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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대 눈꽃 향연 5월의 크리스마스

이진섭의 백두대간 종단 일지 3

  • 입력 2023.03.17 16:36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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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 북진 3구간 [새재-장터목대피소]

◦산행일자 : 2021. 5. 2 (일) 날씨 : 맑음

◦참가인원 : K2 20차 백두대간 종주대 (42명)

◦산행거리 : 도상거리 2.6km 접속 7.1km<윗새재 → 중봉> 이탈 7.3km<장터목대피소 → 중산리주차장>

◦산행시간 : 9시간35분 <점심 및 휴식시간<70″> 포함>

◦산행코스 : 윗새재-무제치기폭포-치밭목대피소-써리봉-[중봉-천왕봉-제석봉-장터목대피소]-유암폭포-칼바위-중산리탐방센터-중산리주차장

◦시간대별 요약

- 07:58 윗새재  - 09:16 무제치기폭포- 09:54 치밭목대피소 - 11:11 써리봉(1,587m) - 12:08 중봉(1,874m) - 12:49 천왕봉(1,915m) - 13:31 제석봉(1,806m) - 13:42~14:27 장터목대피소<점심시간 45″>- 15:20 유암폭포 - 16:19 칼바위 - 17:03 중산리탐방센터 - 17:33 

무제치기 폭포
무제치기 폭포

 

이른 새벽 집을 나서니 가랑비가 내리고 그러나 아침이 밝아올수록 비가 그친다. 오늘 대간 길은 새재에서 청이당, 두류봉, 하봉을 거쳐 중봉을 오르는 코스이나 최근 비탐방 구간에 국립공원에서 단속이 심해 어쩔 수 없이 윗새재에서 치밭목 대피소를 거쳐 중봉을 오르기로 한다. 우린 대원사주차장에 도착하여 미리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나눠 타고 윗새재 마을로 이동하여 본격적으로 치밭목 대피소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등로는 큰 오름 없이 걷기 편한 길이고 잘 정비되어있어 3.5km 지점의 무제치기폭포 갈림길에 1시간 조금 더 걸려 도착한다. 등로에서 80m 벗어나 있는 3단의 무제치기폭포는 모두들 갈 길도 멀다며 그냥 지나가지만 나는 시원한 물줄기의 폭포를 꿈꾸며 내려가 보지만 가뭄으로 인해 멋진 폭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폭포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30여 분 너덜 길과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치밭목 대피소에 도착하고 때 아닌 추위에 대피소에서 간식과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휴식 후 대피소을 나와 써리봉을 향해 가는데 나뭇가지에 서리가 내려 살짜기 상고대가 보이고 우린 그 광경에 취해 잠시 놀다가면서 앞으로 또 다른 세상이 우릴 반겨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앞으로 진행할수록 새하얀 눈길에 이 길이 이렇게 걷기 편했나 싶고 점점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많아지면서 멋진 상고대을 보여준다. 따뜻한 5월 봄날 지리 숲속에 펼쳐진 눈꽃 향연 속에 활짝 핀 참꽃이 참꽃전을 연상케 피어있고 그 상고대 속을 거닐며 우린 5월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하며 감탄사를 내뱉으며 사진 찍고 노느라 갈 생각을 안 한다. 그리고 상고대에 눈이 호강하나. 또 한쪽은 짙은 안개로 동부능선, 서북능선, 천왕봉 등 주위 조망이 전혀 보이질 않으니 또 다른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중봉에 올라서니 안개가 걷히면서 잠시 천왕봉과 서북능선의 멋진 조망을 보여주다 말다를 반복하고 그 광경에 또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오늘은 나도 20년 가까이 산행을 하면서 처음 맞이해본 5월 봄날 펼쳐진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신비스런 광경 속에 복 받은 하루인 듯하고 우린 치밭목 대피소에서 천왕봉까지 펼쳐진 눈 꽃밭에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 보니 3시간 가까이 걸렸다. 

천왕봉에 올라서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 추위가 엄습해오고 인증샷을 찍기 위해 서 있던 많은 산꾼들도 빠르게 인증샷을 남기고 사라진다. 우리도 천왕봉을 뒤로하고 암릉 길과 통천문을 지나 제석봉에 도착하니 등로 옆 구상나무의 상고대와 주목 그리고 연하봉과 어우러진 지리 주능선의 멋진 자태가 반겨준다. 오늘따라 등로에 산꾼들이 없어 제석봉의 등로는 더 쓸쓸해 보이고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고 하산 길을 재촉한다. 하산 길에 날씨는 언제 그랬는냐는 듯 너무 따뜻하고 덥기까지 하며 1시간 걸려 도착한 유암폭포는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뿜고 잠시나마 땀을 식히기 위해 세수도 해본다. 유암폭포부터 하산 길은 크게 힘들지 않고 우린 홈바위 돌탑계곡을 지나 칼바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중산리탐방지원세터에 도착하여 5월의 멋진 눈꽃속의 지리산 천왕봉 산행을 즐겁고 안전하게 마무리한다.

제석봉에서 바라본 연하봉.
제석봉에서 바라본 연하봉.

이진섭 대표

현)윈메디칼 대표/ 현)다사읍의용소방대 대장/ 현)달성경찰서 시민경찰2기/ 전)달성경찰서 범죄예방협의회 위원

전)달성군 청소년 통합지원체계 실행위원/ 전)달성군자율방범연합회 사무국장/ 전)다사읍자율방범대 대장

백두대간 남진 1회 북진 2회 완주, 낙동정맥 완주, 산림청 100대 명산 완등, 블랙야크 100대 명산 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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