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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재 키우는 장학회 국가 미래에 투자하는 기부

2006년 의성군장학회 이사장, 순조롭지 않은 모금
정상환 의성지청장 “특수 목적 장학회 설립” 제의
‘한빛장학회’ 현재 10억의 기금 마련해 장학금 지급
축협에서도 조합원 자녀 매년 중고대학생 장학 후원

  • 입력 2023.02.20 09:00
  • 수정 2023.03.06 09:46
  • 기자명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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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의성축협조합장
이상문 의성축협조합장

  국가의 가장 큰 의무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다. 인재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 이 인재들이 경제를 일구고 사회를 발전시킨다. 한국의 교육열과 삼성, 현대, LG 같은 대기업을 따로 분리시켜 생각할 수 있을까. 인재가 곧 국력이다. 그런 면에서 기성 세대가 추진하는 다양한 장학사업은 그야말로 국가의 미래에 투자하는 사업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2006년 의성군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다. 정해걸(1939-2021) 군수가 만든 장학재단이었다. 나는 3대 이사장이었다. 결론적으로 모금이 잘 안 되었다. 출향인사를 찾아가 부탁하는 등 나름의 노력은 했지만 반응이 미지근했다. 당시 경상북도 내에서 민간인이 장학회 이사장인 경우는 포항과 의성밖에 없었다. 군수에게 이사장직을 넘겨주었다. 예상대로 모금에 활력이 돌았다. 군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지역지 1면에 얼굴이 실리니 장학금을내놓을 기분이 났던 것이었다. 현재 장학기금이 200억을 넘었다. 

  어찌 되었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장학회 일에 다시 한번 뛰어들 기회가 있었다.1983년부터 (현재까지) 법무부 산하 청소년 선도 단체에서 활동할 때였다. 그 동안 명칭은 청소년 선도위원, 범죄예방위원회, 법사랑위원회, 지금은 청소년범죄예방협의회로 이름이 바뀌었다. 의성 군위 청송 지역에서 10년간 연합회장직을 맡았다. 그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2회 수상했고 대한민국 국민포장도 받았다. 의성 군위 청송 범방위원 중에서 제일 먼저 받은 상이었다.한번은 정상환 의성지청장이 연락이 왔다. 사무실을 방문했더니 뜻밖의 제의를 해왔다.

  “의성에도 범방 소속 장학회를 만듭시다. ”

  나는 손사래를 쳤다. 군 장학회가 결성되어 있고, 무엇보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장학회가 잘 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었다.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었다. 게다가 검찰 지청가운데 장학재단을 만든 협의회가 한두 군데뿐이었다.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범죄 피해를 본 학생을 돕거나 범죄 예방 홍보를 하는데 기금을 씁시다.” 내가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하자 지청장이 결정적인 카드를 내밀었다. 

  “제가 3,000만원을 내놓겠습니다.”

  그렇다면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결국 정 지청장이 내놓은 3,000만원을 종잣돈으로 장학회가 만들어졌다. ‘한빛장학회’였다. 내가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범방 위원을 비롯해 의성을 거쳐간 지청장과 검사, 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장학회로 자리 잡았다. 현재 그 기금이 10억에 이른다. 중고대학생 장학금으로 매년 4,000만원이 나가고 있다. 범죄 피해자는 물론이고 벌을 받고 나온 가해자의 자활 정착을 위한 지원을 하고있다. 지청 규모로 놓고 봤을 때 이만한 성과를 낸 곳이 드물다.

  축협에서도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중고생만 대상으로 했으나 2005년부터 대학생까지 포함시켰다. 대학생의 경우 20명에게 100만원을 줄 수 있는 장학금밖에 없었는데 60명이 신청을 해 결국 장학금을 50만원으로 낮추었다. 지금은 인구가 줄어서 15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그렇게 줘도 장학금이 남아서 범방에서 만든 ‘한빛장학회’에 6,000만원을 기탁했다. 조합원과 축협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이 더해진 돈이었다.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상환 당시 의성 지청장은 변호사로 활동하면서도 1억 원을 기탁했다. 당시의 결단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훈훈해지는 느낌이다.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첫 의무다. 후학을 양성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정상환 변호사는 참 훌륭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라는 생각이다. 출산율이 낮아져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아이들이 돈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든다면, 나아가 아이 키우는데 국가와 사회, 기성세대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면 앞으로는 출산율 걱정 없는 나라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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