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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버리고 ‘우리’가 되어간 시간

  • 입력 2023.05.16 16:06
  • 기자명 권미숙 시민기자(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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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국일보시민기자대학(대시대) 13기 원우회가 4월22일부터 23일까지 1박2일일정으로 경북 영양에서 문화탐방을 겸한 야유회를 가졌다. 나이와 성별, 직업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모이면 불협화음이 불쑥불쑥 불거지는 시간이 있기 마련, 대시대 13기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가고 있다.어느 모임이든 진통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다소 언성이 높아지더라도 ‘무플보단 악플이 낫다’는 말처럼 서로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볼 일이다. 그러나 뒷담화는 금물이다.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할 사람이 그 자리에 없을 때는 입을 다무는 것이 도리다.사계절이 각자의 색깔로 조화를 이루며 세월을 만들 듯이 진통이 지나간 자리에는 ‘ 때문에’ 잡초 대신 ‘덕분에’ 꽃이 피고, 배려와 존중이라는 이름의 시원한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다. 우리 대시대 13기 역시 그렇게 마음의 농사를 짓는 중이다.

‘꽃빛고을’ 한 바퀴

떠나는 날 아침, 8시 법원 앞에서 출발해 30분에 성서 홈플러스를 거쳤다. 버스에몸을 실은 사람은 모두 18명이었다. 일정 때문에 늦은 저녁에 차를 몰고 온 이종화, 박나온 원우까지 합쳐 20명이 함께한 문화탐방 및 야유회가 시작되었다.이성우 초대 원우회장, 김종호 수석 부회장, 류기자 자문위원, 이형희 감사를 필두로 모든 회원님들의 아낌없는 나눔 덕분에 4월의 봄 햇살 보다 더 따뜻하게 동행이시작되었다.영양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문화자산을 가지고 있다. 두들마을과 장계향문화체험 교육관을 방문하면서 영양 군민들의 자부심을 단박에 이해했다.영양은 ‘꽃빛고을’이란 다른 이름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자연 그대로의 생태를 보존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덕에 별빛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또한 두들마을이 위치한 석보는 돌 석 자에 보존할 보 자를 써서 ‘복이 들어와 바위처럼 변하지 말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했다. 이 석보에 자리잡은 두들마을은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을 뜻한다고 한다. 하천을 건너며 마음을 씻고 욕심을 버리라는 뜻도 함께 지니고 있다. 복은 겸손한 사람에게 온다는 말의 뜻을 이렇게 해석하면 되 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위대한 어머니이자 학자였던 장계항

두들마을에 있는 장계문화체험 교육관에서 평생을 시인이자 서예가, 화가로 자신을 수양하면서 사회적으로 구빈구휼에 두 팔을 걷고 나서는 한편, 자녀교육과 친정부모님에 대한 효성에서도 탁월한 모습을 보여준 장계항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위대한 어머니로서 또 사상가로서의 업적을 정리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향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녀가 살아간 시간을 돌이켜 보며마주할 내일의 우리의 시간이 오늘보단 더 성숙된 시간이길 소망했다.음식다미방의 전통음식 및 전통주 만들기 체험과 식사도 좋았다. 전통문화체험, 서예체험과 한옥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한옥체험과 전통음식 체험을 꼭 해보고 싶었다. (예약 및 일정확인은 054 680 6447)

꽃구경도 식후경

꽃구경도 식후경. 산나물의 고장 아니랄까 식당에도 나물 천지였다. 영양군청 옆에 위치한 식당에서 맛본 산채나물 비빔밥은 봄 그 자체였다. 입 안에 봄향기가 가득, 이런 사치가 어딨을까 싶었다. (장원식당 054 683 1114.)다음으로 간 곳은 영양입암면에 있는 ‘서석지’였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세연정과 더불어 조선 3대 정원 중 한 곳이라고 했다. 석문 정영방 선생이 1616년에 조성한 조선시대 대표 민가 정원이다.특이하게도 연못에 있는 각양각색의 암석 하나하나에 이름과 뜻이 담겨져 있었다.연못의 운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정자(경정)와 더불어 연못 건너편에는 수령 400년이 넘는 웅장한 은행나무가 조화롭게 정원을 꾸미고 있다.선바위와 남이포도 장관이었다. 절벽과강을 사이에 두고 거대한 촛대를 세워 놓은 듯한 모양의 선바위, 석벽과 절벽을 끼고 흐르는 두 줄기 강인 남이포. 남이장군이 조선 세조 때 역모자들을 평정하고 다시 역모가 일어나지 못하게 큰 칼로 산맥을 갈라 물길을 돌렸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또한 근처에 분재야생 전시관도 있다.600년 된 분재가 있다. 자연 그리고 그 자연을 가꾸어온 사람들의 정성이 느껴졌다. 진심과 정성은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석문교 트릭 아트 포토존도 좋았다. 선바위와 남이포에 갈 기회가 되면 이 포토존에서 사진 찍어보길 권한다.재미로 가득한 추억 보따리가 듬직해질 것이다.

어두워서 밝게 빛나는

영양 국제 밤하늘 보호 공원. 문명이 닿지 않아야 하는 공간이었다. 인공적인 불빛이 없어야지만 별을 더 잘 볼수 있기 때문이라고. 편의시설이 아예 없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오롯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천문대 펜션, 이름 모를 새의 지저귐이 손님을 반기는 곳이었다.짐만 내려놓고 숙소와 가까운 곳에 있는 별생태체험관과 반딧불이 천문대로 향했다. 별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수 있다는 기대감은 피곤한 다리를 가볍게 해주는 마법이 되었다. 하지만 흐린 하늘로는 아무리 최첨단 기계가 있어도 별을 관측할 수는 없었다. 그러함에도 까만 하늘과 반짝였던 우리들의 눈빛은 그 어느 별보다 빛났다. 시간에 맞추어 가면 영상으로 별자리의 약력을 볼 수 있다. 이번엔 직접 별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이 영상이 조금은 위로가 되어주었다. 불빛 하나 없었던 밤길을 함께 의지하며 걸었던 대시대 13기 원우들과의 시간이 다시는 오지 않을 길을 행복하게 했다.

좀 망가지면 어때!

팬션의 불빛을 따라 삼삼오오 우린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별은 없었지만 별을 그려보며 먼 훗날 그리움 자락에 머물 오늘의 추억을 즐겼다.우린 알고 있다. 내가 좀 망가지고, 내가 좀 더 수고하면 모임이 더 즐겁고 편안해진다는 것을.이번 여행을 통해 이윤정 사무국장의 수고와 봉사, 어떤 순간에도 미소 잃지 않던 모습, 마음 담아 감사함을고맙다는 인사 올린다.먹는 즐거움. 이른 아침, 누군가의 희생과 정성으로 차려진 콩나물 해장국과 계란찜으로 마음과 배를 든든하게 채운 뒤 점심에는 회와 대게로 만찬을 즐겼다. 그렇게 우리의 첫 문화체험 및 야유회는 마무리되었다 너와 내가 우리로 걸어가는 이 시간, 만남은 우연이지만 인연은 정성이어야 이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 에 새긴다. 앞으로 함께 걸어갈 시간이 더 많은 우리, 불빛이 없어 별이 더 빛나는 것처럼 우리 대시대 13기도 서로 배려하며 ‘우리’로 영원히 함께하길!“덕분에 참 행복했습니다” 라는 인사로 이번 기행문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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