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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단에 한 생각만 넣기는 ‘기사 구성 ABC’

시민기자 스터디 카페
(4) ‘한 문단 한 생각(아이디어)’으로 기사 구성하기

  • 입력 2023.02.09 07:09
  • 수정 2023.02.09 07:25
  • 기자명 김윤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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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든, 수필이든, 논문이든 모든 글은 문단과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사도 다르지 않다. 당연히 기사도 문단과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모든 취재 자료를 문단과 문단으로 배열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취재 자료를 ‘한 문단 한 생각(아이디어)’으로 정리하는 방법이다. ‘한 문단 한 생각’으로 취재 결과를 정리한 다음, 문단 각각의 생각에 맞게 취재 자료를 분산 배치해서 적아 나가면 된다. 이것이 기사 작성의 첫걸음이다.

만약에 화재 기사를 쓴다면,①화재 개요(도입부) → ②진화 상황 →ᅳ ③인명 피해 →ᅳ ④화재 원인 →ᅳ ⑤피해액 →ᅳ ⑥진화 뒷얘기, 이렇게 취재 자료를 6개의 생각(아이디어)으로 구성하고, 각 생각별로 한 개 문단씩 만들면, ‘한 문단 한 생각’ 원칙에 의한 뉴스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만약 ②번 진화 상황이 복잡해서 분량이 많으면, 진화 상황을 ②-1 소방 인력 정보 소문단,②-2 진화 방법 소문단으로,③번 인명 피해 문단이 길면,③-1 피해자 구조 활동 소문단,③-2 부상자 및 사망자 정보 소문단으로 쪼갤 수 있다. 최종적으로 6개 문단이 8개 문단으로 늘어났다고 해도, 결국 이 기사는 한 문단 한 생각 원칙에 따라서 크게 6개 문단 6개 생각에 근거해서 작성됐다. 결과적으로 최종 기사는 다음과 같은 모양[그림 2]이 된다.

화재기사의 ‘한 문단 한 생각’이 ‘소문단 세부 생각’으로 확대된 경우
화재기사의 ‘한 문단 한 생각’이 ‘소문단 세부 생각’으로 확대된 경우

 

중요한 것은 전혀 엉뚱한 다른 주제가 한 문단에 들어 있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한 개 문단은 독자에게 해당 문단만의 고유한 하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며, 문단이 바뀐다는 것은 생각이 바뀌어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알리는 신호가 된다. 그게 문단의 역할이다. 같은 생각(진화 상황) 안에서 다시 세부적인 생각의 내용(소방 인력 정보와 진화 방법 등)에 따라서 작은 문단으로 세분해도 된다. 한 문단 안의 직접인용이 길면, 그 직접인용문만으로 문단을 독립시킬 수도 있다. 결국 대문단이든 소문단이든 문단은 하나의 생각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전혀 다른 성질의 생각이 한 문단 안에 두 개 이상 섞여 있으면 안 된다.

다음은 한 문단 한 생각 원칙을 보여주는 예시 기사다. 문단별 생각이 무엇이며, 위 아래 생각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자.

 

“소맥은 이젠 ‘노잼’,깔라만시 소주 칵테일을 아시나요?”

 

[설명형 리드: 술 칵테일의 국내 역사] 우리나라 폭탄주의 역사는 깊다. 문헌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폭탄주는 1837년경의 술 제조법에 대해 기록한 ‘양주방’이란 책에 등장하는 ‘혼돈주’라고 한다. 혼돈주는 증류주인 소주와 막걸리를 섞어 마시는 것인데. 지금의 폭탄주와 다르게 둘을 섞은 뒤 오랜 시간 기다려 막걸리의 앙금이 가라앉은 후 위에 떠오른 맑은 술을 마셨다고 기록돼 있다.

[도입부 이어가기 : 술 역사가 소주 칵테일로 이어지다, 기사 핵심] 혼돈주에서 시작된 폭탄주의 역사는 국민 소주 칵테일 ‘소맥’을 넘어 최근에는 소주와 음료를 섞은 다양한 ‘소주 칵테일’로 이어지고 있다.

[1생각: 깔라만시 칵테일] 다양한 소주 칵테일 중에 건강 음료와 술을 섞은 ‘건강 음료 소주 칵테일’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 단연 핫한 소주 칵테일은 소주에 깔라만시 원액을 섞은 것이다. 깔라만시는 동남아에서 많이 생산되는 열대성 과일로 레몬 30배 정도의 비타민C를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구연산. 각종 폴리페놀 등 풍부한 영양소가 들어 있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1생각: 홍초 소주] 다른 건강 음료 소주 칵테일로는 홍초를 넣는 ‘홍초 소주’가 있다. 홍초는 피부 미용과 해독 효과로 큰 사랑을 받는 건강 음료인데. 지금은 소주 칵테일 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홍초 소주의 레시피는 간단하다. 홍초와 소주를 1 : 5 비율로 섞으면 완성된다.

[1생각: 홍삼 소주] 홍삼을 섞은 ‘홍삼 소주’도 있다. 홍삼은 면역력 개선, 피로회복. 항산화 작용 등으로 유명하다. ‘홍삼 소주’는 소주 한 잔에 홍삼 스틱을 취향에 맞게 짜 넣은 후 잘 섞어주면 된다. 류지수(23, 부산시 남구) 씨는 “소주의 쓴맛을 홍삼이 잡아줘서 좋다”며 “홍삼 소주를 마시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1생각: 칵테일 찬성 입장] 소주 칵테일의 매력은 ‘만드는 재미’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도현(25,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술자리에서 소주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는 과정이 일종의 놀이 같은 거라고 설명한다. 이 씨는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게 일종의 놀이이기 때문에 만드는 것을 재미로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1생각: 칵테일 반대 입장] 한편. 일부 애주가들은 소주 칵테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김경민(54, 경남 창원시) 씨는 “술을 달콤하게 만들면 맛있어서 자칫 많이 마시게 되는 단점이 있나”고 말했다. 강지원(21, 부산시 남구) 씨는 “소주는 소주만의 깨끗한 맛이 있다. 여기에 홍초니 홍삼 같은 것들을 타면 그것은 소주의 고유한 맛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1생각: 어른 세대의 소주 칵테일로 마무리] 소주를 이용한 각종 칵테일은 세대를 이어 현재도 진화 중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일부 7080세대 어르신들은 “우리는 옛날에 주전자에 소주를 붓고 거기에 오이를 채 썰어 넣어 마시거나, 사과 맛이 나는 음료인 써니텐을 넣어 마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어르신들은 “요즘 소주는 도수가 낮아져 70년대의 톡 쏘는 소주 맛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소주를 맥주 컵에 반쯤 넣은 다음 땡초를 넣어서 톡 쏘는 맛을 만들어 마신다”는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리 = 편집부
자료 출처 :  정태철, ‘원칙적 기사쓰기 원론적 취재하기’, 경성대학교 출판부,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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