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30년 버섯 인생 “ 한중일 모두 실패한 송이·능이 재배에 도전합니다!” 류충현 약용버섯대표

송이·능이 균사체 배양 중… 성공할까
농업명장 버섯장인, 유튜브로 ‘꿀팁’ 전파
반려견, 거북까지 농장 일상 생중계

  • 입력 2023.05.26 09:00
  • 기자명 류수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안동의 한 농부가 송이버섯과 능이버섯 재배를 시도해 버섯 농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송이버섯은 소나무에서, 능이버섯은 참나무에서 생육하는데, 지금껏 재배까지 성공한 사례가 없다. 최근 그는 유튜브에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의 균사체가 자라는 모습을 자세하게 공개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농업장인 류충현(58) 류충현약용버섯 대표가 버섯 생육에 나선 지도 수십 년째다.  상황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등 온갖 버섯을 키워온 그의 목표는 송이버섯과 능이버섯 재배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과 중국에서도 오랜 기간 연구 중이나 결과물은 아직 없다는 사실이 류 대표의 도전의식에 불을 지폈다.

 

“누구도 생각 못 한 창의적 접근 필요”

 경북 안동시 임하면 오대리 일대 4만여㎡ 부지에는 버섯배양시설 등 설비가 가득하다. 류 대표가 지난해 자신의 땅에 심은 참나무와 소나무가 이제 뿌리를 내렸다. 올 해에는 소나무 66그루를 더 추가해 총 160그루가 넘는 나무로 숲을 조성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류 대표는 “연구기관 등의 접근법과 현장은 다르다”라며 “누구나 생각하는 방법에서 벗어난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지금껏 버섯티백과 버섯이 첨가된 빵을 비롯해 엑기스와 버섯으로 담근 술까지, 버섯을 첨가할 수 있는 상품이면 무엇이든 제조해 판매하면서 버섯 연구와 교육에 끊임없이 정진해 왔다.

 류 대표는 몇 해 전 열어두었던 유튜브 계정도 최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왕래가 줄어들면서 온라인 시장이 더 공고해졌고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니 정보 등도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경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진입장벽이 낮은 유튜브에 허황된 정보가 가감 없이 떠돌았던 점도 류 대표를 카메라 앞에 세운 배경이 됐다.

 

허황된 정보 넘쳐흐르는 유튜브 보고 경악

 사과 고추 등 농사를 평생의 업으로 삼은 류 대표가 유튜브에서 농업 관련 영상을 볼 때 느낀 감정은 충격과 분노였다. 가지치기 등 전지작업을 하는 영상 등이 류 대표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 왔다. 전지작업은 작물이 자라는 방향, 생장하는 데 양분이 쓰이는 게 아니라 과실 즉, 열매에 양분을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하지만 류 대표가 영상 중에는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단순히 가위질 혹은 톱질을 보여주기 위해 가지를 치는 사례가 많았다. 심지어 6살 된 꼬마가 전지작업을 한답시고 달려들어 나무를 마구 잘라내는 모습에서 류 대표는 손사래를 칠정도로 심각한 문제점을 직시했다.

 류 대표는 농업인은 자신만의 방식이나 자부심이 있어서 고집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은 크게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라면 서도 금방 귀농, 귀촌해서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악성 정보가 고스란히 작물생장을 비롯해 궁극적으로는 농촌을 떠나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고집은 모두 작물의 생장과 상품성을 올리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라며 소득에 직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허투루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별 기술 없이 날 것으로농장 생중계

 지난 2015429일 처음 유튜브계정을 만든 류 대표는 특별한 편집기술도 없이 날 것 그대로 영상을 게시하는 편이다. 지난달 23일 기준 영상 수는 296, 조회 수는 376,046회로 구독자는 1,340명에 이른다. 채널 설명도 약용버섯, 곤충, 파충류 사육 상황ᆞ영지·노루궁뎅이버섯동충하초 전문재배 농장으로 간단하게 명시했다. 과수 적과부터 체리나무 새순 정리 작업, 하우스 고추밭 비닐 피복작업 등 농사에 필요한 기술이 주를 이룬다. 30년 이상 내공의 농부가 직접 작업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농장 주변에 몰려든 강아지들을 거둬 송이’ ‘능이등으로 이름을 붙이고 먹이를 주는 등 일상적인 모습도 담겨 있다. 류 대표는 이들에게 각각 이름까지 지어주면서 기른다. 모두 거리를 떠돌던 강아지들인데 이들은 스스로 류 대표의 농장으로 찾아와 식구가 됐다. 농장에서는 거북도 키운다. 뒤집힌 거북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지 등 영상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송이·능이 균사체 자라는 모습 포착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버섯이다. 류 대표의 대표 영상은 단연 송이버섯·능이버섯 균사체 성장모습이다. 류 대표는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의 균사체를 배지에 배양한데 이어 500 용량에 액체배양까지 진행 중이다. 모든 과정은 영상으로 담아 유튜브에 게시됐다.

 그는 아마 균사체가 자라는 모습이 유튜브에는 없었다“15년 째 연구 중인 배양이 성공하면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을 손쉽게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에는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연구중인가요등의 문의가 잇따랐고 류 대표는 아직 연구 중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라고 답했다.

 

일상 꿀팁버섯 고르기, 요리법도 섭렵

 이밖에 송이버섯 요리법과 좋은 버섯 고르기, 버섯 구별법 등 일반인의 관심을 갖는 주제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영상도 상당수 게재돼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면역력에 관심이 높아지는 점에 류 대표는 버섯을 강조하고 나섰다. 버섯은 애초에 이고 면역력에는 버섯만 한 게 없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사람들이 상황버섯이 어디에 좋냐고 물으면서 백혈구 등 의학적인 지식을 늘어놓을 때가 많으나 별 의미는 없다농사도 마찬가지로 무엇을 양분으로 공급하느냐에 따라 생장이 다르다고 말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신체 발육이나 면역 등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물도 강조했다. 류 대표는 상황버섯을달인 물로 밥을 하면 밥이 상하지 않는다상황버섯에서 나오는 성분이 자연면역력, 즉 항균효과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송이버섯은 귀하고 맛있는 반면 특정시기에만 나오기 때문에 공급이 많이 부족한 실적이라며 굳이 송이버섯이 아니라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버섯 자체가 건강식품인 점에 장바구니에 하나 정도는 담는 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농사인생, 버섯인생 30, 류 대표는 연구와 판로에 매진할 계획이다. 한번씩 유튜브 댓글 등으로 버섯을 기르는 방법 등을 묻기도 하는 반면 한 때는 단체로 버섯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는 사과 등 과육은 헐값에라도 팔 수 있는 반면 상황버섯, 동충하초 등 약용버섯은 판로가 간단하지 않다소매나 귀농, 입문 하는 사람들은 약용버섯 대신 새송이 등 보다 대중성 있는 버섯으로 시작하는 게 좋 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