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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사회 활동의 최대 ‘피해자’는 남편 “그래도 365일 달달한 부부예요”

시의원 아내와 건축사 남편

  • 입력 2023.05.09 09:00
  • 수정 2023.05.16 14:24
  • 기자명 김성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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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희 경주시의원 부부는 일 년 내내 ‘달달한’ 봄날이다. 일 년이 봄날 같지만 그래도 진짜 봄날인 4월을 더 좋아한다. 식목일에 각별한 행사를 치르는 까닭이다. 경주시 장학회에서 장학금을 수여한다. 한 의원과 박문수 양지건축사 대표는 부부의 이름으로 장학회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인재를 키우는 것은 나무를 심어 가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과 실수 묘목이 자라서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장학사업이 딱 그렇다”고 말했다.

“나무에겐 물과 비료를 주고, 사람에겐 공부에 꼭 필요한 돈을 주는데, 둘 모두 우리 사는 세상을 위해 멀리 보고 하는 투자입니다.”

“늘 공부하면서 활동합니다”

꾸준한 기부와 봉사활동에서 알 수 있듯 두 부부에 대한 세간의 평가도 호평 일색이다. 한 의원은 청렴결백 정직하게 이권에 개입하지 않고 의정활동을 잘하는 의원으로 인정받아 한국매니패스토 실천본부 약속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문수 건축사는 선비다. ‘건축사’할 때 쓰는 사 자가 ‘일 사(事)’가 아닌 ‘선비 사(士)’다. 건축사(建築士)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시행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으로서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 부부의 관심사는 모든 일에 투영된다. 이를테면,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그 나라와 지역민을 위한 정치, 건축 등에 대해 공부한다.

한 의원은 그렇게 배운 것들을 정리해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시정 건의를 한다. 남편의 영향으로 건축과 관련과 관련된 민원에 관심이 많다. 집안에 훌륭한 ‘선생님’이 있는 까닭이다.

한 의원은 노후 변전소를 현대적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지역구인 동천동에 변전소로 1973년에 건립된 것이었다. 한전으로부터 지중화 예산 240억원을 확보했지만 3차례나 부결되었다. 그때 남편이 적절한 조언을 해준 덕분이 드디어 일이 성사되었다. 금관총 복원도 그의 치적이다.

이밖에 주차 공간이 협소해 불편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버스노선도, 주차장도 없던 평생학습센터에 주차장과 버스노선을 만들기도 했다. 몇 년에 걸쳐 다양한 방법으로 주차타워의 필요성을 주장한 덕분이었다.

“남편의 내조(?)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비록 시의원의 남편으로 자신의 일에는 많은 제한을 받지만 그래도 고향 발전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응원해주는 남편이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남편의 격려와 지지가 활동 원동력”

한 의원은 남편의 응원으로 이번 제9대 경주시의회에 들어서도 벌써 5분 발언 4번, 시정 질의를 2번이나 했다. 가정폭력지원 조례 등 각종 조례발의를 준비하고 있으며, 경주시 의회 최초 여성 3선 의원으로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물론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좋을 수는 없다. “한순희가 시의원 하면서 남편에게 일감을 많이 몰아주어 부자가 되었다”는 뚱딴지 같은 유언비어로 고생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법상 지방의원은 해당지역 관급공사를 수주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선출직은 본인은 물론 그 배우자도 관급 일을 법으로 못하게 되어 있구요. 게다가 건축사의 면허증은 타인에게 양도ㆍ양수 못 합니다. 의사의 면허증과 같아요. 양지건축사는 개업 28년 동안 개업 당시 3년 정도를 빼고 관급설계는 물론 입찰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어요. 이 같은 사실은 경주시민 누구나 설계수주 정보공개청구를 해보면 알 것입니다.”

집행부나 언론사의 감정싸움이나 이해관계로 터무니없는 제보가 들어올 때도 있었다. 최근에는 한 의원이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경주문인협회와 관련해 오보 사건이 터졌다. 사실과 다른 허무맹랑한 제보를 받은 한 언론이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고 보도해버렸다. 한 의원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너무나 달라 언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럴 때마다 남편이 큰 힘이 되어준다고 했다. 남편 박 건축사는 의정 활동 과정에서 한 의원이 주변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살 때마다 위로의 말로 용기를 북돋웠다. 한 의원은 “남편의 격려와 지지가 사회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이자, 지역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계속 어린 새싹을 키우고 힘든 묘목들을 다듬어 주는 장학금과 기부의 손길을 이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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