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고금 막론, 여성의 80% “외모에 불만족”

민복기 박사의 미스코리아 이야기

  • 입력 2023.04.17 09:00
  • 수정 2023.05.08 16:48
  • 기자명 민복기 박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방학 철은 성형&미용에 있어서 최고의 성수기로 불리며 수능이 끝난 이후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뉴스 보도는 매해 나오고 있다. 그뿐 아니라 ‘코리아’ 하면 세계적인 ‘성형 강국’으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고, 성형관광과 의료관광의 나라로 발돋움하였다.

 원래 성형은 동이족의 문화였다고 한다. 그 증거는 고고학적으로 많은 자료가 남아있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하나 궁금한 것이 ‘옛 사람들의 미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이다.

 유행은 돌고 돌며 통제하려는 인력을 벗어나 흘러간다. 이러한 역사속 미인도를 알아보자.

 중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 즉,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부터 개미허리 여인을 미인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오죽하였으면 ‘탐연세요(貪戀細腰)’ 즉 ‘가느다란 허리를 탐한다’라는 고사가 ‘묵자’의 ‘겸애중(兼愛中)’에 까지 나왔을까.

 당대 사람들은 가는 허리를 만들기 위해 하루에 한끼씩만 먹는 다이어트가 성행하였다. 그래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하였다고 하니 얼마나 극한의 노력을 하였는지 알만하다.

 한나라 성제의 후궁인 조비연은 손바닥 위에서도 춤을 추었을 정도로 몸매가 가냘펐다고 한다. 그리고 양나라 시대의 여인 장정완의 허리 사이즈는 1척6촌, 즉 15인치(40cm)도 안되었다고 하며, 당대의 미인을 뜻하는 고사성어는 바로‘ 버들가지처럼 가는 허리에, 눈꽃 같이 새하얀 피부’를 뜻하는 ‘세요설부(細腰雪膚)’라고 하였다.

 ‘중국에서는 발이 작은 여자가 미인이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들 봤을 것이다. 당, 청, 명, 원나라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전족 풍조는 발을 성형(成形)하는 미인의 기준이 되었다.

 전족의 기원을 따지자면 송나라 최고의 인기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춤추는 여인들 무희였는데 그들의 작고 뾰족한 신발에서 시작된 발 다이어트를 상류층 부녀자들이 앞다퉈 모방하여 이른바, 전족을 하지 않은 여성은 천민이라 하였고, 그리고 그러한 환상을 부추기는 것이 당대 시인들의 시구였다.

 “풍류남아라면 전족 신발로 술 돌리기를 해 보아라”敝帚齋餘淡(폐추재여담) ‘원나라, 양철애’ 당송팔대가 중의 유명한 시인도 전족을 예찬하며 시 수십 수를 남겼으니, 상류층을 동경하는 서민들에게 무섭도록 확산되는 효과를 보았을 것이다.

 발가락뼈는 부러지고 피부조직은 곪아 허물어졌어도, 그럴수록 발은 작아지고 신부의 값은 높아지는 것에서 현재의 강남 미인도가 생각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이들은 발을 절대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아름다운 발을 가진다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니 이는 자기만족을 위한 풍조일 것이다.

 청나라 말, 여성인구의 80%가 이상적인 전족 만들기에 시간, 노력, 고통을 감수하였다고 한다. 현대 여성인구의 80%가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볼 때 시대는 달라졌어도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과도하게 좇는 본능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