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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창초 등굣길, 건설 폐기물 분진 풀풀, 건설사 거짓 해명 논란

건설 폐기물에 위험천만 통학로, 손 놓은 중구청은 허수아비
교육청, “민원 폭주에다 문제 있는 현장, 학교측에 통보”해명 급급
해당 건설사, “논란 사실은 모두 인정, 재발 조치 안하도록 할 것”

  • 입력 2023.06.20 17:43
  • 수정 2023.06.20 20:45
  • 기자명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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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수창초 학생 수백여 명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건축 폐기물 분진으로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독자 제공.
 대구 수창초 학생 수백여 명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건축 폐기물 분진으로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독자 제공.

 

대구 중구 수창초등학교 인근 공사현장은 현장 차량으로 인해 경찰이 출동을 하는 등 등굣길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김민규 기자
대구 중구 수창초등학교 인근 공사현장은 현장 차량으로 인해 경찰이 출동을 하는 등 등굣길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김민규 기자

 

대구 수창초 학생 수백여 명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건축 폐기물 분진으로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먼지의 발원지는 초등학교 바로 옆 대형 건설사 아파트 공사현장. 이곳은 수개월째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데도 건설사의 모르쇠로 학생들 등굣길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곳 주민들은 “공사 현장이 무법천지라 항상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 건설사는 민원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항상 불안함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19일 오전 8시20분, 수창초등학교 통학로 맞은편에는 도로에 대형 건설 관련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를 피해가느라 차량은 중앙선 침범을 불사하고 학생들의 통학로는 차량으로 인해 뒤엉켜 있었다. 공사장 한켠 통학로는 통제하는 이도 없이 아이들이 아슬아슬하게 공사현장을 지나가고 있었다.

 

공사현장에는 위험한 등굣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 관계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고 있다.
공사현장에는 위험한 등굣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 관계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고 있다.

 

등굣길 한켠에는 ‘폐기물 수집’이라고 적혀있는 차량용 철제 적재함이 놓여있고, 적재함에 쌓인 건축 폐기물은 포크레인에 의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있었다. 포크레인 삽이 움직일 때마다 철제류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뿌연 분진이 등교하는 아이들을 덮쳤다. 분진이 퍼졌지만 물을 뿌리지도 않은 채 작업은 진행됐다. 한 주민이 현행법상 건설 폐기물의 경우 분리 배출을 해야 한다고 항의하자 공사 관계자는 “폐기물이 아닌 종이류”라고 해명했다.

이 통학로는 인도 구분도 없는 데다 이를 통제하는 이들조차 전무했다. 안전모를 쓴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며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한 여성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휘청거리다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걸었다. 차량이 뒤엉켜 아이들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장면도 목격되었다. 위험한 상황이 이어져도 교통을 통제하거나 아이들을 안전하게 안내하는 인원이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한 학부모는 "중구청에 폐기물 분진 관련 민원을 넣었더니 현장계도와 개선명령을 했을 뿐 실질적으로 폐기물 관련 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취재해지 않았다"며 "고철 소리가 요란하게 터져나올 만큼 포크레인으로 폐기물을 부수고 분진이 아이들을 덮치는 데도 어떤 과태료나 처분도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중구청도 손 놓기는 마찬가지였다, 중구 관계자는 "물을 뿌리지 않은 것은 대기환경보존법에서 공사장 비산먼지 조치로 행정처분을 했고 폐기물 관련은 정확한 폐기물 비율을 몰라 어느 정도까지 봐주면서 다음부터 현장계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건설사 측은 해당 사실에 대해 부인하다 20일 취재진에게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사후 재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한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인근에서 물을 뿌지리 않은 채 포크레인으로 건설 폐기물 작업을 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19일 건축 폐기물 분진으로 논란을 일으킨 후 건설사 측은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20일 오후 또다시 건설 폐기물 분진이 발생하는 작업을 물을 뿌리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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