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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그늘에 숨는 권영진시장·김관용도지사

  • 입력 2014.07.04 00:00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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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청사진 발굴 취지로 위원회 활성화 하면서 공직사회 책임행정 멀어져

위원회가 골칫거리 해결사? 핵심 사업 직접 추진 안하고 위원회 맡기는 무책임한 자세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위원회 뒤에 숨고 있다. 권 시장과 김 지사가 미래 청사진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위원회를 활성화하면서 공직사회의 책임행정은 멀어지고 있다. 심지어 위원회가 시장, 도지사의 골칫거리 해결사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권 시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학계와 시민단체 인사 등으로 20명 안팎의 ‘시정혁신 100일 위원회’를 구성, 내주 발족키로 했다. 위원회는 기존 사업에 대한 적합성을 검토하고 신규발전 과제를 발굴하게 된다. 또 선거기간 내건 권 시장의 공약도 다시 살핀 후 실현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대구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과감히 폐지키로 했다.

권 시장은 임기 4년 동안 이 위원회를 업그레이드, 지속적으로 가동하면서 대구의 혁신을 추진키로 했다. 권 시장은 “100일위원회를 통해 새로운 시대요구에 맞게 조직을 혁신하고, 시민행복 창조대구에 필요한 실행계획을 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원회가 공직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보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핵심 정책까지 쏟아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공약 폐기 문제는 권 시장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사안인데도 이를 위원회에 검증토록 하면서 무책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다 이런 성격의 위원회가 권 시장 임기 내내 가동될 경우 ‘옥상옥’이 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이날 도청 강당에서 새출발위원회로부터 ‘경북 새출발 10대 정책제안서’를 전달받고 ‘경북도 새출발 선포식’을 열었다.

6ㆍ4 지방선거 후 20일간 활동한 새출발위원회의 제안 정책을 보면 도청이전 시기를 내년 7월로 하고, 33개의 공공기관을 26개로 줄이며, 정무부지사 대신 경제부지사를 두는 등 30대 세부실천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새출발위원회는 이미 수 차례 이 같은 내용을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과제들은 책임도 없는 위원회가 제안 형태로 공개할 사항이 아니라, 경북도가 정책 검증을 거쳐 발표해야 할 사항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개도 700주년을 맞아 올해 추진키로 한 경북도청 이전 시기가 정주시설 미비로 내년으로 미뤄져야 한다는 사안도 김 지사가 아니라 새출발위원회 입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면서 경북도의 책임행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새출발위원회의 발표가 경북도의 방침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해 위원회가 경북도의 골치 아픈 민원을 대행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시도민들이 대구와 경북을 제대로 이끌어달라고 시장과 지사를 뽑았는데, 핵심 사업을 직접 추진하지 않고 위원회에 맡기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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