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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빛나며 어우러져 기뻐
“감천마을에서 비우고 채웠어요”

  • 입력 2023.06.06 09:00
  • 수정 2023.12.30 11:10
  • 기자명 김윤곤 기자 , 오광심 시민기자(14기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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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위보다 큰 학위. 시민기자 학위다. 나와 세상을 널리 알리고 우리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 있는 학위’는 시민기자 학위다. 공적 영역에서 더할 수 없이 큰 의미를 갖는 학위다. 이리 크고 높은 학위를 메달처럼 마음에 걸고 우리는 여행을 떠났다. 대구한국일보시민기자대학(대시대) 14기 동기회(회장 김재식) 졸업여행이다. ‘1박2일!’

5월 22일 오전 7시 30분. 성서 홈플러스에서 동기 회원 15명이 탑승한 리무진은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제3주차장에서 더 많은 회원을 태우고 출발했다.

목적지는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의 다종다 기한 삶들이 저마다 빛깔로 빛나며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마을이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메마르고 구차한 삶도 어우러져 함께하면 제법 근사하고 서로 힘이 되는 법. 감천문화마을은 삶의 한가운데서 삶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무언가를 비우거나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힐링 여행지다. 

그동안 10강 강의 때마다 수업 후 수시로 자리를 가졌지만 늘 아쉽고 부족했던 것. 자기 소개 시간이었다. 남행 버스 안에서 좀 더 여유롭게 자기소개를 했다. 그새 버스는 청도휴게소에 들어선다. 아침 식사와 커피 시간.누구는 속이 든든해서, 누구는 커피를 한잔 해야 이제야 하루가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한 시간 반쯤 더 달려 감천마을에 도착했다. 공방도 있고 작은 카페도 많다. 사람이 사람을 불러 모으고, 볼 것·먹을 것·아이디어가 사람을 불러 모으는 곳. 그렇더라도 어떻게 이곳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지는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삶의 원리,삶의 문리가 한둘일까.

예쁜 공방마다 들러 예쁜 얼굴 사진 찍고 찍히고 서로 찍어 주기 바빴다.

 

 

나무 공방에 잠깐 들어가 얼굴 사진을 나무에 복사했다. 사진 속 내 모습이 불로 태워 그대로 옮겨지는 게 신기했다. 누군가가 그랬다. 공방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면서도 가장 너그러운 공간이라고. 열린 문턱으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면 성가시거나 작업에 방해가 될 법도 한데 싫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1시간 정도의 마을 탐방을 마치고 점심 장소로 이동했다. 메뉴는 조개구이. 조개 구이에 치즈를 올려 구워 먹고 라면에 조개탕도 먹었다. 맥주와 소주는 기본. 고픈 배가 불러오고 적당량의 알코올이 혈액 순환을 도와서일까. 그리 먼 여로는 아니었지만 얼마간의 긴장과 여독이 녹아내리는,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멀리 바다가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2층 식당 밖에는 바다와 해변 풍경을 더욱 운취 있게 하려는 듯 간간이 비가뿌렸다. ‘무지 좋다 그지, 건배!’

40분 쯤 이동해 동백섬 둘레길 도착. 비가 조금 내려 걱정이었는데 동기님들 모두즐거운 마음으로 잘 따라줘 조선호텔에서 해운대 모래축제장까지 무사히 걸어왔다.오는 내내 멋진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고 표정도 목청도 모두 한 옥타브씩 높아져 해변 사장 산책길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시간은 아쉽고 볼 것은 많고 남는 것은 사진뿐. 사진 엄청 찍었다. 찍으면서 이동하고 이동하면서 찍었다. 그런데도 운 좋게 늦지 않게 입장해서 모래 조각 등 모래축제를 다 둘러볼 수 있었다. 우주인과 외계인부터 BTS까지, 온누리상품권에서 ‘천지창조’까지 모래가 만든 놀라운 세상이 초현실(하이퍼 리얼)로 펼쳐져 있었다. ‘모래로 만들지 못하는 게 뭐야?’

해운대 엘시티를 지나 해안열차를 탔다. 송정이 종점. 멋진 해안 구경도 끝이다. 해운대와 동백섬에서 많이들 걸어서 배가 고픈 시간. 저녁 장소인 기장 용궁사 옆 식당으로 이동했다. 주인이 임영웅 팬인지 식당이 온통 임영웅 사진으로 도배를 했다. 대구탕을 먹었는데 메인도 맛있었지만 밑반찬으로 나온 미역, 다시마, 톳이 맛있어 세번도 더 갖다 먹었다.

오는 길 차안에서 행운의 선물 뽑기에 노래까지 과하지 않은 풀코스. 무사히 대구에도착했다. 마지막까지 힐링이자 분위기 좋았던 졸업여행이었다.

보이는 부분은 물론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배려하고 챙겨주시는 김재식 회장님, 부지런하고 열정 넘치시는 김병철 사무국장님을 비롯 임원진과 함께해주신 모든 동기님들께 감사한다. 저마다 삶의 빛깔로 빛나면서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대시대 14기 동기님들, 대시대 기본과정 졸업을 축하하며 오늘의 작은 한 걸음이 멀잖아 대시대의 주역으로, 시민언론의 주역으로 가는 큰 걸음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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