화와 예술에 대한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규모는 작아 보여도,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고품(古品)에서부터 현대 도자 명인들의 작품까지 약 2,5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소규모지만 찻사발 만들기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경에 뿌리내린 전통 찻사발인 문경의 도자기는 도자기라고 부르기보다는 ‘찻사발’이란 말로 표현한다”며 “문경 도자기는 말 그대로 ‘차를 마시는 사발’을 뜻하며 흔히 다완(茶碗)이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문경의 이러한 특색은 전통 도자기 축제의 명칭을 ‘찻사발 축제’로 한 데서도 알 수 있다.

 

흙과 나무, 물 등 자연적인 요소들의 조화 중요

300여 년 이상 도자기를 빚어온 문경 지역은 현재 관음요·문경요·영남요·청산요·주흘요 등 총 40여 곳에서 문경 도자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문경에 도자기가 발달한 데는 자연적 지리적 환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 도자기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대목은 흙과 나무, 물 등 자연적인 요소들의 조화다. 그래야 도자기가 숨을 쉰다. 문경은 백두대간에 둘러싸여 있어서 이 세 가지 핵심 요건이 너끈하게 충족됐다. 백두대간에서 빠져나온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줄기에서는 도자기를 굽기 좋은 질 좋은 흙과 풍부한 땔감, 맑은 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 

여기에 한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목이었던 탓에 보부상들의 발길도 잦아 도자기를 팔기에도 수월했다. 이런 지리적 이점을 등에 업고 문경의 찻사발이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나갔다.

 

300년 전통의 도자기 명가

문경의 요가(窯家)들은 가문마다 기법과 특징은 조금씩 달라도 그 뿌리는 문경 도자기가 추구하는 ‘실생활에서 이용되는 생활자기를 만든다’는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 

문경 관음요의 8대 사기장인 김 위원장은 “문경 관음리에 터를 잡고 8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데 관음요의 1대 사기장이 조선 영조(1724~1776)시대 때부터 활동해 30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도자기를 만들어 온 명가다”고 소개하면서 “관음요는 문경의 흙에 자연 굽기를 통해야만 문경 찻사발만의 특색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문경 대부분의 요가에서는 자연 유약과 자연 흙, 장작을 통한 자연 굽기를 통해 찻사발을 구워 내고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야 찻사발 고유의 특성이 살아납니다. 스스로 숨을 쉬며 안 좋은 것들은 안으로 빨아들이고 좋은 맛만 내뱉는데, 말차를 넣어 마셨을 때 그 맛이 가장 잘 우러나도록 해주는 거죠.”

김 위원장은 “전통을 이어가고 이를 발판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개척하는 작업을 부지런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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